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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녹취록 공개 전 '긴급 지시'…"휴민트 넓혀라"

<앵커>

참사 이후 안이했던 경찰 대처에 대한 비난 여론이 높아가던 때 경찰 정보국이 국회와 언론을 상대로 경찰 책임론에 대한 정보 수집 활동을 강화하려 한 정황이 확인됐습니다.

유수환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이태원 참사 4시간 전부터 다급한 요청이 쏟아졌던 경찰 112신고 녹취록.

그런데 이 녹취록 공개 11분 전, 경찰청 정보국 한 부서의 단체 대화방에 부서장 지시사항이 공지됩니다.

오후 5시에 신고 녹취록이 공개될 예정이라며, 언론과 주요 관계자들의 반응을 텔레그램으로 보고하라는 내용입니다.

비난의 화살이 경찰에 쏠릴 수 있다는 이유에서입니다.

사흘 뒤인 지난 4일 윤희근 경찰청장과 정보국 지휘부가 모여 회의를 하고서는 더 구체화한 지시가 전달됩니다.

[A 총경 (11월 7일 경찰청 정보국 내부 회의) : 청장님이 걱정하시는 게 첫 번째가 이겁니다. 국회 협력관 있잖아요? 거기하고 이 대변인실의 언론 대응을 보면 생각보다 역할을 전혀 못 하고 있어요.]

경찰 정보관들이 과거 국회나 언론사를 담당했을 때와 비교하면 현재 역량이 떨어져 있다고 지적한 뒤 정보국이 더 큰 역할을 하기 위해선 '휴민트', 즉 인적 네트워크가 중요하다고 강조합니다.

[A 총경 (11월 7일 경찰청 정보국 내부 회의) : '휴민트'를 좀 더 넓혀가는 노력이 좀 필요하다. 청장님께서 어떤 말씀 하셨냐면 지역 안전 정보활동이라는 관점에서 볼 때 정보가 과연 제 역할을 했느냐 이 얘기를 하셨어요.]

그러면서 주요 언론사, 그 가운데서도 간부들을 상대로 한 적극적인 접촉을 당부합니다.

[A 총경 (11월 7일 경찰청 정보국 내부 회의) : 저도 당장 오늘은 ○○○, 내일은 □□□ 점심을 먹습니다. 그냥 예를 들면 아는 기자한테 들어보면 이 정보의 어떤 신빙성이 굉장히 떨어져요.]

정보관들로부터 '수시로 보고'가 이뤄지고 있다는 언급도 나오고, 그러면서 "이제 인사 시즌"이라는 말로 회의는 끝을 맺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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