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 부도' 스리랑카 새 대통령에 위크레메싱게 현 총리

국가 부도 사태 와중에 대통령이 사임한 스리랑카의 새 대통령으로 대통령 권한 대행인 라닐 위크레메싱게 총리가 선출됐습니다.

스리랑카 국회는 오늘(20일) 투표를 통해 고타바야 라자팍사 전 대통령을 대신할 새 대통령으로 위크레메싱게 총리를 선출했습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그는 총 134표를 얻어 82표에 그친 야권의 달라스 알라하페루마 후보를 제쳤습니다.

위크레메싱게 신임 대통령의 임기는 고타바야 전 대통령의 잔여 임기인 2024년 11월까지입니다.

변호사 출신인 위크레메싱게 총리는 1970년대 정계에 입문해 지금까지 6번이나 총리를 지낸 스리랑카 정계 원로로, 지난 5월 고타바야 전 대통령에 의해 총리로 임명됐습니다.

당시 고타바야는 최악의 경제난에 사퇴 압박을 받자 정국 안정을 위해 자신의 형이자 전 대통령인 마힌다 라자팍사 총리를 물러나게 한 뒤 야권 인사인 위크레메싱게를 총리에 앉혔습니다.

하지만 결국엔 국가 부도 사태가 벌어졌고 휘발유와 가스 등 필수 수입품 수입이 사실상 끊기면서 지난 9일 대규모 반정부 시위가 벌어졌습니다.

시위대는 대통령 관저와 집무실을 점거했고 총리 관저를 불태웠습니다.

고타바야 전 대통령은 사임 의사를 밝힌 뒤 해외로 도피했고 싱가포르에서 사임계를 제출했습니다.

위크레메싱게도 총리직 사임 의사를 밝혔으나, 고타바야 전 대통령이 자신을 대통령 권한 대행으로 임명하자 이를 수락했습니다.

이에 반정부 시위대는 지난 13일 다시 대규모 시위를 일으켰고 총리 집무실을 점거했습니다.

그러자 위크레메싱게 총리는 대통령 권한으로 전국에 국가 비상사태를 발동하기도 했습니다.

이 때문에 이번 선거 결과를 놓고 스리랑카 정국이 다시 혼란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