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아난 스리랑카 대통령 아직 사임계 안 내

국가 부도 사태에서 대규모 반정부 시위대를 피해 몰디브로 도피했던 스리랑카의 고타바야 라자팍사 대통령이 아직 몰디브에 머물러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데일리미러 등 현지 언론은 고타바야 대통령이 싱가포르로 이동하기 위해 몰디브 수도 말레에 대기하고 있으며 그를 태우기 위한 전세기가 몰디브에 도착한 상태라고 보도했습니다.

당초 그는 전날 저녁 아내, 두 명의 개인 비서와 함께 싱가포르 에어라인 비행기를 타고 몰디브 말레에서 싱가포르로 갈 계획이었습니다.

하지만 안전 문제를 우려해 몰디브에 전세기를 요청했고, 몰디브 당국은 논의 끝에 전세기 이용을 허락했습니다.

고타바야 대통령이 아직 몰디브에 남아 있어 그의 사임계도 공식 제출되지 않았습니다.

마힌다 야파 아베이와르데나 스리랑카 국회의장은 고타바야 대통령의 사임계가 아직 도착하지 않았다고 전했습니다.

당초 고타바야 대통령은 마힌다 의장에게 13일까지 사임계를 제출하겠다고 밝혔다가 자신의 최종 목적지에 도착하면 사임계를 내겠다고 말을 바꾼 상태입니다.

경제난에 시달리던 스리랑카 시민들은 지난 9일 대규모 반정부 시위를 일으켰고 대통령 관저와 집무실 등을 점령했습니다.

대규모 시위에 고타바야 대통령은 공군 기지로 대피했고 지난 12일 군용기를 타고 인근 몰디브로 도피했습니다.

그는 몰디브로 가며 자신이 임명한 라닐 위크레메싱게 총리를 대통령 권한 대행으로 지명했습니다.

위크레메싱게 총리는 지난 9일 대규모 시위 당시 사임 의사를 밝혔으나 전날 대통령 권한을 발동해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했습니다.

이에 시위대는 총리 집무실을 점령하며 항의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시위대를 막아선 경찰과 충돌, 수십 명의 부상자가 발생했습니다.

시위대의 반발에도 위크레메싱게 총리는 대통령 권한 대행을 유지하고 있으며 현재 국회에서 여야 지도부와 새 정부 출범을 위한 논의를 이어가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또 대규모 시위가 재발할 것을 우려해 이날 정오부터 15일 새벽 5시까지 콜롬보 일대에 통행 금지령을 발동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