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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신·구 권력 갈등 장기화…정치 원로들의 조언은?

마치 마주 보고 달리는 열차처럼, 이른바 '치킨게임'처럼, 현재 권력과 미래 권력이 양보 없는 신경전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대통령 집무실 이전 문제에 이어 한국은행 총재 등 인사 문제까지, 정부 교체기 이어지는 불협화음과 파열음. 결국,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의 몫입니다. 우리 사회 원로인 전직 국회의장들은 지금 상황을 어떻게 보고 있을까요? 또 후배 정치인들에게 어떤 조언을 해줄까요? 그들의 '죽비소리'를 들어봤습니다.
 

"국민이 가장 걱정하는 모습"


현 사태를 바라보는 원로들의 인식은 엄중하고 또 가팔랐습니다.
 
[박관용|전 국회의장]
"'전' 대통령은 '전' 국민이 있고 지금은 '후' 대통령 '후' 국민이 있는 게 아니란 말이야, 같은 국민이란 말이에요. 그러면, 두 대통령이 과연 이 시대에 우리가 무엇을 해야 할 것이냐에 대해서 진지하게 토론하고 대화하고 협력하는 자세를 보여야지, 두 사람이 갈등을 한다고 하는 거는 그건 국민이 가장 싫어하는 경멸하는 그런 자세라고 생각해요."
[임채정 / 전 국회의장]
"이 문제를 갖다가 권력 싸움이다, 신구권력 간의 쟁투다, 이렇게 보면 해결하기 힘들지. 거기에는 반드시 승패가 따라야 하니까. 승자와 패자가 있을 수 밖에 없잖아. 그렇게 되면은. 그러지 말고 이것은 국정 운영에 있어서 어떤 것이 효율적이고 정당한가, 그리고 어떻게 하면 좋은가 이런 거 타협을 할 수 있고 서로 그렇게 의논을 할 수 있는 그런 문제로 접근해야 한단 말이죠."

'4월 북한 도발설'에 '부실 안보' 우려 제기


이처럼 신·구 권력이 힘겨루기하는 새 풀지 못한 현안은 쌓여만 갑니다. 당장 '4월 북한 도발설'에 제대로 대응할 수 없을 거란 '부실 안보' 우려부터 제기됩니다.
[문희상|전 국회의장]
"언제든지 제일 안보적 위기가 오는 것은 정권 권력의 이양 내지는 그런 교체기예요. 그때 상대방은 가장 호기라고 생각해요. 꼭 침략의 의도가 아니라 경고성도 되고 앞으로 어떻게 나간다는 방향 제시도 되면서 전략적 차원에서도 그렇게 할 가능성 크다고. 그런데 거기에 너무 호들갑 떨면서 오버 해서 대응해도 문제고 그렇다고 가만히 두면 우습게 보이고, 그렇기 때문에 아주… 신·구 대통령 책임이거든, 결국은."
[김형오 |전 국회의장]
"안보 공백을 우려한다는 얘기가 지금 나오고 있는데, 안보는 정말 한치 방심도 빈틈이 있어서는 안 될 거예요. 그래서 만약에 안보에 문제가 있다면은, 나는 통의동에서 한 한 달이고 더 직무를 하라 이거야 당선인이. 만약에 급박한 사태가 일어났다, 그런 일이 없어야 되는데, 있다 그러면은 통의동에서 청와대 지하벙커까지 가는 데 1분이면 갈 수 있어요. 그래서 통의동에서 근무하라 이거야. 이제 당선인 쪽 입장에서는 빨리 비워주고 옮기는 데 차질이 없기를 바라겠지만, 안보를 이유로 한다면은 당선인은 뭐 기다려야죠."

코로나 '최다' 확진…민생회복 대책은 '감감'


최다 확진자 기록을 오가고 있는 코로나19 사태에, 자영업자와 소상공인 손실보상 등 민생 회복 대책, '대선 민심'이 표출된 부동산 정책까지. 풀어야 할 숙제는 산적했는데, 정작 들려오는 건 권력 간 기 싸움과 신경전일 뿐입니다.
[임채정|전 국회의장]
"국민 생활 중심으로 또 국민의 어떤 편익 편의, 국민의 삶의 질 이런 쪽으로 끌고 나가기 위해서 노력을 하고 힘을 합쳐야지, 지금 청와대 이전 문제가 그렇게까지 중요한 것인가, 국민의 삶을 지금 제 2의 문제로 돌려놓고 이 문제에 이렇게 집중한다고 그럴까, 여기에 그냥 이렇게 매몰된다고 그럴까, 그래 가지고 이렇게 세상을 경직되게 만들고 정치를 불안하게 만들고 이래서야 되겠는가, 그래서는 새로운 정치에 대한 기대도 그만큼 줄어들 수밖에 없다."
[문희상|전 국회의장]
"(민생 문제는) 빨리 해소할수록 좋아요. 양쪽에 다 좋지만, 특히 당선자 측에서 좋은 거예요. 5년간의 전체적인 모습이 당선자 시절부터 나오기 시작하는 것이거든요. 그런데 국민에게 첫 출발이 통합에 어긋나는, 충돌로 비치는 것이 누구 손해냐 이거예요. 결국, 국민의 손해이지만, 일은 당선자의 손해기도 하다는 말이에요. 왜 그렇게 하느냐 말이에요."

대선 후 똑같이 "국민 통합"을 일성으로 외치면서도, 현 정부는 '신뢰'를, 차기 정부는 '동력'을 얻지 못했습니다.

궁극적인 해결책은 결국, 역지사지와 상호존중 자세라고 원로들은 조언합니다.
[박관용|전 국회의장]
"후임 대통령이 전임 대통령을 찾아가서 문을 두드리고 경험을 가지고 계신 전임 대통령께서 내가 앞으로 무엇을 해야 하며, 무엇을 조심해야 되겠느냐 물어보는 것이 예의입니다. 찾아가지도 않고 멀찌감치 서 가지고 거리를 둔다, 그건 후임 대통령의 잘못이에요 전임도 설사 부족한 점이 있다 하더라도 경험이 있는 사람이니까 경험이 있는 자에게 물어보고 대화하고 '나한테 뭔가 말씀해 주실 것이 없습니까', '무엇을 하려고 하다가 시일이 없어서 못한 일은 없으십니까' 이렇게 하는 것이 정상적인 관계라고 봐요."
[김형오|전 국회의장]
"권력을 어차피 넘겨야 되는 입장에서 보자면 미숙한 게 눈에 많이 보이겠죠. 이럴 때 서로 양보하는 자세 이런 태도를 보여야 하겠다 하는 겁니다. 어차피 권력은 새로운 권력에서 인수를 해야 하니까 말 한 마디 한 마디에 서로 간에 예민하게 반응할 필요도 이유도 없다. 너그럽게 받아들이는 이런 자세가 필요하다 하는 것이죠."

(영상취재 : 김학모·설민환, 영상편집 : 정용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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