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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년 밥퍼 나눔 운동 최대 위기"…서울시, 최일도 목사 고발

"34년 밥퍼 나눔 운동 최대 위기"…서울시, 최일도 목사 고발
서울시가 지난 10일 동대문경찰서에 다일복지재단(다일공동체) 대표 최일도(65) 목사를 상대로 건축법 위반 혐의 고발장을 제출했습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서울시의 고발은 최 목사가 시유지인 동대문구 답십리동 553번지 일대에서 지난해 6월부터 무단으로 증축 공사를 진행했다는 이유입니다.

최 목사는 다일공동체를 운영하며 1988년 11월부터 '쌍굴다리'라 불리는 답십리 굴다리 지하차도에서 라면을 끓여 나눠주는 것을 시작으로 무료급식사업을 시작해 지지를 받아온 인물입니다.

2009년에는 시유지인 현재 자리에 가건물을 짓고 매일 아침 노인·노숙인 등에게 무료로 음식을 제공해왔습니다.

그러던 지난해 6월 노인 고독사 예방 등 추가 사업을 진행하려면 노후한 밥퍼 본부 공간을 리모델링해야 한다는 필요에 따라 기존 건물을 확장하는 증축 공사를 시작한 것입니다.

이를 두고 관할인 동대문구청은 시유지에서 무단 증축을 하고 있다며 두 차례에 걸쳐 공사 중지 명령을 내렸지만, 최 목사가 이를 따르지 않자 서울시에 경찰 고발을 요청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구청 관계자는 "(최 목사가) 계속해서 공사를 강행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주민들도 밥퍼 때문에 다른 동네 노숙인까지 모인다고 민원을 넣으셔서 달리 방법이 없었다"고 설명했습니다.

지역 주민들은 차제에 밥퍼가 다른 동네로 이전하는 등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인근 부동산 관계자는 "쌍굴다리 인근은 과거 '청량리 588'이라 불리던 사창가였는데 지금은 마천루도 들어서는 등 서울 중심가로 이미지를 바꾸고 있다"며 "밥퍼는 음침하고 가난했던 옛 동네를 떠올리게 하는 시설"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처럼 민원과 경찰 고발이 이어지자 최 목사는 지난 6일 페이스북에 장문의 글을 남기고 9박 10일간의 묵언·단식기도에 들어갔습니다.

최 목사는 "몸과 마음이 지칠 대로 지쳐 거의 탈진 상태다. 밥퍼를 청량리에서 내쫓아버리겠다고 으름장을 놓는 사람도 있다"며 "다일공동체는 창립 34년 만에 최대의 위기 속에 있다. 모든 인간적 방법을 내려놓고 하나님께 가야 할 길을 묻고자 한다"고 썼습니다.

서울시는 "관련 규정에 적합하게 시설물이 사용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다일복지재단과 협의하고 있다"며 "기부채납 후 사용 등 시에서 지원이 가능한 방안에 대해서도 적극적으로 검토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고발장을 접수한 경찰은 서울시와 밥퍼 측의 협의 결과를 지켜본 뒤 입건 및 수사 여부를 결정할 방침입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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