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뉴스쉽] 백신 · 거리두기만큼 중요한 '이것', 코로나 확산 막는다

160년 전 나이팅게일의 교훈과 환기의 근현대사

[뉴스쉽] 대표이미지- 바람의 신, 코로나 바이러스를 불어 날리는, 환기
플로렌스 나이팅게일. '백의의 천사'라는 수식어로 잘 알려진 이분의 업적을 당신은 무엇으로 기억하고 있는지. 19세기 중반 크림전쟁(1853-1856)에서 부상병들을 따뜻하게 간호해 준 봉사정신 투철한 간호사? 그것만으로도 훌륭한 일이지만 그것 뿐이라면 나이팅게일이 지금까지 세계적인 위인으로 기억되기 어려웠을지도 모른다. 그리고 차차 설명하겠지만, 160년 전에 나이팅게일이 남겨준 교훈은 코로나19와 싸우는 우리에게도 매우 유용한 통찰이다.
(사진) 1858년의 플로렌스 나이팅게일 (1820–1910)
19세기 중반 야전병원에서는 전투중 입은 부상으로 숨지는 병사보다 각종 감염으로 숨지는 병사가 10배나 많았다. 그런 말도 안되는 현실을 관찰해 통계를 만들고, 혁신적인 인포그래픽을 만들어 세상에 알리고, 새로운 위생정책을 수립해 현장에 적용하고, 병원설계의 개념까지 제시한 사람이 바로 나이팅게일이다.
(사진) 크림전쟁 영국 육군 희생자들의 사망원인을 시각화한 나이팅게일의 인포그래픽. 1858년에 출판된 보고서에 수록되었다. 파란색은 예방가능했던 질병에 걸려 숨진 숫자, 붉은색은 실제 부상으로 인한 사망자 숫자, 검은색은 기타 이유로 인한 사망을 나타낸다.

'환기'에 진심이었던 19세기 사람들…"모든 병은 나쁜 공기 탓"

나이팅게일이 병원 설계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것은 환기였다. 나이팅게일은 신선한 외부 공기와 햇빛의 유입이 환자들의 상태를 호전시키고 추가 감염을 막는 데에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1859년 자신의 저서 『병원에 대한 소고(Notes on Hospital)』에서 이를 위한 병상과 병동의 배치를 상세히 제안했고, 이는 19세기 말부터 20세기 전반 서구의 병원 건축에 큰 영향을 미쳤다.
(사진) 나이팅게일의 1859년 저서 "병원에 관한 소고".
비슷한 시기 미국에서는 남북전쟁(1861-1865)이 벌어졌다. 유럽에서와 마찬가지로, 전장의 비위생적인 실태를 겪으면서 환기의 중요성에 눈을 뜬 전문가들이 나타났다. 그 중에서도 대표적인 인물이 북부군 보건검열관이던 루이스 리즈다. 그는 더러워진 공기가 많은 질병의 원인이 된다는 믿음을 갖고 있었다. 환기가 제대로 안되는 실내에서 사람이 내쉰 호흡(spent breath)이 전국적인 사망의 40%에 관여한다고 주장했다. "당신의 가장 큰 적은 당신이 내뱉은 숨이다." 그는 환기를 강화한 주택설계를 전도하며 미국 전역을 누볐다.

아래 그림은 그가 대중교육에 사용한 1868년 슬라이드 중 한 컷이다. 왼쪽 아래에서 신선한 공기(붉은색)가 들어와 데워진 뒤 오른쪽 위로 빠져나가도록 고안된 방이지만, 실제로는 방 가운데에서 생활하는 남녀의 "더러워진 호흡 (검은색)"을 배출하지 못하고 있다 - 즉, 환기 설계가 잘못되었다-는 것을 보여준다..
(사진) 루이스 리즈(Lewis Leeds)의 환기 관련 대중교육 슬라이드.1868.
소설 『엉클 톰스 캐빈』으로 유명한 스토우 부인이 루이스 리즈의 신봉자 가운데 하나였다. 패트릭 시손의 블룸버그 기고에 따르면, 스토우 부인은 저런 식으로 정체되고 오염된 실내공기가 어린 아이의 머리에 들어차면 아이의 뇌가 이상해져 '나쁜 어린이'가 된다는 주장을 책으로 써서 미국의 엄마들에게 충격을 주었다.

당시 서구 사람들에겐 '미아즈마 이론'이라는 것이 상식으로 통했다. 미아즈마(miasma)란 음식물 쓰레기, 배설물, 동물의 사체 등이 썩으면서 내뿜는 악취와 나쁜 공기를 뜻하는데, 이것이 모든 질병의 원인이 된다는 사고였다. '미아즈마'라는 단어의 어원을 거슬러 올라가면 '오염'을 뜻하는 고대 그리스어까지 간다고 한다. 기원전 5세기에 이미 히포크라테스는 나쁜 공기가 병을 일으킨다고 설파했다. 흑사병에 시달린 중세 사람들도 이와 유사한 믿음을 갖고 있었다.

19세기 사람들을 괴롭힌 홍역, 천연두 등의 전염병은 호흡기를 통해 감염되었고, 미아즈마 이론은 당대 사람들의 건강에 도움이 되었다. 실제로 보건 공무원들이 '미아즈마의 제거'를 목표로 악취의 원인을 찾아다니며 부패 유기물과 쓰레기를 치웠기 때문에 서구 주요 도시들의 공중위생이 획기적으로 개선되는 효과도 있었다.

웨스트민스터 궁에도 설치된 환기용 타워

세균에 대한 연구가 발달하고 각 유행병의 감염경로가 규명되면서 미아즈마 이론은 보다 진전된 과학이론에 자리를 내주게 되지만, 나이팅게일 등의 환기 캠페인과 함께 건축사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대형 공공건물에 환기를 위한 설비가 본격적으로 적용되기 시작한 것이다. 그런 대표적인 사례가 영국의 의사당인 웨스트민스터 궁이다.
(사진) 영국 웨스트민스터 궁. 출처:Wikipedia.
웨스트민스터 궁은 1830년대 화재로 옛 건물이 대부분 불타고 1840년부터 20여년간의 재건 과정을 거쳐 지금의 모습으로 재탄생했다. 건물환기에 관한 블룸버그 기사에 따르면, 대영제국의 영화가 정점에 달했던 빅토리아 여왕 시대의 영국은 유럽 최첨단의 기술을 동원했다. 웨스트민스터에 드나드는 VIP들의 건강을 위해, 당시 건축가는 의사 데이비드 보스웰 레이드의 자문을 받아 건물의 구조를 수정했다. 사진 우측의 빅벤 타워, 좌측의 빅토리아 타워, 그리고 중앙부의 첨탑들은 석탄 난방과 사람들의 호흡 등으로 데워지고 더러워진 실내 공기를 밖으로 빼내는 환기용 굴뚝의 역할을 수행하도록 설계되었다. 벽과 천장, 지하로는 환기용 덕트와 밸브 등의 다양한 설비가 매립되었다. 이렇게 환기를 위해 투입된 비용이 전체 재건 비용의 1/4에 달했고, 실제 물리적으로도 웨스트민스터 구조물의 1/4을 환기 관련 설비가 차지한다고 영국 켄트 대학의 건축사가 헨릭 쇠네펠트는 말한다.

결핵에 스페인 독감까지…병원도 학교도 밖으로, 밖으로

호흡기 감염병은 끈질기게 인류를 괴롭혔다. 20세기 초의 서구 사람들은 근현대 문학에 단골로 등장하는 '폐병' 즉 결핵 뿐 아니라 스페인독감 등 다양한 호흡기 질병에 시달렸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건물 안에 신선한 외부공기를 최대한 끌어들이려고 다양한 시도를 했다.

유럽과 미국의 병원들은 나이팅게일의 개념을 받아들여 창문 면적을 최대화하고, 가급적 오래 열어두었다. 1910년경 영국의 한 병원 사진이다. 맞바람이 '매우' 잘 통하게 되어 있다.
(사진) 1910년 영국 로버트 존스 & 아그네스 헌트 외과병원
『현대병원의 등장(Rise of the Modern Hospital)』을 쓴 진 키작키(Jeanne Kisacky)에 따르면, 당시 의사들은 실내의 오염된 공기를 빼내기 위해 겨울에도 창문을 열어둘 것을 고집한 경우가 많았고, 환자들이 자꾸 창문을 닫는다는 이유로 아예 창문을 떼어버리는 경우도 있었다고 한다. 하루 몇시간씩 환자 침대를 밖에 내놓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 특히 결핵 환자들을 치료하는 병원들이 이런 조치를 애용했다.
(사진) 템즈강가로 나온 런던 성토마스병원의 결핵환자들 병상, 1936년 5월.
밀집된 환경에서 질병이 전염되는 건 학교도 마찬가지였다. 그래서 1918-1919 스페인독감 대유행 시기와 그 전후 결핵 유행기에는 교실도 밖으로 나갔다. 이른바 '오픈 에어 스쿨'이다. 사진에서도 알 수 있듯, 이런 실외 수업은 겨울에도 계속됐다. 추위보다는 결핵이나 인플루엔자가 더 무서웠기 때문이다.
(사진) 결핵 확산을 막기 위한 1933년12월 영국의 오픈에어 스쿨.

스팀 라디에이터의 시대, 그리고 '밀봉된 건물'의 등장

기술의 발달로, 창문을 열어놓고도 건물 안을 견딜 만한 온도로 난방해주는 방법이 생겨났다. 바로, 증기 난방 시스템과 라디에이터다. 미국 건축사무소 KPF에 따르면, 뉴욕 맨해튼에 현재 남아있는 건물 연면적의 75%가 1900-1930년 사이에 지어졌다고 하는데, 이 대부분에는 아래 사진과 같은 스팀 난방 라디에이터가 들어가 있다. 스팀 난방의 역사를 연구하는 댄 홀로한에 따르면, 뉴욕시의 주거용 건물 중 대략 80%가 지금도 스팀 난방을 한다.
(사진) 1,2차 세계대전 사이에 지어진 맨해튼 건물의 난방용 라디에이터. 뉴욕에는 지금도 이런 라디에이터로 난방하는 건물이 매우 많다.
석탄을 직접 때는 화로나 장작을 넣어야 하는 벽난로에 비해, 증기를 이용하는 라디에이터 시스템은 보다 효율적, 지속적으로 건물 내부를 달구어 주었다. 난방용 연료가 석탄에서 석유로 바뀌면서, 라디에이터의 난방능력도 향상되었다. 라디에이터 위치는 대부분 커다란 창문의 바로 아래였다. 뜨겁게 달궈진 라디에이터는 상당한 열을 냈기 때문에 실내의 사람들은 창문을 열게 마련이었고, 그때 들어오는 찬 공기와 실내의 더운 공기가 상호작용하면서 활발한 환기가 이루어졌다. 이제 사람들은 추운 겨울에 책상과 침대를 야외로 끌고 나가지 않아도 되었다.

시대가 흘러 사람들은 스페인독감이나 결핵의 공포를 잊어갔다. 건물은 점점 크고 복잡해졌다. 난방용 에너지 가격도 올랐다. 대형 건물은 점차 밀봉되어갔고, 환기는 중앙제어시스템에 의존하게 되었다. 제각각 창문을 열어두면 냉난방의 효율이 떨어지고, 그만큼 에너지 소비가 늘어나며, 그것은 곧 돈 문제가 되기 때문이다. 각자가 필요할 때 창문을 열어 환기할 수 있었던 과거와 달리, 이제 환기는 중앙의 관리자가 시스템을 작동하여 해결하는 것으로 바뀌었다.
 (사진) 영국 북동부의 코로나환자 치료를 위해 2020년 4월 개원한 NHS나이팅게일 병원. 환기 전도사였던 나이팅게일의 이름을 붙인 병원마저도 창문 없이 중앙 시스템에 의한 환기 방식을 채택했다. (게티이미지 코리아)

남이 입을 헹군 물은 '극혐'...남이 뱉은 숨은?

하버드대학의 공중보건학 교수로, 실내 공기 질 문제를 지속적으로 제기하고 있는 조지프 알렌은 지난해 10월 시사교양지 『애틀랜틱』 기고문에서 이런 질문을 제기했다. '다른 사람들이 입을 헹군 물을 함께 마신다면 어떻겠는가. 기겁할 일 아닌가? 그런데, 호흡은?'

정서적 혐오감과는 별개로, 다른 사람들이 내쉰 공기를 들이마시는 건 그 사람들이 건강하다면 별다른 문제를 일으키지 않는다고 알렌 교수는 말한다. 문제는 그들이 질병에 걸려 바이러스 등의 항원을 배출하고 있을 경우다. 알렌 교수는, "미국의 일반적인 건물에서, 당신이 방금 들이마신 숨의 3%는 같은 방 안에 있는 다른 사람의 폐에 들어갔다 나온 공기"라고 말한다. 미국의 건물들이 공간을 훨씬 넓게 쓰기 때문에, 우리나라의 경우 이 비율은 3%보다 더 높게 올라갈 가능성이 크다.
[뉴스쉽] 조지프 알렌, 하버드 교수, 남이 내쉰 호흡 들이마시기 moving GIF
사람들이 호흡으로 배출한 작은 물방울 입자를 통해 코로나19가 감염될 수 있다는 건 이제 많이 알려진 상식이다. 만일 같은 실내에 코로나19 감염자가 있다면 실내 공기 중에 떠다니는 바이러스의 양이 계속 증가하게 된다. 우리나라 질병청 자료에 따르면, 크기가 5µm(마이크로미터) 이상인 비말(침방울)은 중력을 이기지 못해 1-2미터 안에서 바닥으로 떨어지지만, 크기가 5µm보다 작은 에어로졸은 바이러스를 머금은 채 공기중에 장시간 떠다니며 10미터 이상 이동할 수 있다.
[뉴스쉽] 둥둥 떠다니는 에어로졸, 앞에 떨어지는 비말 Moving GIF
조지프 알렌 교수는, '(모든 것에는 독성이 있으며) 양이 독을 만든다(The dose makes the poison).'는 것이 독성학의 기본 격언이라면서, 외부의 신선한 공기를 많이 끌어들여 실내의 항원을 희석시키면 질병 감염의 위험을 줄일 수 있다고 말한다.
[뉴스쉽] 조지프 알렌, 하버드 교수, 외부 공기 끌어들이면 항원 농도 낮춰 감염 위험 낮출 수 있다

창문 닫아두면 감염원 노출 4배..."환기를 요구하라"

영국 리즈 대학은 지난 2013년 병원내 호흡기질병 확산과 환기의 효과에 대한 연구 논문을 발표했다. 호흡기 질환 환자의 지속적인 기침으로 병원내 실내공기에 항원이 확산되는 상황을 시뮬레이션한 연구였는데, 겨울철을 가정해 창문을 닫아놓은 경우 항원에 대한 노출 위험이 창문을 열어놓은 경우보다 4배 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뉴스쉽] 영국 리즈 대학 논문, 병원내 창문 환기와 감염 위험
환기를 할 때는 창문을 활용하는 동시에 실내공기를 배출하는 환풍기를 함께 쓰는 '하이브리드 환기'를 할 때 가장 좋은 효과가 나왔다. 지난해 10월 우리나라 질병관리청이 내놓은 환기 가이드라인에도 비슷한 내용이 나온다. 일반 가정처럼 강제환기를 위한 설비가 없는 경우 창문과 선풍기를 함께 활용하면 환기의 효율이 올라간다는 것이다.
[뉴스쉽] 일반 가정 환기 요령 (질병관리청) 선풍기와 창문 활용
* 질병관리청의 환기 가이드라인 원문 링크 https://www.korea.kr/news/pressReleaseView.do?newsId=156477170

그런데 지금의 국내 현실에서, 환기를 제대로 할 수 없는 경우는 크게 두 가지다. 1) 미세먼지가 심해서 환기하기가 마땅치 않은 경우. 2) 건물이 밀폐형이라든가, 업장이 지하에 있다든가 하는 구조적인 경우.

1)에 대해서는 코로나19 이전부터 전문가들의 조언이 알려져 있다. 미세먼지가 심한 날이라도 창문을 열어 환기를 하는 편이 낫다는 것이다. 바이러스 외에도 실내에는 이산화탄소, 내장재나 가구에서 나오는 화학물질 등 다양한 유해물질이 존재하므로, 하루에 적어도 2회, 1회에 10분씩 환기를 해 주는 게 좋다고 한다. 새벽과 늦은 밤에는 오염된 공기가 지상으로 가라앉기 때문에, 해가 떠 있어서 공기의 움직임이 더 많은 시간대에 환기를 하는 편이 좋다. 실내에 들어온 미세먼지는 공기청정기, 물걸레질 등으로 대처한다. 실내공간을 공유할 수 밖에 없는 가족이나 동료가 코로나19에 감염된 경우라면 더더욱 미세먼지보다는 코로나19 바이러스를 더 큰 위협으로 보고 환기를 하는 게 맞는다.

2)는 현대의 건축환경에서 좀 더 까다로운 문제가 된다. 물론, 창문이 없거나 매우 작은 현대 건물들도 외부의 공기를 끌어들일 수 있도록 설계가 되어있기는 하다. 미국은 건축 당국의 규제와는 별도로, CDC(질병통제예방센터)와 EPA(환경보호청)가 바이러스를 걸러낼 수 있는 등급의 HVAC 필터, 자외선 살균 설비 등을 이용해 실내에 깨끗한 공기를 유입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사진) 2020년 8월 뉴욕주의 한 헬스클럽에서 에어컨으로 바이러스가 유입되는 것을 걸러내는 HVAC필터를 설치하기 위해 환기 덕트를 청소하는 모습. 게티이미지코리아.
우리나라도 '건축물의 설비기준 등에 관한 규칙' 등이 있어서, 새로 짓는 공동주택이나 다중이용시설의 경우 일정 횟수 이상의 환기가 가능하도록 관련 설비를 설치해야 한다. 하지만 '설치해야 한다'만 있지, 운영에 대한 감독은 사실상 없다. 건물의 소유/관리자 입장에선 환기설비 유지 보수, 필터 등 소모품비, 인건비 등 적지않은 비용이 든다. 가정에서도 공기청정기나 청소기의 헤파필터를 갈지 않거나 적당히 털어 쓰는 경우가 다반사인데, 상당한 비용이 드는 대형건물의 환기 및 여과는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뉴스쉽] 하버드, 조지프 알렌 교수 2, 환기와 여과를 위해 건물주와 고용주를 SNS로 압박해야
하버드의 조지프 알렌 교수는 이렇게 말한다. 인류는 이제 실내에서 서식하는 종이다. 우리는 시간의 90%를 실내에서 보낸다. 법에는 실내 공기 질의 최소 기준만 규정되어 있지만 '최소'로는 부족하다. '좋은' 실내공기가 필요하다. 사람들이 수돗물이나 음식에 기대하는 것만큼의 깨끗함이 실내 공기에 대해서도 충족되어야 한다. 환기와 필터링의 개선은 팬데믹의 종식을 도울 뿐 아니라 우리의 전반적인 건강과 두뇌활동의 생산성도 향상시킨다.

건물이 일단 지어지고 나면, 건축주는 장기적으로 이익이 될 업그레이드를 위해 돈을 퍼붓길 꺼리게 마련이다. 하지만 코로나19는 사람들로 하여금 실내 공기와 관련해 더 많은 질문을 하게 하고, 고용주와 건물주들을 압박하도록 만들 것이다. 기업들은 헬스클럽이나 음료, 간식 제공에 앞서 '깨끗한 공기'를 최우선 복지혜택으로 제공해야 한다. 소셜미디어를 통해 사람들이 이 문제를 더 많이 이야기해야 한다.
* * *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미국과 유럽에선 19세기말-20세기초의 감염병 대유행 대책- 창문을 열어 환기하기-에 대한 관심이 다시 높아지고, 이와 관련된 기사나 소셜미디어 언급도 꾸준히 나온다. 미세먼지에 시달리는 우리와는 달리 '바깥공기는 신선하다'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는 환경이어서 그런 면도 있지만, 실내의 오염원을 희석시키면 질병 감염의 위험이 줄어든다는 것은 과학이다. 160년전 나이팅게일이 남긴 교훈은 지금도 유효하다.

[구성 : 이현식 선임기자(D콘텐츠 제작위원), 장선이 기자 / 디자이너 : 명하은, 박정하]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