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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랜서 사진기자 미얀마 군부에 체포 뒤 숨져…"언론인 첫 사망"

프리랜서 사진기자 미얀마 군부에 체포 뒤 숨져…"언론인 첫 사망"
미얀마 쿠데타 군사정권에 맞서는 반군부 시위를 취재하던 한 프리랜서 사진기자가 군경에 체포된 뒤 며칠 만에 목숨을 잃었습니다.

그간 미얀마 군부에 의해 100명 가까운 언론인이 체포됐지만 언론인이 사망한 건 처음으로 알려졌습니다.

AP통신 보도에 따르면 현지시간으로 어제(14일) 프리랜서 사진기자인 소 나잉이 숨졌습니다.

그래픽 디자이너이기도 한 나잉은 지난 10일 미얀마 전역에서 진행된 '침묵 파업' 현장을 양곤에서 취재하다가 군경에 체포됐습니다.

침묵 파업은 12월 10일 '세계인권의 날'을 맞아 쿠데타에 대한 항거의 의미로 미얀마 전역에서 열린 비폭력 시위입니다.

직장에도 나가지 말고, 장사도 접고 외출도 하지 않음으로써 군부를 거부한다는 취지였습니다.

특히 5일 양곤 도심에서 군경이 차를 몰고 비폭력 시위대를 향해 돌진해 최소 5명이 숨지는 참사가 발생하면서 '침묵 파업'에 시민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해 양곤 곳곳이 텅 비다시피 했습니다.

텅 빈 미얀마 양곤 시내 모습

군경에 체포된 뒤 나잉은 양곤의 군 신문시설로 이송됐다고 AP 통신은 동료들을 인용해 전했습니다.

그의 가족은 전날 군부로부터 나잉의 사망 사실을 통보받았습니다.

가족은 같은 날 나잉의 시신을 화장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시신에 눈에 보이는 상처가 있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AP 통신은 군부가 쿠데타로 집권한 뒤 전역의 군 신문센터에서 고문이 빈발하게 자행됐다고 전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국경없는 기자회, RSF는 트위터에서 "양곤에서 취재하다 군에 체포된 프리랜서 사진기자 나잉의 사망 소식에 경악한다"면서 "그는 군에 구금된 뒤 사망한 최초의 미얀마 언론인"이라고 밝혔습니다.

RSF는 다른 언론인 53명은 현재도 수감 중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나잉은 쿠데타 발발 이후 거리에서 벌어진 반군부 시위를 카메라에 담아왔습니다.

그가 찍은 반군부 시위 사진이나, 군경의 폭력 장면은 외신에도 인용되기도 했다고 통신은 전했습니다.

현지 매체 이라와디도 나잉이 당시 침묵 파업을 카메라에 담던 중 다른 사진작가와 함께 군인들에 의해 체포됐다고 전했습니다.

친구 중 한 명은 이라와디에 "우리가 아는 한 전날까지만 해도 나잉은 건강에 이상이 없었다. 그런데 하루 만에 그가 죽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군정 법원은 동부 샨주의 언론인 3명에 대해서도 최근 선동 혐의를 인정해 징역 3년 형을 각각 선고했다고 현지 매체들이 전했습니다.

이들은 지난 3월24일부터 구금 시설에 수감돼왔습니다.

미얀마 인권상황을 감시하는 정치범지원협회, AAPP에 따르면 지난 2월1일 쿠데타 이후 군경 폭력에 숨진 이는 1천300명이 넘었습니다.

특히 130명가량은 군경에 체포된 뒤 고문 등으로 인해 목숨을 잃은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미얀마 군부는 문민정부의 압승으로 끝난 지난해 11월 총선이 부정선거였다고 주장하며 쿠데타로 정권을 탈취했습니다.

(사진=이라와디 캡처,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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