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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 탈레반, 도하서 첫 고위급 접촉…14개국 대사, 외교장관 만나

한국 · 탈레반, 도하서 첫 고위급 접촉…14개국 대사, 외교장관 만나
▲ 27일 카타르 도하서 탈레반과 회동한 14개국 대사 일행 

대한민국 정부와 탈레반이 아프가니스탄 전 정부 붕괴 후 처음으로 고위급 접촉을 가졌습니다.

외교 당국에 따르면 최태호 주아프가니스탄 대사는 전날 오후 카타르 도하의 한 호텔에서 현지 13개국 대사 일행과 함께 아미르 칸 무타키 탈레반 외교부 장관 대행을 만났습니다.

한국 외교부 고위 관계자가 지난 8월 탈레반의 아프간 장악 후 탈레반 지도부와 직접 만난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최 대사는 이날 독일, 노르웨이, 네덜란드, 일본 등 도하에 있는 13개국 대사 일행과 함께 했습니다.

아프간 주재 한국대사관 직원들은 탈레반이 아프간을 재장악할 때 탈출해 현재 도하에 임시 사무소를 마련한 상태입니다.

도하에는 탈레반의 대외 창구격인 정치사무소가 있습니다.

한 외교 관계자는 "이번 회동은 약 1시간가량 이어졌고 깊은 이야기는 나누지 못한 것으로 안다"며 "이날 만남에서는 서로가 입장만 확인하는 등 크게 의미를 두기 어려운 자리였다"고 설명했습니다.

대사 일행은 탈레반 측에 국제사회 규범 준수, 인권 존중, 아프간으로의 안전한 통행 보장, 테러 근절 등의 필요성을 제기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무타키 장관 대행은 집권 후 국정을 잘 운영하고 있다고 자평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경제 분야에서는 문제가 있다며 국제사회의 지원과 제재 해제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그러나 국제사회는 아직 탈레반 과도정부를 공식적으로 인정하는 문제에는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이고 있습니다.

탈레반이 재집권 후 인권 존중, 포용적 정부 구성 등을 약속했지만 아직 제대로 이행되지 않는 상황이기 때문입니다.

이날 만남은 카타르 정부가 적극적으로 중재한 결과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탈레반은 20년 만에 아프간 집권에 성공했지만 이후 심각한 경제난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미국 등에 예치된 아프간 중앙은행의 외화 90억 달러가 동결되고 국제사회의 원조도 크게 줄었기 때문입니다.

여기에 가뭄, 기근, 물가 폭등, 실업자 폭증 등이 겹치면서 현지 상황은 최악으로 치닫고 있습니다.

탈레반은 상황이 안정되는 대로 과도정부 체제를 끝내고 공식 정부를 출범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사진=탈레반 SNS 홍보 계정 캡처,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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