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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커룸S] '제2 전성기' 삼성 강민호를 춤추게 하는 3가지

[라커룸S] '제2 전성기' 삼성 강민호를 춤추게 하는 3가지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 포수 강민호는 올 시즌 '제2의 전성기'라는 소리를 듣습니다. 지난 17일 LG 마무리 고우석을 두들겨 9회 투아웃에 역전 결승타를 때리더니 어제(18일)는 키움과 홈경기에서 2안타 1타점을 올렸습니다. 여기에 본연의 임무, 안방도 잘 지키며 삼성의 선두 질주를 이끌고 있습니다.

프로 18년 차인 올 시즌 강민호의 활약은 경이로운 수준입니다. 대부분의 포수가 은퇴 위기에 몰리는 서른여섯(우리 나이 서른일곱)에 맹타를 휘두르고 있는데, 타율(0.345) 6위, 장타율(0.536) 8위, 타점(25개) 12위 등 주요 타격 부문 상위(17일 기준)에 올라있습니다. 수비에서도 안정적인 투수 리드와 포구로 원태인, 이승민, 이승현 등 젊은 투수들의 성장을 이끌고 있습니다. 강민호의 활약 속에 삼성은 선두를 질주하고 있습니다.

삼성 강민호

강민호는 올 시즌 반등의 이유로 '반면교사'를 꼽았습니다. 그는 " 특별히 올 시즌 준비를 어떻게 하기보다는 먼저 지난해 초반 왜 그렇게 부진했는지 원인을 찾아봤습니다. 문제점을 발견했고, 그걸 수정하면서 마음이 편해졌습니다. 착실하게 시즌을 준비했고, 좋은 몸 상태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에 예상보다 좋은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는 거 같습니다"라고 밝혔습니다.

강민호는 팀의 선두 질주 이유는 '마운드의 선전'이라며 공을 돌렸습니다. 삼성 마운드는 올해 평균자책점 리그 2위(3.85)에 올라있고, 특히 '투수 지옥'이라고 불리는 홈구장 라이온즈파크에서도 3점대 평균자책점을 기록하며 '철옹성'을 구축하고 있습니다. 강민호는 "투수들이 겨울에 준비하는 모습을 봤고, 정말 열심히 준비했기 때문에 좋은 결과 나오는 거라 생각한다"면서 "우리 투수들에게 얘기한 게 '자기 공도 중요하지만, 상대 약점을 많이 파고들자'는 걸 강조했습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삼성 강민호 선수와 원태인 선수 (사진=연합뉴스)

올 시즌 삼성 마운드의 중심에는 리그 에이스로 발돋움한 원태인이 있습니다. 다승, 평균자책점 1위를 달리는 원태인이 '만개한 것 같다'라는 기자의 질문에, 강민호는 단호하게 'NO'라고 말했습니다.

"아직 만개했다고 말하긴 그렇습니다. 원태인이 항상 실수했던 게 전반기 잘하고 후반기 못했습니다. 올 시즌도 초반은 잘하고 있지만 저는 항상 '아직 좋아하지 마라. 네가 그 약점을 극복했을 때 시즌 끝나고 좋아해도 된다'고 이야기합니다. 물론 올 시즌 정말 좋아진 건 사실입니다. 특히 슬라이더가 좋아졌는데, 전에는 본인이 자유자재로 던지기 힘들어했습니다. 제가 원태인에게 '슬라이더로 카운트를 잡을 수 있고, 결정구가 된다면 구종이 추가되는 만큼 큰 장점일 거 같다'고 했습니다. 정말 열심히 연습했고, 좋은 결과로 이어지는 거 같습니다."

강민호는 지난 3월 '셋째 아이'를 얻었습니다. 큰딸과 둘째 아들에 이어 셋째 아들까지. 요즘 말로 '애국자' 대열에 합류했습니다. 셋째의 탄생은 강민호에게 새로운 동기부여가 됐습니다. 셋째 아들이 '야구선수' 아빠의 모습을 기억하도록 하기 위해 강민호는 스파이크를 더 조이고 있습니다.

삼성 강민호

"둘과 셋의 차이는 어마어마한 거 같아요. 말로 설명이 되지 않고요. 육아가 정말 힘듭니다. 아내가 고생을 많이 하고 있어요"라며 "셋이 되니 마트에서 물건 사는 것부터 스케일이 달라집니다. 시즌 들어와서 아빠가 자주 함께 하지 못해서 아쉽지만, 아빠가 열심히 돈 벌어야 장난감을 사줄 수 있기 때문에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돈 많이 벌어야 할 거 같습니다"라며 웃었습니다.

돈을 많이 벌어야 하는 강민호는 올 시즌을 마친 뒤 세 번째 FA 자격을 얻습니다. 일각에선 올 시즌 맹활약의 이유로 'FA로이드'를 꼽기도 합니다. (FA로이드는 FA 자격을 앞둔 선수가 마치 금지 약물 스테로이드를 복용한 것처럼 반전 활약을 펼친다는 의미입니다) 선수에게 가장 확실한 동기 부여가 되기 때문인데요. 그러나 강민호는 FA 대박의 큰 욕심은 없다고 털어놨습니다.

"솔직히 FA에 대한 생각은 크게 없습니다. 건강하게 한 시즌 치르는 게 목표입니다. 제가 올 시즌 잘한다고 해서 더 큰 계약을 하는 것도 아니고, 삼성과 재계약한다는 마음으로 뛰고 있습니다. 그런 부분에서 동기 부여가 많이 되는 건 맞습니다."

종합해보면 강민호의 맹활약은 크게 세 가지 요인으로 꼽을 수 있을 거 같습니다. 포수로서 '마운드의 선전'에 기쁘고, '셋째'를 얻으면서 가장의 책임감이 늘었으며, 본인은 크게 의식하지 않는다고 하지만 '세 번째 FA'가 그를 춤추게 하고 있습니다. 강민호는 지금의 기세를 이어 라이온즈파크에서 첫 가을야구를 꿈꾸고 있습니다.
 
"사실 시즌을 시작할 때 반신반의했습니다. 하지만 시즌을 치를수록 저뿐만 아니라 선수들 모두 우리가 강하다는 걸 확실히 느끼고 있는 거 같습니다. 유독 강한 여름을 잘 보낸다면 우리가 원하는 가을야구는 충분히 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코로나19가 빨리 종식돼 올 가을엔 라이온즈파크가 가득 차 팬들의 함성과 함께 가을야구를 뜨겁게 즐기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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