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친절한 경제] 성실히 일했는데…'월급쟁이' 눈물 나게 하는 것들

<앵커>

친절한 경제 시간입니다. 오늘(22일)도 김혜민 기자와 함께하겠습니다. 김 기자, 오늘은 흔히 월급쟁이라고 이야기기하잖아요. 근로자들이 들으면 굉장히 공감할 이야기들인 것 같은데, 근로자들에게 부담이 되고 있는 요인들에 대한 연구 결과가 나왔다고요?

<기자>

한국경제연구원이 성실한 근로자들을 울리는 5대 요인에 대한 보고서를 냈습니다. 먼저 직장인들의 월급보다 빠르게 오르고 있는 '생활 물가'를 꼽았습니다.

최근 5년 동안 근로자들의 평균 월급은 2015년에 299만 원에서 작년 352만 7천 원으로 연평균 3.4% 인상됐습니다.

그런데 서민들의 밥상 물가로 불리는 '신선식품지수'는 같은 기간에 3.9%나 올랐습니다. 이것은 작년까지 비교한 수치고요. 최근에 급등한 대파나 쌀 등의 가격까지 포함하면 더 차이가 나겠죠.

게다가 백신이 보급되고 각국이 재정을 확대해서 경기 회복이 빨라지면 인플레이션 현상 때문에 근로자들의 부담은 더욱 커질 수 있습니다.

근로자들을 울리는 두 번째 요인은 세금입니다. 직장인들의 '근로소득세 결정세액', 그러니까 실제로 낸 세금은 2014년에 전체 25조 4천억 원이었는데요, 2019년에는 41조 1천억 원으로 연평균 10% 넘게 증가했습니다.

그런데 근로자들의 소득 총액은 같은 기간에 연평균 5.3%만 늘었습니다. 직장인들이 낸 세금에 비해서 소득은 절반보다 조금 더 증가하는 데 그쳤습니다.

<앵커>

결국 월급은 안 오르는데 세금 같이 나갈 돈은 많아지고 있다, 이런 이야기잖아요. 많은 분들이 공감할 것 같습니다. 그런데 근로자들 보면 세금처럼 반강제적으로 내는 것이 있잖아요, 국민연금. 그런데 이 국민연금도 현재 불안한 상태라고요?

<기자>

직장인들 월급에서 매달 자동으로 빠져나가는 국민연금, 청년들도 노후에 제대로 받을 수 있을지 알 수가 없는 상황입니다.

지난해 국회 예산정책처는 국민연금의 적자 전환을 2040년, 그리고 고갈되는 시점을 2054년으로 예측했습니다.

한국인 평균 수명이 83.3세거든요. 국민연금 제도를 지금처럼 그대로 유지하면 현재 50세 이하인 국민연금 가입자는 연금을 일부만 받을 수 있고요, 32세 이하 근로자는 연금을 아예 받을 수가 없습니다.

또 근로자들이 원하지 않는 퇴직을 할 때 '실업급여'를 받고 있죠. 이 재정 역시 2018년부터 적자로 돌아섰습니다. 적자 규모가 계속 확대돼서 작년에는 4조 7천억 원에 달했습니다.

실업자가 증가하기 때문에 이렇게 적자가 발생하기도 하지만, 제도의 허점을 악용해 실업급여를 받아내려는 얌체 근로자도 꽤 많이 존재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실업급여를 5년 동안 3회 이상 자주 신청한 구직자를 따져봤더니 2017년에 비해서 작년에는 30%나 넘게 급증했습니다.

<앵커>

대부분 근로자들은 정말 성실하게 일만 하잖아요. 그런데 김 기자 이야기 들어보니까 이렇게 성실하게 일하는 것이 오히려 정말 손해라는 생각이 들 정도네요. 그리고 마지막으로 또 이런 것도 있을 것 같아요. 최근에 집값이 많이 올랐잖아요. 이것도 좀 영향을 줄 것 같아요.

<기자>

주택 가격도 근로자들의 월급보다 빠르게 오르고 있습니다. 최근 5년 동안 전국 아파트 중위 매매 가격 상승률은 연평균 7.4%입니다. 특히 서울은 12.9%나 올랐습니다.

작년 근로자의 평균 월급 352만 원을 기준으로 하면 서울 중위가격 아파트를 구입하려면 월급을 한 푼도 사용하지 않고 21년 9개월 동안 모아야 합니다.

한국경제연구원은 "성실한 근로자들의 근로 의욕을 저하시키지 않고 피해를 최소화하려면 정부가 정책 추진에 세심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앵커>

저희가 속된 말로 "정말 일할 맛 안 난다", 이런 이야기 하잖아요. 그런데 이야기 듣다 보니까 그런 이야기가 괜히 나오는 것 같지 않습니다. 그리고 저희가 좀 더 심각하게 봐야 할 것이 청년 문제잖아요. 그런데 이런 현상들 때문에 청년들이 아예 일할 생각조차 없다, 이런 청년들이 많아지고 있다면서요?

<기자>

취업할 의지가 자체가 없어서 그냥 쉬는 청년층, '니트족'이라고 불립니다. 15세에서 29세 청년들 중에 미혼이면서도 육아나 진학 준비, 군 입대 같은 어쩔 수 없는 상황이 아닌데도 그냥 쉰 사람들을 뜻합니다.

국내 니트족은 작년 기준 43만 6천 명입니다. 2016년과 비교하면 4년 동안 약 1.7배 늘어났습니다.

성별로 나눠보면 여성 니트족의 비중이 30%대 중반에서 지난해 43.7%까지 꽤 많이 올라갔고요, 전문대졸 이상의 학력을 가진 사람도 재작년 60% 정도에서 작년 63%로 커졌습니다.

니트족의 증가는 부모 세대의 부담이 가중되고 잠재성장률 하락의 원인으로 이어질 수가 있습니다. 교육이나 좋은 일자리 창출 등을 통해서 니트족을 줄이려는 노력도 함께 필요한 상황입니다.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