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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 경제] 채용 줄이고 경력자 선호…"그래도 대기업 갈래" 왜?

<앵커>

친절한 경제 시간입니다. 김혜민 기자 나와 있습니다. 김 기자, 올해 대기업들이 신규 채용을 진짜 거의 안 하네요.

<기자>

올해 2월에 졸업은 했지만 아직 취업은 못한 청년들이 많습니다. 이제 막 상반기 신규 채용이 시작됐는데요, 한국경제연구원이 여론조사기관을 통해서 매출액 상위 기업들에게 올해 상반기 신규 채용 계획이 어떻게 되는지 물어봤습니다.

그런데 10곳 중 6곳은 상반기에 아예 신규 채용을 하지 않거나 계획이 없다고 밝혔습니다. 이런 답변이 작년 3월과 비교해서 20%나 더 늘어났습니다.

왜 채용을 안 하는지에 대해서도 같이 물어봤는데요, 국내외 경제와 업종 경기가 부진하기 때문이라는 답이 절반을 넘었고요.

고용 경직성, 그러니까 해고하기가 어렵기 때문이거나, 필요한 직무에 적합한 인재를 확보하기 곤란하다는 응답도 많았습니다.

코로나19 여파를 이겨내고 경제는 조금씩 회복할 기미를 보이고 있지만, 우리 청년들의 고용시장은 아직도 얼어붙어 있습니다.

<앵커>

김 기자, 그런데 이게 지난해부터죠. 기업들이 신규 채용은 줄이지만 대신에 수시 채용은 또 하고 있잖아요. 이런 것 때문에 청년들이 좀 더 힘들지 않을까 싶기도 해요.

<기자>

그동안에는 기업들이 상반기, 하반기 나눠서 얼마를 채용하고, 어떻게 채용하는지 어느 정도 정해져 있었습니다.

그래서 여기에 맞춰서 취업 준비생들이 이력서, 면접 같은 걸 준비해 왔는데요, 이제는 특정 기간을 정해두지 않고 필요할 때 딱 필요한 인력만 공고를 내서 뽑는 수시 채용 대세입니다.

수시 채용을 활용하겠다는 대기업이 76.4%나 됐는데요, 작년보다 10% 포인트 정도 늘어났습니다.

아예 수시로만 사람을 뽑겠다는 기업도 10곳 중 4곳이나 됐습니다. 반면에 공개채용만 하겠다는 기업은 23%뿐이었습니다.

이미 현대차와 LG 등이 정기 공채를 폐지하고 1년 내내 상시 채용을 하고 있고요. SK도 내년부터는 100% 수시 채용만 한다는 계획입니다.

기업들에게 최근 채용 시장의 트렌드를 묻는 질문에도 수시채용 비중 증가를 가장 많이 꼽았습니다.

또 신입보다는 경력직 채용을 강화한다는 기업이 많았고요. 코로나19로 인해서 비대면, 인공지능 채용 등을 한다는 곳도 꽤 있었습니다.

<앵커>

정말 청년들의 취업난은 점점 더 어려워지는 것만 같습니다. 그런데 그래도 취업준비생들은 대기업을 선호하잖아요. 그 이유가 있습니까?

<기자>

이런 코로나19와 같은 경제 위기 상황이 닥쳤을 때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격차가 더 확연하게 드러났기 때문입니다.

작년에 일시 휴직을 한 근로자들을 조사해봤더니, 중소기업 직원들이 대기업보다 훨씬 더 많았습니다.

사업 부진이나 조업 중단으로 인한 중소기업 일시 휴직자는 작년에 36만 명이나 됐는데요, 종사자 수가 300명 이상인 대기업은 약 1만 1천100명뿐이었습니다. 중소기업과 대기업 사이에 32배나 차이가 났습니다.

물론 중소기업만의 장점도 있지만, 경제 위기 상황에서 더욱 쉽게 고용 불안에 내몰리다 보니까 한번 취업이 되면 안정적인 대기업이나 공기업을 선호하는 경향이 더 뚜렷해진 겁니다.

<앵커>

이렇게 위기 상황에서 안정적이라는 게 대기업의 큰 장점이 될 수도 있을 것 같은데 이런 고용의 안정성뿐만 아니라 임금 문제도 영향이 좀 있죠?

<기자>

최근 통계청에서 발표한 자료가 2019년이 최근이기 때문에 이걸로 비교해 보면, 대기업에서 월급 받는 근로자들의 월평균 세전 소득 515만 원입니다.

반면 중소기업은 245만 원으로 두 배 넘는 차이를 보이고 있습니다. 이 격차는 특히 50대에서 가장 크게 벌어집니다.

대기업 50대 직원이 한 달에 평균 676만 원을 받을 때 중소기업 다니는 50대는 264만 원을 버는데 그쳤습니다. 2.5배나 벌어진 거죠.

게다가 중소기업 근로자는 40대에 월평균소득이 가장 많았는데요, 이렇게 가장 많이 받는다고 해도 대기업에 다니는 20대 근로자의 평균 월급보다도 적었습니다.

정부가 최근에 중소기업의 신규 채용을 늘린다면서 '특별고용촉진장려금'이라는 걸 지원합니다.

6개월 동안 월 100만 원의 인건비를 기업에게 주는 건데요, 별다른 비전 없이 이 정도 월급 더 받겠다고 중소기업에 취업하는 청년들이 많을 것 같지는 않습니다. 장기적인 시각과 대책이 필요한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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