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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 경제] 귀해진 채소 · 과일…추석 물가 영향 미칠까

<앵커>

권애리 기자의 친절한 경제 시간입니다. 권 기자, 방금 소들 지붕으로 올라가고 많이 폐사했다는 소식도 전해드렸는데, 장마 때문에 채소 값도 굉장히 많이 뛰었다고요?

<기자>

네. 축사도 축사인데 전국적으로 큰 피해를 입은 논밭이 너무 많습니다.

땅이 물에 잠기거나 흙이 떠내려가거나 매몰되거나 이런 논밭이 지금까지 2만 7천 핵타르 규모입니다.

여의도 면적의 무려 92배에 달하는 농경지가 지금까지 이렇게 큰 비 피해를 입은 것입니다.

기상예보가 꼭 맞았으면 좋겠는데요, 남부는 오늘(11일) 저녁때부터는 비가 그치는 모양이니까요, 부디 피해 많은 곳들 조금이라도 빨리 복구하고 어려움을 최소화할 수 있었으면 합니다.

그런데 시장에서는 적어도 이번 달은 채소와 과일을 비롯한 일부 신선식품의 가격이 크게 오르는 것을 피하기가 어려울 것 같습니다.

대표적으로 8월 들어서 배추 도매가 보면요, 작년 8월 초에는 거의 일정하죠. 매일매일 변화가 별로 없습니다.

그런데 올해는 일단 전반적으로 배추값이 처음부터 높게 형성된 데다가 지난주 후반부터 가격이 갑자기 매일 오르기 시작하는 게 한눈에 보입니다. 어제 기준으로 도매가에서 벌써 작년 같은 날의 두 배 가까이 값이 나갑니다.

여름에 많이 먹는 배추 키우는 곳이 줄어들고 있기 때문에 안 그래도 배추값이 높게 형성되고 있었는데요, 지난주 후반부터 비 피해까지 작용하기 시작한 것입니다.

최근 날씨 영향을 크게 받은 채소들 사정이 대체로 비슷합니다.

여름에 많이 먹는 쌈채소의 기본 상추나 당근, 애호박, 토마토 줄줄이 올랐습니다.

특히 채소는 저장기간이 짧기 때문에 유통체인들이 비축물량으로 가격이나 소비자한테 내놓는 양을 조절하는 데 한계가 있거든요, 이번 주부터 급등한 가격과 줄어든 출하량이 장바구니 채우는 데 본격적인 영향을 주기 시작하고 있습니다.

<앵커>

채소 말고 과일도 사정이 안 좋기는 마찬가지죠.

<기자>

네. 과일은 아직은 가격보다는 품질이 좀 문제가 많이 보입니다. 햇볕을 제대로 못 보다 보니까 요즘 제철 과일이 일단 달지가 않습니다.

원래 초여름에 풋복숭아 먹으면서 기다리다가 딱 지금쯤 단맛이 진하게 올라온 말랑한 복숭아 한참 먹을 때잖아요, 그런 맛을 찾기가 어렵고요, 매대에서 척 봤을 때 크고 멍이 안 든 열매를 골라 담는 데도 시간이 걸립니다.

이렇다 보니까 과일은 대체재가 많잖아요, 그래서 복숭아·포도 같은 제철과일들이 작년보다는 조금씩 높은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기는 하지만요, 대체로 지난달보다 오히려 가격이 좀 떨어졌습니다. 인기가 없는 거죠.

과일은 채소보다 기르는 기간이 길어서 딱 수확해서 실어 보내야 할 때에 이렇게 날씨 피해를 크게 입으면 더 회복이 어렵습니다.

제철과일을 기다리던 소비자들도 아쉽게 됐지만 올해 수확기에 큰 비를 만난 곳곳 과수농가들의 피해가 클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상황이 이렇다 보니까 아직 50일이나 남은 추석 물가 걱정하시는 분들도 있어요.

<기자>

그런데 특히 추석 시기의 대표 과일인 사과랑 배는 이번 추석에 조금 비싸지는 것은 피하기가 어려울 것으로 보이기는 합니다.

남부와 중부의 사과랑 배 산지들 보면 일단 이미 올봄에 생각보다 별로 따뜻해지지 않았던 데다가 4월까지 서리가 내리는 바람에 사과랑 배가 한참 자라야 할 때 냉해를 입은 곳들이 있습니다. 이게 일단 치명적이었고요, 이번에 햇볕은 못 쬐고 물난리까지 겪으면서 작황이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더 좋지 않아진 곳들이 있습니다.

그래서 사과랑 배, 추석 때 어느 정도 가격 상승은 피하기 어려울 것이다, 다만 추석에 예상되는 수요보다 공급량은 모자라지 않은 것으로 집계하고 있어서요, 시장에 도는 양에는 별로 문제가 없을 것으로 봅니다.

가격이 급등한 채소들에 대해서는 2~3주 안에 다음 달 전까지 가격을 안정시키도록 하겠다는 게 정부의 목표입니다.

채소는 대부분 기르는 기간이 짧기 때문에 정부랑 농협이 비축한 물량들을 잘 조절해서 시장에 내놓으면서 날이 좀 개는 대로 농가를 지원하면 급등한 가격을 다시 떨어뜨릴 수 있다는 것입니다.

특히 김장철 배추는 원래 8월 말에 심기 때문에 이번 비 피해랑은 관련이 없을 거라고 설명했습니다.

일단 전국의 2천300개의 하나로마트에서 가격이 급등한 채소들을 시중보다 20~30%씩 싸게 파는 할인행사를 열 계획입니다. 모레부터 11일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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