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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 경제] '금 · 원유 투자' 몰린다…나는 어떻게?

<앵커>

권애리 기자의 친절한 경제 시작합니다. 권 기자, 오늘(24일)은 다소 암울하고 걱정스러운 경제 상황에서 재테크 얘기를 들고 오셨는데, 요즘에 금이나 원유 같은 원자재들에 그렇게 돈이 몰리고 있다면서요?

<기자>

네. 재테크는 아니고요, 사실 이런 상황인데도 그렇게 돈이 몰리는 상황이 펼쳐지는 것에 대해서 그러면 이 현상을 도대체 어떻게 봐야 하나, 나는 어떻게 해야 하나 궁금해하시는 분들이 많더라고요. 같이 좀 살펴보려고 합니다.

일단 금값, 최근에 연일 최고치를 경신했죠. 이전에 금이 제일 비쌌던 때가 2011년이었는데, 9년 만에 기록을 깨고 계속해서 대체로 오름세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그런데도 더 오른다는 시각도 있습니다. 미국의 대형 투자은행인 뱅크오프아메리카가 어제 18개월 뒤의 금값을 온스당 3천 달러까지로 예측했습니다.

오늘 기준으로 이게 1천650달러거든요, 1년 반 뒤에 지금보다 거의 2배로 오른다는 예측을 내놓은 겁니다.

제가 지금 결코 그러니까 금 사재기하자고 말씀드리려는 것이 아닙니다. 왜 이런 얘기들이 나올까를 보자는 것입니다.

금값이 오를 때 딱 3가지입니다. 1번 경기가 불확실할 때, 2번 세계적으로 돈이 많이 풀릴 때, 3번 미국 달러의 가치가 떨어질 때. 지금은 이 3가지가 다 해당되는 분위기죠. 3번만 좀 모호해 보입니다. 미국 달러의 가치요.

왜냐하면 지금은 그냥 경기가 불확실한 정도가 아니고 경제위기를 걱정할 때라서 조금만 불안이 더 커져도 이럴 때 달러 없으면 안 되지 하고 세상의 돈이 언제든지 달러로 달려갈 준비가 돼 있거든요.

하지만 지금 미국이 달러를 굉장히 많이 풀고 있죠. 그렇게 되면 달러 한 장의 가치는 멀지 않은 미래에는 결국 떨어진다. 이것이 지금 금으로 몰려가는 심리인 것입니다.

<앵커>

재테크 얘기 아니라고 하고 권 기자는 사라고 하는 말이 아니라고 얘기를 했는데, 듣다 보면 희한하게 사고 싶어지거든요. 사볼까요 말까요?

<기자>

제가 그렇게 말씀드리지는 않겠습니다. 그리고 한 가지 꼭 기억하실 것이 있습니다. 금은 사실 그 자체로는 예쁜 돌 같은 거죠. 먹을 수도 없고요, 예금이나 적금처럼 이자를 주지도 않고, 배당금이 나오지도 않습니다.

[김영익/서강대 경제대학원 교수 : 투자에서 흔히 금을 '알을 낳지 않는 암탉'이라고 합니다. 오직 (금으로는) 시세 차익만 노릴 수 있기 때문에 금 투자에서는 이런 점을 생각하면서 투자하셔야 합니다.]

9년 만에 금값이 최고치를 경신했다는 것은 그러면 9년 전에 금이 막 오를 때 "아, 사야 되나 보다"하고 따라 샀던 사람은 9년 동안 손해를 봤다는 얘기랑 똑같은 것입니다. 그 사이에 금이 이자 한 푼 주지 않았습니다.

이런 점들을 충분히 유의하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요즘 같은 전망에서는 금에 관심이 있다, 몰려가시는 분들이 있으니까요.

그런 분들께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무리한 투자는 금물이고요, 그냥 적립식 펀드 들듯이 할 수 있는 0.01그램씩 살 수 있는 시중은행들의 골드뱅킹이나, 한국거래소 금 시장 같은 곳 통해서 하루에 1그램씩 사는 것을 제일 추천드립니다.

금이 내가 가진 여윳돈 중에서 너무 큰 비중을 차지하게 하는 것은 사실 보통 사람에게는 위험 부담이 있다는 것은 기억하시면서요.

<앵커>

무리해서는 안 되겠죠. 그리고 요즘에 국제 유가가 막 출렁이고 있는데, 원유에 직접 투자는 못해도 파생상품이나 이런 데 투자하는 개미 투자자들이 많다면서요?

<기자>

네. 요즘 갑자기 인기인데, 금융당국이 이것에 대해서 위험하다, 어제도 소비자경보를 발령했습니다. 이 경보 최고 단계가 '위험'인데요, 2주 새 벌써 위험경보가 두 번째입니다.

요즘 전에 없이 ETN, ETF라는 금융상품 이름 많이 들으셨을 것입니다. 언뜻 비슷해 보이지만 다른 것입니다.

위험경보를 받은 금융상품은 2주 동안에 두 번 모두 원유 선물 ETN입니다. 안 그래도 저유가 상황에 지난달 초에 산유국들이 기름 생산량 갖고 다투기 시작하면서 유가가 급락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때 이후로 우리 개인 투자자들의 자금이 조 단위로 여기에 몰렸습니다. 이건 금과 달리, 말하자면 최근에 주식 저가매수 같은 심리가 컸습니다. 결국 기름값은 다시 오를 텐데, 언제 또 이렇게 떨어질까 싶은 것이죠.

그런데 금융당국이 급기야는 어제와 오늘 시중의 ETN 상품 두 가지에 대해서 매매 거래를 잠깐 정지하라고까지 명령했습니다.

문제가 된 ETN은 미래의 원유를 확보할 권리라고 할 수 있는 원유 선물의 수익을 따라가겠다고 약속한 증권사의 채권입니다.

그런데 이 상품이 원유 거래 수익률을 따라가는 것은 맞지만, 그 사이에 여러 상황이 생길 수 있습니다.

아주아주 간단하게만 표현하자면, 이런 일은 사실 자주는 일어나는 것은 아닌데요, 미국산 원유가 지금 10달러인데, 요즘처럼 갑자기 여기에 투자하고 싶은 사람이 많아지면 마치 다 같이 이것을 20달러 주고 산 것처럼 돼서 나중에 기름이 30달러가 된다고 해도 실제 내 수익은 그 차이인 20달러가 못 될 수 있습니다.

그 정도면 다행이지만, 지금 만약에 40달러를 주고 산 것 같은 상황이 돼버리면 오히려 손해를 보겠죠.

그렇다고 주식처럼 오래 들고 버티면 되지 않나 하기 힘든 설계가 포함돼 있습니다. 매달 발생하는 원유 선물 거래와 연계된 특성이 있거든요.

사실 한국 개인 투자자들뿐만 아니라, 요즘 미국에서도 기록적인 저유가에 이런 상품의 원리를 다 알지는 못하는 개인들이 여기 투자하다가 손실 보는 상황이 나오고 있습니다.

원유 파생상품 투자는 사실 개인이 접근할 수 있는 상품 중에서는 가장 위험성이 높은 것 중의 하나입니다. 이런 점을 꼭 유의하고 투자를 해야 한다고 다시 한번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앵커>

상품의 설계 특성상도 위험하고 몰라서 더 위험할 수 있다, 이런 얘기인 것 같아요.

<기자>

인기가 많을 때 오히려 더 위험할 수도 있는 그런 면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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