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친절한 경제] 서울 집값, 7개 구 빼고는 '전부 거품'

<앵커>

권애리 기자의 친절한 경제 시작합니다. 권 기자, 서울 집값에 특히 강남과 용산 집값에 거품이 끼어 있는 건지 아닌지 분석해 봤더니 거품이 끼어 있더라는 결과가 나왔어요?

<기자>

네. 보험연구원의 윤성훈 선임연구위원이 2000년대 초반 이후 서울 아파트의 매매가와 전세가 자료를 분석해서 이렇게 주장하는 보고서를 내놨습니다.

지금 서울 부동산 시장의 상황을 파악하는 데 참고할 만한 면들이 있어 보여서 오늘(3일) 소개해 드리려고 합니다.

일단 이 보고서가 집값 거품을 판단한 기준은 12·16 대책 직전이라고 할 수 있는 작년 10월 가격입니다.

강남과 강동, 서초, 송파. 이른바 강남 4구죠. 그리고 성동구와 양천, 용산구를 가장 집값에 거품이 많이 껴 있는 7개 구로 꼽았습니다.

그다음으로는 강서와 광진, 동작, 마포와 영등포, 중구. 여기는 앞서 본 7개 구만큼은 아니지만 그다음으로 거품이 껴있다고 본 지역이고요.

노원과 동대문, 서대문, 성북, 은평구는 세 번째 그룹입니다. 거품이 약간 있다, 한 마디로 서울에서 강북과 구로, 금천, 관악, 도봉, 종로, 중랑구, 이 7개 구를 빼놓고는 서울의 아파트 가격에 거품이 모두 껴있는 상태라는 겁니다.

<앵커>

여기서 거품이 꼈다는 것은 정확히 어떤 상태를 말하는 건가요?

<기자>

일단 이 보고서가 정의한 거품은 집값이 앞으로도 계속 오를 거라는 기대심리 때문에 합리적이지 않은 수준의 가격이 장기간 지속되는 현상을 뜻합니다.

특히 그 장기의 기준을 여기선 1년 이상으로 봤는데요, 합리적인 가격 수준은 어떻게 판단했느냐, 전세가를 기준으로 삼았습니다.

일정 기간 동안 집값이 출렁인 정도와 전세가가 출렁인 정도를 비교해서요.

전세가는 별로 차이가 없는데 집값이 같은 기간 동안에 너무 빨리 변하고 그런 현상이 보인 기간이 1년 이상 지속됐다고 하면 "아 이건 거품이구나" 판단하는 수식을 만들어서 그 거품 정도를 비교한 겁니다.

이 기준에서 봤더니 서울의 집값이 상승세를 타기 시작한 것은 2014년 정도부터이지만 거품이 끼기 시작한 건 2017년으로 봤습니다.

강남과 용산이 2017년 4월부터 거품이 끼기 시작해서 가장 빨랐고 서초, 송파, 양천, 영등포, 강동구가 그다음입니다. 지금 서울의 주요 구들 같은 경우에 거품 기간이 최소 2년 2개월 넘게 이어지고 있다는 겁니다.

정부가 지금 민간 택지 분양가 상한제를 이른바 핀셋 적용하고 있죠. 동별로 타격 적용하고, 적용지역을 한 번 넓혔습니다.

이 보고서에서 지금 거품이 꼈다고 판단한 곳들이 대체로 이 핀셋 적용 지역과 일치한다고 평가했습니다.

<앵커>

그래서 이 보고서는 이 거품이 언젠가 빠질 거라고 하던가요?

<기자>

네. 이 보고서는 앞으로는 하락 요인이 더 크다고 분석하고 있습니다. 사실 그리 멀지 않은 과거에도 참고할 수 있는 사례가 있습니다.

2006~2007년 즈음에 서울의 아파트 가격이 무섭게 올랐죠. 지금 보시는 표에서 볼 수 있듯이 최근 상승세보다 사실 더 가팔랐습니다.

이때 거품 기간은 2006년 5월부터 2009년 8월까지로 봅니다. 이때는 3년 4개월 이어졌습니다. 단 강남은 2005년 말에 거품이 껴서 2009년 2월에 먼저 꺼졌다고 분석하고 있습니다.

거품이 먼저 끼지만, 꺼질 때도 다른 데보다 빠르다는 겁니다. 2008년 하반기에 다들 아시는 금융위기 발생한 게 거품이 꺼진 가장 큰 원인이었습니다. 그리고 당시에 잠실과 반포에 대규모로 새 아파트가 공급된 것도 일조한 것으로 봅니다.

이후로 2013년 정도까지 기억나시는 분들도 많을 텐데요, 대세 하락론 얘기가 나왔을 정도로 서울, 특히 강남 집값은 하락하거나 정체하는 시기를 보냈습니다.

아무리 경제가, 집값이 심리라고는 하지만요. 심리만으로 어떤 가격이 지속되는 건 한계가 있다, 실제 가치, 좀 어려운 말로 내재 가치와 너무 차이가 나는 비합리적인 가격은 일정한 충격이나 변수가 발생하면 언제 그랬냐는 듯이 꺼지는 거품이 될 수 있다는 거죠.

이제 최근 추이를 보면 1월 말의 서울 아파트 중위 가격, 서울에서 가격으로 딱 가운데 오는 집값이 처음으로 9억 원을 넘겨서 충격을 줬습니다.

하지만 동시에 앞으로도 집값이 오를 거라는 전망은 11개월 만에 처음으로 꺾였습니다. 아직 오름세는 유지하고 있지만 서울 매매가 상승 폭이 지금 보시는 것처럼 뚜렷하게 줄었고요. 수도권과 5대 광역시 상승세도 주춤합니다.

전세가가 계속 출렁이고 있고 반전세가 늘어나는 추세여서 세입자들에게 부담이 될 수 있는 상황은 맞습니다. 그리고 이것도 결국 집값 상승 요인이 될 수 있습니다.

이 부분은 계속 주시할 필요가 있겠지만 일단 서울 집값은 현재로선 하락을 가리키는 요인이 더 많은 상태라는 게 이 보고서의 분석입니다.

<앵커>

이 보고서대로라면 거품이 끼어있는 곳은 하락을 할 수도 있고, 거품이 안 끼어있는 곳은 또 하락하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이렇게 봐야겠네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