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경제] 올겨울 핫한 '뽀글이'…인기 많아진 까닭은?

권애리 기자 ailee17@sbs.co.kr

작성 2019.12.02 10:00 수정 2019.12.02 15:44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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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월요일입니다. 권애리 기자의 친절한 경제 활기차게 시작해보겠습니다. 권 기자, 오늘(2일)은 옷 얘기죠? 올겨울 특히 10대와 20대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방한 소재 얘기해본다고요?

<기자>

네. 지금 뉴스 보고 있는 10대, 20대, 또는 자녀가 원하는 올겨울 방한복을 같이 고른 부모님들 아마 이 소재 눈에 익을 겁니다. 요즘 이른바 '뽀글이'라는 별명을 얻으면서 많이 팔리고 있죠?

정식 명칭은 플리스입니다. 원래는 진짜 양털을 뜻하는 말이었는데요, 이제 의류업계에서는 인조양털 소재를 가리키는 말로 쓰입니다.
올겨울 인기 친환경 뽀글이 의류올겨울 가장 큰 트렌드라고 하면 이 뽀글이, 플리스 소재의 방한복들입니다. 전부터 있던 소재죠. 전에는 패션을 고려한다기보다 비교적 저렴한 가격으로 방한에 주력하는 기능성 의류들에서 많이 보였는데요, 올해는 유행 아이템으로 꼽히고 있는 겁니다.

<앵커>

이 소재가 특히 올해 인기를 끄는 이유가 있다면서요?

<기자>

네. 먼저 올해 이 플리스 재킷을 선택한 10대의 얘기를 같이 들어볼까요?

[권지영/19세 : 요즘 연예인들도 많이 입고, 예쁘고, 패딩만큼 따뜻해서요.]

아마 대부분이 같은 이유로 선택했을 겁니다. 그런데 플리스가 '예쁘기도 하다'는 인식, 유행하는 아이템이 되기까지에는 그동안의 뒷얘기가 있습니다.

플리스는 진짜 동물의 털을 덜 쓰겠다. 동물복지에 대한 인식을 먼저 표방했던 미국 계열의 아웃도어 브랜드들에서 10년 전부터 꾸준히 내세워 왔던 소재입니다.

그리고 우리나라에서는 올해 동물복지에 관심이 많은 걸로 알려진 이효리 씨 같은 유명 연예인들이 가을부터 입고 나오면서 인기에 불이 붙었습니다.

폴리에스터, 즉 플라스틱이 원재료기 때문에 일단 진짜 양털보다 싸고요, 합성섬유 가공기술이 계속 발달하고 있어서 질감이나 디자인성 같은 것도 점점 더 개선되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이른바 '가치소비', 옷 하나를 골라도 동물복지와 환경을 감안하면서 고른다는 이미지까지 얹어지면서 의류업계와 영향력 있는 유명인들이 주목하기 시작했고요.

트렌드가 되면서는 더 많은 사람들 사이에서도 "아 예쁘고, 나도 살 수 있는 가격이고, 괜찮네" 하는 인식이 더 퍼지는 거죠.

<앵커>

이른바 환경을 생각하는 옷이 우리나라에서도 조금씩 이슈가 되고 있는 상황이군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우리는 아직 의류와 환경을 접목해서 생각하는 게 대세는 아니지만 서구권의 의류업계에선 2000년대 이후로 계속 가장 큰 화두 중에 하나고요, 앞으로는 우리도 그 영향이 더 커질 것으로 업계는 전망하고 있습니다.

진짜 밍크 대신 인조모피, 진짜 거위털 대신 인조 충전재, 또는 이미 쓴 털을 재활용, 이런 점들이 점점 소구 포인트가 될 조짐들이 이미 보이기 시작한다는 거죠.

[강윤성/여성의류 기획팀장 : 세계적으로는 '에코 퍼' 트렌드가 거의 10여 년 전부터 왔기 때문에 저희도 한국 시장에서 작년부터 시도를 해왔는데요. 작년엔 사실 판매가 그렇게 좋지 않았었는데, (올해는) 작년 대비 300% 정도 신장한 상황입니다.]

샤넬, 아르마니, 구찌, 프라다 같은 가장 유명한 명품 브랜드들이 이제 모두 진짜 모피를 쓰지 않습니다. 진짜 모피가 정말 계속 돈이 되고 기업 이미지에도 문제가 없다면 이런 곳들이 앞장서서 모피를 포기하지는 않았겠죠.

서구권은 이제는 그 정도로 진짜를 입고 싶어도 그게 세련된 걸로 쳐지지 않아서 어쩔 수 없이 따라가는 사람들도 있다는 농담을 할 정도로 환경과 의류를 같이 생각하는 게 대세입니다.

이게 슬슬 우리에게도 옮겨오는 조짐을 보인다는 겁니다. 특히 20~30대 젊은 여성들을 중심으로요, 그렇다 보니 이들을 타깃으로 하는 의류라인들이 올해 에코 퍼를 부쩍 많이 내놨고요.

패딩업체들도 친환경을 내세웁니다. 우리나라 1위 패딩업체는 아예 동물복지 인증 패딩만으로 전제품을 구성하고 있습니다.

살아있는 거위한테서 털을 뽑아서 고통을 주는 방식으로 채취하지 않았다, 떨어진 털을 주워 쓰는 것 같은 방법들만 썼다고 RDS라는 인증을 받은 제품들만 내놓는 겁니다.

<앵커>

그런 제품도 아무래도 비쌀 것 같은데, 또 앞서 잠깐 얘기를 했는데 재활용 소재를 쓰는 옷들도 많이 늘어나고 있죠?

<기자>

네. RDS, 동물복지 인증보다 한 걸음 더 나아간 게 침구에 한 번 쓴 거위털을 재활용해서 만든 의류들입니다.

국내 3위 패딩업체는 올해부터 전체 패딩의 20%를 이 거위털 재활용 제품으로 구성하기 시작했습니다.
페트병 재활용한 뽀글이 옷 캡처그리고 맨처음 보신 뽀글이, 플리스도 페트병을 재활용해서 만드는 제품들이 상당수를 차지합니다. 한 벌 만드는데 500ml 페트병 500개 정도가 들어간다고 합니다.

"플라스틱이 친환경은 아니잖아" 생각하실 수도 있는데요, 일회용 제품이 아니라 오래 쓰는 물건을 만들면서 플라스틱을 쓰는 건 지금까지 개발된 대량생산법들 중에서는 가장 친환경적인 방법 중에 하나기는 합니다. 공정도 점점 환경친화적으로 개선되고 있고요, 소재 자체가 거듭 재활용이 가능하고요.

그리고 합성섬유에서 요즘 가장 큰 문제로 떠오른 세탁할 때마다 미세 플라스틱이 조금씩 나온다는 문제는 미세 플라스틱 거름망 같은 걸 사용하는 걸로 상당 부분 개선할 수 있다고 합니다.

아무튼 의류와 환경을 같이 생각하는 기류가 이제 우리나라에서도 업계 전반이 나아가는 방향에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