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경제] 공무원 '복지포인트'는 세금 안 낸다?

권애리 기자 ailee17@sbs.co.kr

작성 2019.09.25 10:40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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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친절한 경제 오늘(25일)도 권애리 기자 함께합니다. 권 기자, 일반 직장인들은 세금을 내는데, 공무원들에게는 부과하지 않는다. 그런 게 있다고요?

<기자>

네. 혹시 복지포인트라고 본인이나 가족이 다니는 회사에서 나오는 돈 있으신가요? 있는 분들은 들으면 바로 아실 겁니다.

이게 있는 회사들이 이제 꽤 많습니다. 보통은 받은 해에 다 쓰게 돼 있고요. 교육비나 특정 쇼핑몰에서 사용, 이런 식으로 쓸 수 있는 품목을 제한하는 경우가 많죠.

이런 복지포인트를 많게는 연간 수백만 원씩 주는 회사도 있습니다. 어쩔 때는 임금협상을 할 때 올해는 기본급을 좀 덜 올리는 대신 복지포인트를 좀 더 주겠다. 이런 식으로 협상이 되기도 하고요.

그런데 사기업을 다니거나 공기업, 공공기관에 다니는 사람들이 이렇게 연봉의 일부처럼 받는 복지포인트는요. 세금을 냅니다.

당연히 소득세 낼 때도 이게 잡히고요. 준조세라고 부르는 건강보험이나 연금 계산할 때도 잡힙니다.

만약에 나한테 연간 복지포인트가 200만 원 나왔다. 그러면 그만큼 내가 내는 세금과 사회보험료에도 반영돼서 올라가는 겁니다.

그런데 이 복지포인트를 공무원들도 꽤 많이 받거든요. 2018년 작년 기준으로는 전국의 중앙직, 지방직 공무원들을 다 합쳐서 1조 3천400억 원 이상이 지급됐습니다.

물론 사람마다 받는 돈에 차이가 많이 있지만, 107만 명을 넘는 공무원 수로 지금 거칠게 단순 평균을 내봐도 한 명당 연간 125만 원 수준입니다.

그런데 공무원 급여에서는 이게 과세 대상이 아닙니다. 그래서 소득세를 안 내고요. 사회보험료 계산할 때도 포함되지 않습니다.

<앵커>

이유가 있을 것 같은데 언뜻 듣기에는 좀 불공평하다는 생각 들거든요. 이유가 뭔가요?

<기자>

이 복지포인트가 입장 따라, 상황 따라 약간 변신하는 것 같은 느낌이 있습니다. 한 번 볼게요. 일단, 보통 직장인에게 복지포인트는 소득세법상 과세 소득입니다.

그런데 여기서부터 좀 복잡해집니다. 지난달에 대법원에서 판결이 하나 나왔습니다. 보통 직장인들이 받는 복지포인트도 통상임금이 아니라고요.

복지포인트의 중요한 특징이 있죠. 사용처가 제한돼 있고, 보통 1년 안에 안 쓰면 소멸합니다. 이런 돈은 통상임금으로 보기 어렵다는 거죠.

그런데 판결은 이렇게 나왔지만 이건 근로기준법상 그런 거고 세법은 다르다. 그래서 복지포인트에 세금과 보험료를 보통 직장인들은 계속 냅니다.

반대로 공무원이 받는 복지포인트는 정부가 처음부터 예산 관리상 인건비로 치지 않습니다. 좀 어려운 말이긴 한데 실비변상적 급여, 그러니까 물품비 비슷한 것으로 분류해서 세금을 안 내고 있는 겁니다.

그런데 복지포인트는 보통 특정 카드사와 계약을 맺어서 직원이 그 카드를 이용하게 해주는 식으로 많이 줍니다.

그러면 연말에 신용카드 소득공제를 받을 때 공무원들이 카드로 쓴 복지포인트는 공제금액서 제외될까요? 아닐까요?

보통 직장인처럼 공무원도 카드 소득공제는 또 받을 수 있습니다. 공제를 안 해줄 근거는 따로 없거든요.

그러니까 수령할 때는 세금과 보험료 계산에 포함이 안 되는데, 공제받을 때는 영향이 있는 거죠. 이렇게 복지포인트가 주는 곳, 받는 사람, 받을 때와 쓸 때 관련 법에 따라서 자꾸 얼굴을 바꾸는 느낌이 있습니다.

<앵커>

형평성에 논란이 좀 있을 수 있겠네요.

<기자>

네. 특히 최근에 4대 보험료 인상률, 인상폭이 좀 커지고 있다는 보도가 나오고 있습니다. 건강보험료는 올해 3.49%에 이어서 내년에 3.2%가 오릅니다.

물론 보험료율만 오르는 게 아니라 보장 범위가 커지고 있죠. 보험료율이 오르는 것은 보장 범위와 함께 살필 문제지 오른다에만 초점을 맞출 순 없습니다. 보험료가 오르는 만큼 내 등 뒤가 든든해지고 있는 면이 분명히 있으니까요.

하지만 복지포인트처럼 누구는 세금과 보험료를 내는데, 누군 안 내도 되는 항목이 이렇게 뚜렷하게 보이면 그렇지 않아도 생기기 쉬운 세금이나, 이른바 준조세 인상에 대한 반발을 다독이는 데는 도움이 안 될 겁니다.

이 문제는 사실 지금 보시는 것처럼 작년 국정감사에서도 거론돼서 개선할 필요가 있겠다는 답변이 나왔습니다. 그런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달라진 게 없습니다.

건보료만 놓고 보면 공무원들의 복지포인트에도 보험료를 매겼다. 그러면 최근 6년간은 모두 4천320억 원, 작년으로 보면 866억 원의 건보료가 더 거둬졌을 거거든요. 그러면 그만큼 보통 시민들의 부담이 분산됐겠죠.

[김광수/국회의원 (보건복지위, 민주평화당) : 노인들의 틀니 부담금을 약 15% 낮출 수 있을 정도의 금액입니다. 건강보험 재정 고갈 문제가 우려되는 시점에서, 일반 민간사업장의 복지포인트에는 보험료를 부과하면서 공무원만 제외하는 것은 특혜 시비를 피할 수 없을 것입니다.]

<앵커>

'특혜를 주기 위해서'라고는 생각되지 않는데 제도적인 문제가 있으면 그걸 풀어나가기 위해서 노력을 해야 될 필요가 있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