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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풍 제련소, 발암물질 허용치 19배↑→1/1400 배출 조작

<앵커>

경북 봉화에 있는 석포 제련소에서 중금속 섞인 물을 흘려보낸 것으로 추정돼 주변 수질을 오염시킨다고 몇 차례 보도해 드렸는데, 제련소 굴뚝에서 나오는 대기 오염 물질의 수치도 조작했던 사실이 정부 조사 결과 드러났습니다.

장세만 기자입니다.

<기자>

굴뚝에서 뿜어져 나오는 연기가 석포 제련소 주변 하늘을 뒤덮었습니다. 아연 원광석을 1천400도 넘는 초고온으로 가열하는 공정상 엄청난 유해 가스가 배출될 수밖에 없습니다.

이 탓인지 제련소 뒷산은 나무들이 말라죽어 민둥산이 된 지 오래입니다.

[권은달/조경사 (지난해 3월) : 2차 식물도 하나도 없습니다. 보시다시피. 이 전체가 다 식물이 살 수 없는 환경이 돼 있습니다.]

이런데도 대기 오염 규제를 피해온 건 배출량을 조작했기 때문이었습니다. 공장의 배출 물질을 측정하는 업체들과 미리 짰습니다.

환경부가 조사해 보니 굴뚝 연기 속에 든 1군 발암물질 비소는 허용치의 19배나 초과했는데, 측정기록부에는 1천400분의 1로 줄여 문제가 없다고 기록했습니다.

먼지와 황산화물 농도 역시 허용치 30% 미만으로 조작해 배출 부과금을 면제받기도 했습니다.

[류필무/환경부 환경조사담당관실 과장 : 조작된 값을 (측정기록부에) 발급하고 실제로 측정된 값은 별도로 기록해서 이중으로 관리를 해왔고요.]

대행업체가 측정치 조작을 거부하면 수수료 지급을 미루는 식으로 길들이는 갑질까지 서슴지 않았습니다.

영풍그룹은 제련 공정에서 나오는 중금속이 땅으로 스며들어 지하수를 오염시킨 의혹도 받고 있습니다.

지난 4월 여수산단에 이어 미세먼지 원인물질 수치를 조작한 사례가 잇따르자 환경부는 배출, 측정업체 간 유착을 막기 위해 제3의 중개기관 도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영상편집 : 소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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