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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 경제] 해외여행 증가세 '주춤'…"쓸 돈이 없어요"

<앵커>

수요일 친절한 경제, 경제부 권애리 기자와 함께합니다. 권 기자 7말, 8초라고 하죠. 여름휴가 시즌이 코 앞인데 올해는 해외여행 증가세가 좀 주춤할 것으로 보인다고요?

<기자>

네, 올해 상반기까지의 추세로 미루어서 보면 해외로 나가는 사람들의 증가세가 확연히 꺾인 게 보입니다.

올해 5월까지 출국한 사람이 작년 같은 기간보다 4.3% 늘어나는 데 그쳤습니다. 늘고는 있지만 최근 몇 년간의 5월까지 추세랑 비교해서 보면 보시는 것처럼 차이가 큽니다.

2015년 이후로 해외여행객 증가율이 두 자릿수에 못 미친 게 처음입니다. 참고로 연간 전체로는 작년에도 증가율이 좀 꺾이기는 했습니다.

그래도 5월까지만 보면 두 자릿수는 유지했습니다. 재작년 황금연휴보다 추석 연휴가 짧았던 작년 하반기에 더 주춤한 편이었습니다.

올해는 설이랑 5월 연휴 기간이 작년이랑 거의 같았습니다. 설 연휴는 오히려 올해가 하루 더 길었습니다. 비슷한 조건인데 증가세는 더 꺾인 겁니다.

특히 장거리 여행을 덜 갑니다. 유럽은 아직 상반기 통계가 제대로 잡히지 않는데, 미국, 캐나다 가는 한국인, 호주 가는 한국인, 작년보다 오히려 줄었습니다.

사실 한국인들이 인구 규모에 비해서 해외에 많이 나가는 편이기는 했습니다. 통계청의 최신 자료인 2017년까지 상황으로는 전체의 26.5%가 해외 경험이 있으니까요.

특히 20대 여자는 40% 넘게 가봤고 30대는 남녀 모두 30% 넘게 경험이 있습니다. 그런데 이런 분위기가 정체 국면이다, 이렇게 볼 수 있습니다.

<앵커>

왜 갑자기 증가세가 주춤한 걸까요?

<기자>

작년 같은 경우는 그래도 작년에도 올해보다 더 많이 느는 추세이기는 했는데도 일단 국내 대형 이벤트가 많았고 또 몇 가지 요인들을 좀 더 꼽을 수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올해는 아무래도 경기가 부진하다는 점이 가장 커 보입니다.

세종대 연구소랑 컨슈머 인사이트라는 리서치 업체가 매주 1천 명씩에게 어디에 돈을 쓰고, 뭘 줄일 건지 계속 조사해 왔습니다.

5월까지 동향을 종합했더니 일단 여행, 외식, 문화·오락·취미에 쓰는 돈 줄이겠다는 응답이 모두 40%를 넘었습니다.

한 마디로 "아, 쓸 돈이 없다. 절약해야겠다." 할 때 제일 먼저 줄이기 마련인 분야에서 지갑을 닫고 있다는 겁니다. 특히 여행비를 줄이겠다는 사람이 제일 많습니다.

또 하나 눈에 띄는 게 이런 분위기가 있는 반면에 여행비를 포함해서 뭐든지 돈을 더 쓸 수 있다고 답한 사람들이 20% 안팎을 왔다 갔다 하고 있는 게 표의 윗부분에서 보일 겁니다.

경기에 영향을 받지 않고 돈을 쓸 수 있는 소득 상위 20%가 있는 반면에 지출을 줄여야 한다는 압박을 받는 사람들 층이 두꺼워지고 있다, 많아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는 게 이 업체의 분석입니다.

통계청도 작년에 여가에 쓰는 돈에서 특히 양극화 현상이 두드러졌다고 분석한 적이 있습니다. 민간에서 나온 올해 분위기를 가늠할 수 있는 최신 조사도 이런 기조가 뚜렷해지는 모습을 그리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앵커>

그런데 해외여행 증가세는 좀 주춤하더라도 올여름 휴가 자체는 또 지난해보다 더 길게 쓰겠다, 이런 분들 많다고요?

<기자>

네, 그런 경향이 보입니다. 이거는 경영자총협회가 751개 회사에 물어봤습니다. 직원들한테 여름휴가 어떻게 줄 거냐고요. 평균 4일입니다. 작년보다 0.2일 늘었고 중소기업과 대기업의 격차도 줄었습니다.

근로자 복지를 확대하기 위해서 그런다는 응답이 가장 많았지만, 거의 동일한 수준으로 많이 나온 답변이 경기가 부진해서, 일감이 없어서 늘렸다는 겁니다. 비용을 절감하려고 늘렸다는 답도 20% 정도가 따로 나왔습니다.

원래 여름이 산업 비수기이기는 합니다. 그런데 경총 조사로는 2012년 이후로 올여름에 경기가 나쁘다는 응답 비중이 가장 컸습니다. 일감도 없고 그래서 휴가가 좀 늘어난 측면도 있다는 겁니다.

제가 오늘(17일) 휴가철 앞두고 좀 우울하게 말씀을 드리게 됐는데, 이용하실 수 있는 팁도 하나 드리고 끝내겠습니다.

작년부터 중소기업에 한해서 국내 여행을 한다면 정부가 10만 원, 회사가 10만 원씩 지원해 주는 지원 사업이 시작됐습니다.

작년에는 2만 명이 지원받았는데, 올해는 8만 명이 받습니다. 어려운 시기이기는 하지만, 사원들에게 이런 지원을 하겠다고 신청한 중기 사장님들이 적지 않다는 얘기입니다.

그런데 관광공사에서 여름 휴가철 앞두고 7천 명을 추가 모집하고 있습니다. 이달 말까지입니다. 한국관광공사 홈페이지 방문하면 대문에서 바로 상세한 내용 보실 수 있습니다.

혹시 지금 보시고 마음이 움직이는 사장님들은 꼭 검토해 보셨으면 좋겠습니다. 국내 여행은 우리끼리 소비를 좀 더 해서 돈이 돌게 하는 데도 큰 도움이 됩니다.

살기 팍팍한데 노는 얘기 한다고 생각하실 수도 있겠지만, 어떤 이유에서건 휴가도 길어지고 있는데, 가족들과 짧은 여유라도 가져볼 수 있는 방법을 같이 찾아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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