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경제] 의상부터 음식까지, 세대 아우르는 '뉴트로 열풍'

한승구 기자 likehan9@sbs.co.kr

작성 2019.07.05 10:02 수정 2019.07.05 13:47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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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금요일 친절한 경제, 경제부 한승구 기자 나와 있습니다. 한 기자, 오늘(5일) 금요일이라서 그러셨는지 뭔가 트렌디한 얘깃거리를 들고 오셨네요.

<기자>

네, 새로운 복고라는 의미로 '뉴 레트로' 줄여서 뉴트로라고 부릅니다. 요즘 뉴트로 열풍의 중심이라는 종로구 익선동에 제가 한 번 가봤는데, 종로 3가 하고 안국역 사이 지역쯤 됩니다.

들어가는 입구부터 조명이랑 분위기가 좀 다르죠, 여기가 의상실입니다. 특히 개화기 의상, 개화기라고 하면 1876년 강화도 조약 이후부터 1900년대 초반까지 그러니까 막 서양 문물들이 들어오던 시기입니다.

이 당시 디자인의 옷이나 모자, 소품 같은 걸 빌려주는 데인데, 요즘 이런 의상 대여실이 이 지역에만 열 군데 가까이 됩니다.

보통 3시간에 3만 원 정도 하는데, 이 시간 동안 빌려 입고 밖에 나가 돌아다녀도 상관없고 안에 스튜디오처럼 꾸며놓은 데서 사진을 찍어도 됩니다.

고궁 근처에서 한복 입고 사진 찍고 하는 것들이 한창 유행이었다가 개화기 의상까지 넓어진 모양새고 최근에는 외국인 관광객들도 크게 늘어난 상황입니다.

<앵커>

실제로 저런 의상 밖에서 많이 본 것 같기도 합니다. 최근에는 이런 뉴트로 열풍이 음식점에까지 영역을 넓히고 있다고요?

<기자>

네, 여기는 모 금융기관이 기획을 해서 만들었습니다. 올해가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이라 그걸 기념하는 의미에서, 또 독립운동가들을 다시 한번 떠올리자는 의미에서 한 달 동안 열기로 했는데, 메뉴들이 좀 특이합니다.

김구 선생이 일본군에 쫓길 당시에 드셨던 대나무 주먹밥이라든지, 안중근 의사가 하얼빈에서 드셨던 돼지고기 튀김, 이런 식입니다.

대나무 주먹밥은 실제로 김구 선생 피난기에 나오는 내용이라고 하는데, 다른 메뉴들도 자손들의 증언이나 연구 자료를 통해서 확인된 것들이라고 합니다. 물론 고증을 거쳤지만 물론 현대 입맛에 맞게 조금 맛은 바꿨죠.

메뉴판에 독립운동가들 이름이 직접 들어가야 되기 때문에 기념사업회나 자손들의 동의도 받았고 수익금 일부는 독립유공자 후손 지원에도 쓴다고 합니다.

[송정인/경기 수원시 : 독립운동가분들이 드셨던 음식도 먹어보고, 여기 포토존 같은 데서 사진도 찍어보니까 독립운동가분들을 한 번 더 생각해볼 수 있고 조금 더 새로운 마음을 가지게 되는 것 같아요.]

[서영민/신한금융그룹 브랜드전략팀장 : 숭고하고 엄숙한 이미지보다는 많은 사람들이 다가갈 수 있도록 좀 편한 음식이라는 매체를 통해서 더 많은 연령층의 많은 국민들이 알 수 있도록 직접 체험하는 장소를 만들었습니다.]

취지가 좋기도 하고 요즘 인구 유입이 많은 익선동이라는 지역적인 특성, 또 100년 전 문화를 체험한다는 뉴트로 열풍과 잘 맞아떨어져서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앵커>

이런 열풍과 트렌드 얼마나 유지가 될 수 있을까요?

<기자>

사실 뉴트로는 일반적인 복고하고는 좀 다릅니다. 복고는 말 그대로 향수, "아, 지금 난 너무 힘든데 옛날엔 좋았지, 옛날엔 이랬었지."라고 하는 감성들이 기본적으로 깔려있는데 뉴트로는 꼭 그 시절을 겪지 않았더라도 그 시절의 문화 안에서 즐길 거리나 재미를 찾아낸다는 겁니다.

꼭 문화적인 맥락이나 역사를 따지면서 접근하는 게 아니고, 드라마에서 본 것들, 아니면 특이하고 예쁜 것들 그냥 사진 찍어서 바로 인스타그램에 올린다는 겁니다.

물론 조금 전 말씀 드렸던 식당 메뉴처럼 같이 올릴 스토리가 있으면 더 좋은 거고요. 전문가 얘기를 한 번 들어보시죠.

[이향은/성신여대 서비스디자인공학과 교수 : 그걸 즐기고 그걸 사진을 찍어서 올리고 그 과정을 계속하다 보니까 오히려 지금 과거에 무궁무진한 거리들, 소재들이 있는 거죠. 자신들이 가지고 놀만 한.]

재미로 출발한 문화기 때문에 이런 트렌드가 얼마나 오래 갈지는 좀 봐야 될 것 같습니다.

다만 앞서 들으신 대로 패션, 영화, 요리 등등 소재 자체가 많고, 어쨌든 젊은 세대랑 나이 든 세대가 같이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이 있어서 아주 반짝 유행으로 끝날 것 같지는 않아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