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벌써 20일째 계속되고 있는 인천의 붉은 수돗물 사태는 낡은 수도관에 쌓인 이물질이 떨어져 나온, 어찌 보면 단순한 원인 때문으로 추정돼 왔습니다. 하지만 SBS 취재 결과 그런 식으로 오염된 물이 다시 정수장으로 유입됐고, 정수 시설 내부에 물과 수조 시설이 전체적으로 오염되면서 사태를 더 키웠고 또, 장기화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환경부가 오늘(18일) 이런 내용을 포함한 조사 결과와 대책을 발표할 예정입니다.
장세만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달 30일 인천 서구에 있는 공촌정수장이 정기 점검으로 운영을 멈췄습니다.
그러자 인천시는 남동구의 수산정수장 물을 끌어와 공급합니다.
한 정수장에서 여러 지역으로 내보내다 보니 수도관에 압력을 높였는데, 이 과정에서 낡은 수도관에 끼어 있던 이물질이 순식간에 대거 떨어져 나온 것으로 추정됩니다.
현장을 찾은 조명래 환경부 장관도 이 부분을 지적했습니다.
[조명래/환경부 장관 : 수계 전환에 따라서 가압을 하고 또 가압을 한 시간이 너무 빨랐다는 겁니다. 천천히 해야 하는데도 불구하고.]
[인천시 상수도사업본부 관계자 : 수도관 내부를 확인했을 때 크게 문제가 없다고 판단했고요.]
그런데 수돗물 사태가 3주 동안이나 지속된 데는 더 큰 원인이 있었습니다.
이물질이 포함된 물이 공촌정수장으로 재유입되면서 정수지 내부의 물과 수조 시설이 전체적으로 오염된 것입니다.
철과 망간 등 이물질이 정수지 바닥과 벽에 가라앉았고, 수돗물이 외부로 공급될 때마다 침전된 이물질도 함께 섞여 나간 것입니다.
[상수도 관계자 : 물에 있는 이물질이 계속 (공촌정수장) 정수지 벽이나 이런 데에 붙어서 영향을 미쳤다고 보시면 되는 겁니다. 물때가 정수지에 있었던 거라고 보면 되죠.]
정수장 내부 수조 시설이 오염됐는데도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던 인천시는 문제가 심각해지자 지난 14일부터 부랴부랴 정수지 내부 물을 빼고 이물질 제거 작업에 나섰습니다.
하지만 오염된 수조 시설이 2주간 방치되는 바람에 피해는 걷잡을 수 없이 커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