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메탄은 습지나 동토 같은 자연에서만 배출되는 것은 아니다. 난방을 할 때나 화력발전소에서 전기를 생산할 때도 천연가스를 많이 사용하고 있는데 이 때 사용하는 천연가스의 주성분이 바로 메탄이다. 일상생활에서도 메탄이 얼마든지 공기 중으로 배출될 수 있는 것이다.
문제는 메탄이 이산화탄소(CO2) 다음으로 많이 배출되는 온실가스라는 점이다. 특히 메탄은 배출되는 양 자체는 이산화탄소보다 적지만 지구를 뜨겁게 가열하는 정도인 지구온난화지수(GWP: global warming potential)는 이산화탄소보다 수십 배(20년 기준 86배, 100년 기준 34배)나 크다. 만약 같은 양이 공기 중으로 배출된다면 메탄은 이산화탄소보다 수십 배나 지구를 더 뜨겁게 가열하는 매우 강력한 온실가스라는 뜻이다.
그렇다면 메탄은 누가 어느 지역에서 많이 배출하고 있을까? 소를 많이 키우는 지역에서 많이 배출되고 있을까? 아니면 습지나 시베리아 동토 같은 곳에서 많이 배출되고 있을까?
일본 연구팀이 최근 지구촌에서 온실가스를 가장 많이 배출하고 있는 지역인 아시아 지역에서 메탄이 실제로 얼마나 배출되고 있는지 구체적으로 산출한 결과를 발표했다(Ito et al., 2019). 연구팀은 1990년부터 2015년까지의 배출원 자료, 그리고 지상과 항공기, 인공위성에서 관측한 메탄 자료 등을 이용했다.
강력한 온실가스인 메탄이 공기 중으로 배출되는 과정은 자연에서 배출되는 과정과 인간 활동으로 인해 배출되는 과정으로 크게 나눠볼 수 있다. 우선 인간 활동과 관련해서는 천연가스 같은 화석 연료를 채굴하는 과정이나 산업체에서 화석 연료를 이용하는 과정, 쓰레기 처리 과정, 농작물 재배나 농업 폐기물 처리 과정, 그리고 소를 비롯한 반추동물이 트림을 하거나 방귀를 뀔 때 배출된다. 자연에서도 습지처럼 산소가 부족한 상태에서 식물의 사체가 분해될 때 메탄이 배출될 수 있고 영구 동토가 녹아내릴 때도 동토 아래 갇혀 있던 메탄이 배출될 수 있다. 또 산불이 났을 때나 흰개미가 반추동물처럼 미생물을 이용해 셀룰로스를 분해하는 과정에서도 메탄이 배출된다. 반면에 토양이 산화(oxidation)되는 과정에서는 공기 중에 있는 메탄을 흡수하기도 한다.
분석결과 아시아 지역에서 인간 활동으로 인해 배출되는 메탄은 연평균 59.78 메가톤(=Tg, 테라그램)이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연에서 배출되는 양은 7.53 메가톤으로 산출됐다. 자연보다 인간이 배출하는 메탄의 양이 8배 정도나 많은 것이다. 아시아 지역에서 배출되는 메탄의 총량 67.31 메가톤(자연 + 인간) 가운데 90% 정도를 인간이 배출하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아시아 지역의 인구밀도와 메탄을 많이 배출하는 지역을 살펴보면 두 지역이 거의 완벽하게 일치한다(아래 그림 참조). 인구밀도가 높은 중국 동부를 비롯해 방글라데시와 인도, 파키스탄 등에서 메탄이 집중적으로 배출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수도권과 충청, 호남 등 서해안 지방과 부산, 경남, 울산 지역이 붉게 표시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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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예로 2010년 배출된 메탄의 배출원을 보면 아래 그림과 같다(아래 그림 참조). 산불이나 흰개미에서 배출되는 양은 상대적으로 적어 그림에는 잘 나타나지 않고 있다. 토양이 산화되는 과정에서는 공기 중에 있는 메탄을 흡수하기 때문에 음(-)의 값으로 표시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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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문헌>
* Akihiko Ito, Yasunori Tohjima, Takuya Saito, Taku Umezawa, Tomohiro Hajima, Ryuichi Hirata, Makoto Saito, Yukio Terao, 2019 : Methane budget of East Asia, 1990-2015: A bottom-up evaluation, Science of the Total Environment, 676, 40-52
https://doi.org/10.1016/j.scitotenv.2019.04.26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