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남편 살해 30대, 해상·육지서 시신유기 정황…훼손 가능성

제주에서 전 남편을 살해하고 시신을 유기한 혐의를 받는 30대 여성이 해상과 육지에 시신을 유기한 것으로 추정되는 정황이 포착됐습니다.

경찰 등에 따르면 전 남편을 살해하고 시신을 유기한 혐의로 긴급체포한 36살 A씨가 지난달 28일 제주를 빠져나가면서 이용한 완도행 여객선에서 무언가 담긴 봉지를 바다에 버리는 모습이 여객선 CCTV에 포착됐습니다.

해당 CCTV에는 A씨가 밤 8시 30분 출항하는 여객선에 탑승한 지 1시간 만인 9시 30분쯤 여행 가방에서 무언가 담긴 봉지를 꺼내 수차례에 걸쳐 바다에 버리는 모습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구체적인 개수 등은 식별이 불가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앞서 경찰은 A씨가 지난달 28일 밤 제주를 빠져나갈 때 이용한 완도행 여객선 선상에서 시신을 바다에 버렸다는 진술 내용을 바탕으로 해경에 해상 수색을 요청했습니다.

경찰은 또 A씨 행적을 추적해 지난달 말쯤 아버지 자택이 있는 경기도 김포시 일대에서 배에서 버린 것과 유사한 물체를 버린 정황도 포착해, 경찰 1개 팀을 파견했습니다.

이에 따라 A씨가 전 남편 B씨의 시신을 훼손해 해상과 육지에 유기했을 가능성이 커지고 있습니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지난달 28일 밤 제주를 떠나 지난달 31일 주거지인 충북 청주시에 도착하기 전까지 전남 영암과 무안을 거쳐 경기 김포시에 머물렀습니다.

A씨는 또 배를 타기 2시간 여 전에 제주시의 한 마트에서 종량제봉투 30장과 여행 가방 외에도 비닐장갑과 화장품을 구입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해당 마트 관계자는 "A씨가 지난달 28일 마트에서 종량제봉투와 여행 가방, 비닐장갑, 화장품 등을 구매한 장면이 담긴 CCTV를 경찰이 가지고 갔다"며 "당시 A씨는 오른손에 붕대를 감고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그동안 경찰이 확인한 A씨의 행적을 보면 A씨는 지난달 18일 배편으로 본인의 차를 갖고 제주에 들어왔습니다.

A씨는 일주일여 뒤인 지난달 25일 전 남편 B씨와 함께 제주시 조천읍의 한 펜션에 입실한 사실이 확인됐습니다.

경찰은 A씨가 전 남편 B씨와 함께 펜션에 입실한 당일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A씨는 지난달 27일 해당 펜션에서 퇴실했으며, 이튿날인 28일 제주항에서 완도행 여객선을 타고 제주를 빠져나갔습니다.

앞서 경찰은 A씨가 주거지 근처에서 시신을 유기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해 충북 청주시 주거지 인근을 수색했지만, 물증을 찾지 못하고 수색을 종료했습니다.

경찰은 지난 2일 살인 및 사체유기 혐의로 A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습니다.

A씨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은 오늘(4일) 오전 11시 제주지방법원에서 열립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