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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정의 치열한 외교전…1919년 루체른 독립 결의문 실물 첫 확인

한국 독립 결의문 영문 원본 (사진=네덜란드 국제사회사연구소 소장자료, 연합뉴스)
▲ 한국 독립 결의문 영어 원본

임시정부의 치열한 외교전 끝에 1919년 스위스 루체른 만국사회당대회에서 채택된 한국 독립 결의문의 원본이 네덜란드의 한 역사연구소 소장자료에서 확인됐습니다.

당시 독립신문 등의 보도로 국내 학계에도 알려진 내용이지만 3개 국어로 쓰인 이 결의문 내용 전체가 담긴 문서가 실물로 확인된 것은 처음입니다.

재불 독립운동사학자 이장규 씨는 암스테르담에 소재한 국제사회사연구소 소장자료 중에서 1919년 8월 9일 루체른 국제사회주의대회에서 채택된 한국 독립 결의문을 찾아냈다고 밝혔습니다.

결의문은 한국인들의 권리의 가혹한 침해에 대해, 그리고 한국인들에게 명백한 민족 자결의 권리가 있음에도 한국에서 자행되고 있는 일본 정부의 압제에 항의한다고 적었습니다.

이어 국제사회주의대회는 독립된 자유국가로 인정받고 외세의 모든 억압에서 벗어나기를 바라는 한국의 모든 요구에 전적으로 동의한다면서 국제연맹에 한국을 회원국으로 받아들일 것을 촉구했습니다.

이 결의문은 임시정부가 1차대전 후 전후 질서를 논의하는 파리평화회의(파리강화회의)를 전후해 한국의 독립을 인정받기 위해 유럽 무대에서 다방면으로 활동한 사실을 잘 보여주는 사료로 평가됩니다.

임시정부 파리위원부(대표 김규식)는 1919년 8월 초 스위스 루체른에서 열린 국제사회주의대회에 조소앙과 이관용을 파견해 한국의 독립을 호소한 끝에 이 같은 결의문을 채택시키는 데 성공했습니다.

만국사회당 대회 또는 국제사회주의대회는 제2 인터내셔널이 결성된 1889년부터 세계 각 나라의 사회주의 정당이나 조직의 대표들이 모여서 열린 국제회의입니다.

이번에 발견된 선언문을 채택한 루체른 대회는 제2 인터내셔널의 재건 세력이 1919년 8월 1일부터 9일까지 스위스 루체른에서 개최한 회의입니다.

당시 참가자들은 승전국들이 패전국에 지나친 희생을 강요한다면서 베르사유 조약의 내용을 비판하고, 파리강화회의에 더 많은 나라가 참여해 각자의 이익을 지킬 수 있게끔 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루체른 대회의 한국독립 결의안 채택은 임시정부의 치열한 외교전의 한 성과로 평가됩니다.

임시정부 파리위원부가 이 대회에 대표로 파견한 조소앙과 이관용은 한국사회당 명의로 8월 8일 한국독립 승인요구서를 제출했고, 한국 독립의 당위성은 특별 결의문 형태로 폐막일인 9일 채택됐습니다.

실물 자료를 처음으로 찾아낸 이장규 씨는 유럽을 무대로 전개한 한국 독립운동의 한 성과를 확인해주는 자료로, 독립을 위한 임시정부 파리위원부와 김규식 선생의 외교적 노력을 구체적으로 보여준다고 설명했습니다.

(사진=네덜란드 국제사회사연구소 소장자료,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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