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친절한 경제] "주식 수익 보장" 솔깃해서 낸 수백만 원…피해 사례 급증

<앵커>

친절한 경제부 기자 권애리 기자 나와 있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안녕하세요.) "주식 종목을 찍어드릴 테니까, 회원 가입해서 회비를 내라" 이런 권유를 받고 피해를 보시는 분들이 최근 늘어나고 있다면서요?

<기자>

이런 업체들은 주로 나한테 먼저 문자나 전화로 연락을 해옵니다. 확실하게 돈을 벌 수 있게 해 주겠다고 하면서 수백만 원짜리 연간 회비를 내고 가입하라고 권유합니다.

주로 어떤 말들로 꼬셨는지 피해자 두 분의 얘기를 같이 한 번 들어보겠습니다.

['주식투자정보업체' 피해자 : 전화가 와요. 계속. 돈 벌 수 있으니 가입 한번 해보시라고. 가입해서 손해가 날 것 같으면, 자신들은 투자자들이 많아서 '전부 다 한번에 같이 들어가서 다시 살려놓으니까 절대 적자가 안 난다'고 그러더라고요.]

['주식투자정보업체' 피해자 : 처음에 키움증권 직원이라고 그러면서, (돈을) 2배로 늘릴 수 있는 건 자신들이 책임을 지겠다고 얘길 해요. (가입 후) 계속 문자가 들어오는데, 키움증권이라고 들어오질 않고 '000투자 00'이라고 들어와요. 인터넷에 찾아봤더니 그게 있어요. 있는데, 키움증권과는 상관이 없는 거예요.]

어떤 증권사 직원이라도 당신의 수익을 무조건 2배로 불려주겠다고 장담하지 못합니다. 절대 해서는 안 되는 말입니다. 증권사 직원이 아니었기 때문에 저런 말을 거리낌 없이 하는 겁니다.

그리고 그 앞에 들으셨던 경우도 이른바 작전 세력으로 일을 한다고 대놓고 얘기를 하고 있습니다. 역시 전혀 믿을 수 없는 말일뿐더러 그것이 사실이라고 해도 큰 문제입니다.

그런데 은퇴 전후이거나 지금처럼 저금리 시기에 노후자금을 불릴 방법을 어렵게 찾고 있는 주식투자 초보자들에게는 솔깃하게 들릴 수 있는 얘기들이죠.

<앵커>

가입비나 회비도 앞서 수백만 원이라고 말씀하셨는데, 한두 푼이 아니네요.

<기자>

큰돈입니다. 그런데 확실한 수익을 보장한다면서 한 달에 수십만 원씩, 연간 수백만 원씩 받아갑니다. 방금 들으신 피해자분들도 연회비로 550만 원, 350만 원씩 내셨습니다.

이렇게 연회비를 내면 보통 문자나 메신저로 무슨 무슨 주가 좋다. 이런 식으로 정보를 보내줍니다. 그런데 이분들 찍어준 주식에서도 손해를 보셨고, "아, 이거 아니구나" 해서 남은 돈이라도 돌려달라고 했더니, 연락이 두절되거나, 위약금이 하루에 3만 원씩이라면서 오히려 협박 비슷하게 했습니다.

이런 식의 피해를 입었다는 민원이 한국소비자원이랑 서울시에 작년에 들어온 것만 무려 9천 건이 넘었습니다. 2017년과 비교하면 4배가 넘게 늘었습니다.

피해자가 너무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보니까 소비자원이랑 서울시가 이번에 공동으로 이런 업체 조심하라고 피해 예방 주의보까지 발령합니다.

가장 많이 당한 것이 50대입니다. 수백만 원 정도 융통은 할 수 있고, 노후 준비에 불안을 느끼는 연령대를 많이 공략한 겁니다. 50대 이상이 전체 피해의 60% 가까이 됐고, 40대까지 합하면 80%입니다.

그런데 이 얘기는 피해자 중에 20~30대도 20%는 됐다는 겁니다. 젊은이들이 없는 돈을 끌어모아서 믿고 가입했다가 당했습니다.

<앵커>

이런 업체를 처벌 안 하고 조심하라고 피해 예방 주의보를 내린 것 보면 이것 자체가 불법은 아닌가 봐요?

<기자>

네, 이런 것이 정확하게는 유사투자자문업이라고 합니다. 금융당국에 유사투자자문업으로 신고를 하면 돈을 받고 투자정보를 주는 영업을 할 수는 있습니다.

그런데 이것이 말씀드린 대로 신고제입니다. 신고만 하면 누구나 할 수 있는 겁니다. 심사를 받아서 자격이 가려졌다거나 허가를 해주는 게 아닙니다.

지금 이런 업체들이 전국에 2천 개가 넘고요, 인터넷 홈페이지 같은 데 들어가 보면 굉장히 그럴듯합니다.

그런데 투자 자문이라는 게 그렇잖아요. 실제로 이런 데서 돈을 주고 산 정보로 구매한 주식이 당장은 오를 수도 있습니다.

그렇다고 계속 오르라는 법은 당연히 없고, 내가 주식은 하고 싶은데 초보자니까 연간 수백만 원씩 주고 가입을 해서 문자를 받아볼 것이냐, 정말 신중하게 생각을 해야 된다는 겁니다.

일단 가입하라고 권유 전화가 온다. 문자가 온다. 그랬는데 아까 들려드린 것처럼 "무조건 수익이 난다. 우리를 믿으면 실패는 없다." 이런 식으로 말하는 곳들은 믿고 거르시면 됩니다. 해서는 안 되는 말입니다.

그리고 만약에 "그래도 난 이걸 한 번 이용해 봐야겠어." 싶어서 가입을 하신다고 하면 연회비를 내시더라도 목돈이나 현금으로 주지 말고 신용카드 할부로 결제를 하시는 것이 낫습니다. 기록에 남게요.

이 업계는 아직 표준약관 같은 것도 없습니다. 가입 해지하려고 보면 과도한 위약금을 책정해 놨는데, 가입자들이 잘 모르시는 경우가 많습니다.

소비자원에 민원을 넣으면 다른 인터넷 콘텐츠업에 준해서 상식을 벗어나는, 10%가 넘는 위약금 같은 건 떼 가지 못하게 해주긴 하지만 그 과정이 굉장히 길고 힘들고 다 못 받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니까 처음부터 신중하게 보시면 좋겠습니다.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