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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환경 비접착 라벨에 불이익…이상한 환경부 '새 기준'

<앵커>

재활용을 줄이겠다는 환경부의 새 규정, 저희가 찬찬히 뜯어보니 오히려 친환경 제품에 불이익을 주는 사례가 한두 가지가 아니었습니다.

장세만 기자가 짚어봤습니다.

<기자>

음료수 페트병의 절반 이상엔 본드를 써서 라벨을 붙입니다.

손으로는 떼내려 해도 잘 안 떨어지는 데다 본드를 없애려면 화학약품을 써야 해 환경오염을 유발합니다.

[김미자/서울 염창동 : (페트 라벨이) 잘 안 벗겨지니까 벗기지 않고 (페트병을) 배출하는 경우가 많죠. 안 벗겨지는 게 대부분이죠. 거의 90%, 100% 된다고 봐도 될 것 같아요.]

이 때문에 본드를 쓰지 않고 비닐 라벨을 수축시켜 붙이는 일본식 비접착 라벨 사용이 점차 늘고 있습니다.

손쉽게 라벨 제거가 가능하고 친환경이라 일석이조입니다.

[권기재/신지식인협회 회장 : 일본에서 나오는 제품은요. 그냥 (라벨을) 쭉 찢으면 끝이에요. 찢으면 되는 거야 그냥. 이렇게 되는 거예요.]

그런데 환경부가 지난달 17일 공개한 새 고시안은 이 비접착식 라벨에 오히려 불이익을 줬습니다.

재활용 용이성을 판단하는 등급 체계에서 비접착식 라벨은 기존엔 3등급 중 중간이었는데 개정안에선 2등급 중 하급에 포함시킨 겁니다.

하급일수록 재활용 분담금 등 음료 제조업체에 비용이 늘어납니다.

[박인식/연세대 패키징학과 교수 : 이번 고시로 보면 양잿물에 90도 이상의 형태에서 녹는 접착제를 사용해야만 좋은 제품이라고 하는 게 잘못됐다는 거죠.]

환경부는 현재 재활용 업체 공정과 설비가 본드 사용 라벨을 제거하는 시스템으로 돼 있는 현실을 고려한 판단이라고 해명했습니다.

하지만 친환경 추세로 바꿨다는 개정안이 기존 재활용 업계의 이해관계를 대변하고 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습니다.

(영상편집 : 박기덕, VJ : 신소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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