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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 경제] 평소엔 꽃병, 불나면 소화기…제도가 바꾼 풍경

<앵커>

금요일 친절한 경제, 권애리 기자와 소비 트렌드 알아봅니다. 권 기자, 어서 오세요. (안녕하세요.) 오늘(16일)은 다가오는 계절 겨울에 더 필요하면서도 상당히 재밌는 물건들을 소개해 주신다고요?

<기자>

네, 지금 그냥 영상 바로 보여드리면서 말씀드릴까 합니다. 흔하게 볼 수 있는 꽃병이죠. 장식도 할 수 있고요. 그런데 이 꽃병을 던져서 불도 끕니다.

꽃병처럼 디자인한 소화기입니다. 이걸 던지면 깨지면서 불을 끌 수 있는 소화 액체가 뿌려지는 원리인데요, 깨질 때 파편이 튀어도 위험하지 않게 설계된 플라스틱 재질이라고 합니다. 그 안에 소화액이 들어있습니다. 이중벽으로 되어있어서요.

우리가 가장 흔하게 보는 소화기는 빨간색 가정용 소화기 있잖아요. 그건 통 무게를 포함해서 5.6kg짜리인데, 이 꽃병은 1kg 정도고요. 대신 화재 진압력은 그 빨간 소화기의 40% 정도 되는 걸로 측정합니다.

최근에 한 화재보험사에서 고객상담하고 그럴 때 공짜로 나눠주자 이러고 10만 개를 만들었는데 이게 워낙 인기가 좋아서 구매 문의가 많습니다.

그래서 상품화가 고려된 적도 있지만, 앞으로도 이건 비매품이기 때문에 제가 좀 안심하고 충분히 보여드렸습니다.

이렇게 사실 기능으로는 필수품이지만 소비자들이 구입을 할 때 보통, 외관은 전혀 고려대상이 아닌 물건들 있잖아요.

소화기는 사실 그런 물건 중에서도 정말로 어디에 뒀는지 기억하고 눈에 띄면 된다는 거 외에 다른 부분은 잘 신경 쓰지 않는 물건이죠.

그런데 이런 소화기까지도 디자인 요소를 도입하는 분위기가 점점 만들어지고 있어서요. 이제 말씀하신 대로 화재를 특히 조심해야 하는 계절로 접어들고 있기도 해서 주의도 좀 환기해 볼 겸 보여드려 봤습니다.

<앵커>

그런데 아까 그런 꽃병 같은 경우에 집에 놔도 예쁠 것 같고 이렇게 디자인 개념이 들어가면 가격 차가 생기지 않을까 싶은데요.

<기자>

맞습니다. 아무래도 동종품 시장에서 보이지 않던 개성이 들어가기 시작하면 단가는 올라갑니다. 하나 더 보여드리면 이건 언뜻 보면 화사한 색깔의 보온병인데요, 이것도 소화기입니다.

그런데 이건 상품입니다. 개당 3만 3천 원이기 때문에 그 빨간 소화기보다 1만 원 정도 더 비쌉니다. 가격 차가 30% 나니까 꽤 차이가 있는 건데도 지난해 출시돼서 지금까지 2만 5천 개가 팔렸습니다.

이런 식으로 인기가 있다 보니까 이른바 디자인 소화기들이 요즘 여러 업체에서 경쟁적으로 나오고 있습니다. 이건 제도의 변화와 밀접하게 관련이 있습니다.

지난해 초부터 아파트를 제외한 모든 주택에 소화기 설치가 의무화됐습니다. 아직 잘 모르시는 분들도 있어서 이 기회에 다시 한번 말씀드리면 다세대 주택이라면 세대마다, 단독주택이라도 층마다 소화기가 없으면 구해서 비치하는 게 의무입니다.

그리고 앞으로는 차량도 5인승부터는 전부 소화기를 의무 설치하는 안이 추진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바로 이렇게 되면서 인테리어 소품으로써의 역할을 할 수 있는, 또는 최소한 주변 풍경에 튀지 않게 녹아들 수 있는 소화기에 대한 수요가 생기기 시작한 겁니다.

이건 공공장소라면 큰 단점입니다. 만약에 사무실이다. 그럼 누가 봐도 소화기인 물건이 눈에 띄게 있어야겠죠. 텀블러로 착각할 수 있는 앙증맞은 제품을 구석에 뒀다 큰일 날 수 있습니다. 빨간 소화기가 있는 게 맞습니다.

하지만 우리 집이나 차에 들어오는, 가족들만 쓰는 물건이 되고, 이른바 개인화된 소비를 추구하는 요즘 경향이랑도 맞물리면서 디자인에 대한 요구가 생기는 겁니다.

재밌는 건 예쁘게 만들려고 하다 보면 아무래도 작아지잖아요. 그런데 소화기로 역할을 하려면 소방산업기술원의 승인을 통과해야 하기 때문에 보통 이런 디자인 소화기가 무게에 비해서 소화력도 큰 편입니다.

게다가 가벼우니까 노약자들이 쓰기도 더 편해져서 자연스럽게 가정용에 더 적합하게 개발되는 경향도 보입니다.

<앵커>

디자인뿐만 아니라 편의 기능까지 갖춘 소화기도 있다고 하는데 어떤 건가요?

<기자>

네, 가정용 맞춤으로 편의 기능이 개발되고 있는데요, 지금 보시는 것도 모기 잡는 스프레이처럼 생겼지만, 소화기인데요, 주위의 온도가 갑자기 크게 오르면 음악이 나옵니다.

20도가 갑자기 오르면 나온다고 하는데요, 온도 단계별로 더 뜨거워지는데 아무 조치를 안 취하면 음악 다음에 음성, 경보음이 차례로 나옵니다.

그리고 겉모습은 그냥 보통 빨간 소화기지만, 센서가 있어서 소화기를 들면 사용법 음성녹음이 나오는 소화기도 출시됐습니다.

이건 지금 현직 소방관이 개발해서 국제특허까지 받았는데요, 역시 지난해에 출시돼서 1년 만에 3만 개 가까이 팔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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