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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 경제] 세금 낮춰 기름값 잡는다는데…실제 효과 있을까

<앵커>

친절한 경제, 목요일의 여자 권애리 기자 나와 있습니다. 권 기자, 어서 오세요, (안녕하세요.) 권 기자 다음 달 6일부터라는데 이번에 유류세가 인하되면 기름값이 얼마나 싸지는 건가요?

<기자>

네, 이번에 유류세를 낮추는 만큼 그대로 기름값에 반영이 된다고 하면 휘발유는 리터당 123원, 경유는 87원이 낮아질 걸로 추산됩니다. 기대할 수 있는 최대 인하 폭이 그렇고요. 과연 그만큼 될지는 이제부터 봐야 하는 문제입니다.

기름에 붙는 세금은 크게 두 가집니다. 수입해오는 석유의 가격이 얼마가 되든지 간에 고정된 액수를 붙이고 있는 세금과 관세처럼 석윳값에 따라서 오르고 내리는 세금입니다.

그중에서 고정된 세금, 큰 품목 세 가지를 15% 깎아주기로 한 겁니다. 그림을 통해서 좀 보여드리면요. 일단 휘발유는 교통에너지 환경세, 지방주행세, 교육세 이 3가지 세금을 합쳐서 지금 1리터당 746원씩 무조건 붙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 세금들은 휘발유가 세상에 나오는 과정에서 원가처럼 붙는 개념이라서 여기에 부가가치세가 또 10% 붙습니다.

그래서 정확하게 보면 이 세목 3가지에 소비자들이 1리터당 820원을 정액으로 내왔습니다. 여기서 15%를 깎기로 한 겁니다. 그럼 123원이 되잖아요.

그래서 유류세 인하분이 그대로 소비자가에 반영이 된다면 리터당 123원이 떨어질 거라고 정부가 얘길 한 겁니다. 경유도 똑같은 세목이 인하돼서요. 그런데 그 세목 액은 조금 다르니까 최대 87원입니다.

LPG는 세목은 다르지만, 액수 고정인 건 똑같은 세금들이 있습니다. 여기서 최대 30원 인하합니다. 이외의 부가가치세, 관세, 그리고 사실상 세금이라고 볼 수 있는 수수료들이 약간 더 있는데 이번 인하에 포함되진 않습니다.

<앵커>

이번 유류세 인하가 10년 만에 인하라는데 그 인하 폭은 그때보다 커진 거죠?

<기자>

네, 인하 폭은 역대 최대 수준입니다. 그런데 이번 유류세 인하의 효과를 좀 걱정하는 쪽에서는 2008년에 유류세를 내렸을 때 경험을 많이 얘기합니다.

세금을 낮췄던 2008년 3월부터 12월까지 기름값이 3% 더 올랐거든요. 그렇게 된 이유는 일단은 국제유가가 그 기간에 8% 또 오른 탓이 가장 큽니다.

세금을 낮춰봤자 국제유가가 계속 오르니까 효과가 잘 안 보인 거죠. 그런데 한 가지 더 생각해 볼 게 있습니다. 석유를 해외에서 사 오는 값은 국내 기름값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40% 정도고요.

기름값의 절반 이상을 아까 보신 세금들이 차지합니다. 그런데 그 세금이 10% 깎였고 석유 수입가는 8% 올랐다고 하면 정밀하게 계산하지 않더라도 소비자가는 미미하게라도 떨어져야 되잖아요.

그런데 가격이 올랐습니다. 다시 말해서 세금을 줄인 만큼이 기름값에 100% 반영되지 않았고 정유사랑 주유소 마진으로 들어간 부분이 있었다는 얘기입니다.

그래서 이번에도 휘발유는 리터당 123원, 경유는 87원 이렇게 효과를 100% 볼 수 있을까 하는 말이 나오는 겁니다.

<앵커>

보니까 이미 사놓은 기름은 소진할 때까지 내리지 않겠다. 이런 주요소도 나오는 것 같고요. 실제로 유류세 인하 가격이 반영될지는 지켜봐야 되는 거군요.

<기자>

그래서 정부가 모니터링을 하루 단위로 하겠다고 하고요. 그리고 2008년에는 알뜰주유소가 없었습니다. 2012년에 그동안 알뜰주유소가 생겼고 소비자들이 요새는 온라인으로 주변 주유소 가격을 쉽게 비교할 수 있기 때문에 10년 전보다는 그래도 더 효과가 있을 거라는 게 정부의 기대입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유류세 인하 효과가 좀 느껴질 걸로 보이는 더 큰 이유는 갑자기 딴 얘기 같지만, 지금 사우디아라비아가 국제사회에서 미움을 많이 받고 있는 탓도 큽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내년에 국제유가가 100달러까지 갈지도 모른다는 걱정이 꽤 있었습니다. 지금 80달러 선인데요, 그래서 이란이 석유 수출을 못하게 막고 있는 미국이 사우디한테 "너희가 석유생산을 대신 좀 늘려서 유가를 좀 잡아라." 이렇게 요구했는데 한 달 전까지만 해도 사우디가 이걸 거절했거든요.

그런데 이달 초에 사우디 정부를 비판해 온 언론인이 굉장히 참혹하게 살해당하는 사건이 있었는데요, 그 배후가 지금 사우디 실권을 쥐고 있는 왕세자인 것 같다는 정황이 드러나면서 국제사회에서 사우디가 여러 가지로 곤란해졌습니다.

그랬더니 지난주에 돌연 석유생산을 늘리겠다고 발표를 했습니다. 한 마디로 "사우디가 기름에 인심을 좀 써서 상황을 모면해 보려는 거 같다. 그러면 당분간은 국제유가가 크게 오를 일이 없으니까 이번에 유류세 인하한 게 시장에서 좀 보이겠다." 이런 기대가 약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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