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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 경제] "택시업계 몰락 초래" 반발…'카카오 카풀' 대체 뭐기에?

<앵커>

친절한 경제, 오늘(18일)은 권애리 기자와 함께합니다. 권 기자, 어서 오세요. (안녕하세요.) 권 기자 평소 새벽에 택시 타고 출근하는 걸로 아는데 오늘은 택시 잡기 힘들지 않았습니까? 4시부터 파업한다고 그랬는데.

<기자>

어제 고민을 많이 하다가 만약 정말 택시가 안 잡히면 이른 새벽 제시간에 나와 있을 수 없을 것 같아서 저는 숙직실에서 잤습니다.

지금 한참 출근 시간인데요, 평소 택시 이용하시거나 오늘 밤에 귀가 늦으실 것 같은 분들은 교통편을 미리 생각해 두셔야겠고요.

버스와 지하철도 평소보다 좀 붐빌 것 같습니다. 전국의 택시가 25만 대 정도인데요, 특히 그중에서도 수도권 택시 11만 대 가운데 한 7만 대에서 10만 대 정도가 내일 새벽 4시까지 24시간 파업에 동참할 걸로 보입니다.

이번 파업은 카카오가 택시와 대리운전에 이어서, 카풀 서비스 사업도 본격적으로 시작하려는 데서 촉발됐습니다.

카풀은 다 아시죠. 오가는 방향이 같을 때 아는 사람들 태워주고 하잖아요. 그런데 스마트폰 앱이 활성화되면서 "아, 모르는 사람들끼리도 카풀이 되겠다"는 아이디어가 나온 겁니다.

카카오택시를 잡을 때 처럼 앱으로 근처에 사는 사람들이 서로 연결이 되면 태워주는 사람이 같은 방향으로 가면서 돈을 받는거죠.

이미 2년 전부터 우리나라에도 이런 앱이 있었습니다. 지금까지 3개가 있었는데, 가입자가 100만 명 정도 됩니다.

이미 아시는 분들이 많다고 봐야겠는데요, 같은 거리면 택시보다 2~30% 정도 저렴한 편입니다.

그런데 카카오가 이 중에 한 회사를 인수하고 본격적으로 카풀앱 사업을 하기로 하면서 택시 업계가 강력하게 반발하기 시작한 겁니다.

<앵커>

택시업계 입장에서는 안 그래도 힘든데 손님 다 뺏어갈 거다. 이런 불안감이 있는 거잖아요?

<기자>

네, 그런데 여기서 예상하는 바가 서로 좀 다릅니다. 일단 카카오 측의 주장은 새 카풀 서비스는 택시를 타고 싶은 사람이 택시보다 훨씬 많은 출퇴근 시간대에만 사용할 거다. 그래서 택시업계에 큰 위협은 되지 않을 거란 겁니다.

지금 보시게 되는 표가 카카오가 지난 1년 동안 카카오택시를 운영하면서 모은 택시랑 승객의 하루 수요 흐름을 분석한 표인데요, 노란 선이 기사들이 콜을 승낙하는 수고, 파란 선이 승객의 흐름입니다.

이 자료대로라면 확실히 일반적인 출퇴근 시간과 심야에만 택시를 잡는 사람이 급격히 늘었다가 줄죠. 반면에 택시 운행 수는 거의 종일 일정합니다. 그래서 우리가 급할 때 택시가 잘 안 잡히는 게 이런 이유에서라는 겁니다.

게다가 이건 평균치고 폭설이나, 폭우 올 때처럼 택시 수요가 급증할 때, 누구나 택시를 타고 싶어 할 때는 그만큼 운전도 어려우니까, 택시 운행이 줄어드는 경향이 더 뚜렷했습니다.

카카오의 입장은 이렇게 수요가 훨씬 넘칠 때 카풀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으면 승객 선택의 폭이 넓어진다는 겁니다. 현행법은 영업면허 없는 사람이 아무나 운전으로 돈을 벌지는 못하게 하거든요.

그래서 "출퇴근 카풀이라면 돈 받는 걸 허용한다"는 예외조항이 있고, 기존의 앱들도 이걸 근거로 운영을 해온 건데 여기에 준해서 앞으로도 사업을 하겠다는 얘기입니다.

<앵커>

카카오 입장을 잘 들었고요. 택시업계는 뭐라고 하나요?

<기자>

택시업계는 아무리 그렇다 하더라도 결국에는 택시업계의 몰락이 초래될 것이다, 초과 수요 해결에서 안 그칠 거란 거죠.

택시 운행이 전국적으로 하루에 540만 건 정도 됩니다. 그런데 만약 카풀 앱을 하루 200만 명만 쓴다고 해도 타격이 클 거라는 계산이죠.

게다가 이게 진짜 출퇴근 카풀인지 잡아내기가 사실상 어렵다는 것도 업계가 불안해하는 이유입니다.

세계적으로 이제 많이 사용하는 차량공유 서비스 우버 많이 들어보셨을 겁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일부 서비스 빼고는 여전히 불법이어서 못 쓰고 있습니다.

실제 뉴욕 같은 경우는 이 우버 사용이 늘면서 길에 차가 늘어서 정체가 심해졌고요. 무엇보다 택시산업의 타격이 굉장히 뚜렷했습니다.

그래서 얼마 전에 공유 차량을 당분간 늘리지 않겠다고 결정하기도 했고 유럽에서 가장 우버를 많이 쓰는 런던도 지금 우버를 약간 퇴출시키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기도 합니다.

소비자의 편의나 기술의 발전을 생각할 때 법으로 이런 흐름을 막는 게 오래 갈 순 없다는 의견이 많습니다.

그런데 반대로 많은 기사들의 생계가 실제 어려워질 텐데, 규제를 푸는 게 그만큼의 사회적인 이익이 있겠느냐는 의견도 있고요.

이번 파업 이후에 어떤 분위기가 우세해지든 산업 지형도가 결국은 조금씩 변할 것이 불가피해 보이는 지점이 많습니다. 그런 지점들에서 기존 산업의 충격을 줄이는 방법을 모색하는 게 당국이 해야 할 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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