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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 경제] 고용 쇼크에 발목 잡힌 '일자리 정부'…돈 풀기 효과 볼까

<앵커>

친절한 경제 경제부 한승구 기자와 함께합니다. 한 기자, 어서 오세요. (안녕하세요.) 지난주에 저희가 고용지표를 눈여겨봐야 한다는 얘기 누차 했었는데 결국, 너무 안 좋게 나왔어요. 주말에 사이에 난리가 났죠?

<기자>

네, 난리가 났습니다. 성장률이 3%가 된다 안 된다도 중요하지만, 이건 사실 내가 먹고사는 문제하고는 관련이 없을 수도 있습니다.

기업이 돈을 많이 벌어도 그 돈이 시중에 충분히 도느냐, 그리고 그 기업이 사람을 많이 뽑을 수 있는 업종이냐는 또 다른 문제이니까요.

그런 면에서 고용지표가 중요하다는 말씀드렸었는데, 며칠 사이 보도가 많이 나왔으니 자세한 숫자는 말씀 안 드리겠습니다만, 7월 신규 취업자 수가 작년 기준으로 사실상 제자리 수준이었죠.

정부가 올해 목표를 월평균 32만 명으로 잡았다가 지난 달에 18만 명으로 확 낮췄는데 이제는 이것도 어려워 보입니다.

경제는 심리라고 하잖아요. 앞으로 좋아질 거라고 생각해야 기업도 투자 늘리고 사람들도 돈을 쓰는 거고, 반대로 생각하면 돈을 움켜쥐고 움츠러들면서 경제는 더 안 좋아집니다.

그래서 정부는 경제가 안 좋다는 얘기를 쉽게 잘 못 합니다. 정부가 그런 얘기를 하는 거 자체가 안 좋은 메시지를 주니까요.

저희가 경제 기사를 전해드리는 입장에서도 늘 조심스러운 부분인데 금요일에 지표가 나오자마자 부총리가 휴가에서 복귀하고 일요일에 당·정·청 회의를 했다는 건 그만큼 심각하다는 얘기입니다.

<앵커>

취업자 수 증가 폭이 늘지 않았다. 이게 왜, 쉽게 얘기해서 증가를 하기는 했는데 많이 증가하지 않았다는 건데, 왜 안 좋은 건가요, 이게?

<기자>

경제 규모가 사실상 멈춰있다는 얘기입니다. 어차피 졸업하고 새로 취업 시장에 쏟아져 나오는 사람은 있으니까요.

<앵커>

그렇죠. 그러니까 생산 가능 인구는 늘어나는데 그만큼 취업자 수는 늘어나지 않는다. 이 얘기인 거죠? (그렇습니다.) 어쨌든 논의 끝에 대규모 재정을 투입하기로 했는데 돈만 푼다고 해서 나아진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그렇죠?

<기자>

이 시점에서 정부가 당장 발표할 수 있는 게 그것밖에 없으니까요. 구체적으로 어떤 분야에 얼마큼 쓰일지는 앞으로 조금 지켜봐야 되겠습니다만, 효과가 있는 부분도 있을 겁니다.

물론 "예산으로 일자리 늘리는 게 얼마나 가능하겠냐, 지속 가능한 거냐."하는 비판이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만, 또 한 가지 따져볼 것은 시간과 타이밍입니다.

예산 효과는 당연히 당장 안 나오죠. 그런데 고용지표는 앞으로 매달 나옵니다. 지표가 당장 좋아질 가능성이 거의 없는 상황에서 정부는 매달 이런 부담스러운 논란을 버텨야 된다는 얘기입니다.

그런 면에서 봤을 때 지금 논란이 아쉬움이 많은데 인구구조 변화나 제조업 구조조정이 그렇게 큰 요인이라면 지표 안 좋게 나온 다음에 해명을 할 게 아니라 미리 목표에 반영하고 설명을 했어야죠.

최저임금도 이제 영향을 더 면밀하게 따져보겠다고 합니다. 그런데 영향이 좋고 나쁨을 떠나서 이미 내년도 최저임금은 결정이 돼있는 상태고요. 발표와 대책, 효과가 뭔가 타이밍이 안 맞고 매끄럽게 안 돌아가는 것처럼 보입니다.

경제에 심리가 중요하니까 정부가 부정적인 면은 얘기하기 어려웠을 것도 같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혼란스럽고 불확실한 상황이 만들어지는 건 경제에 더 안 좋은 신호입니다.

<앵커>

이번 주에도 중요한 경제 관련 정책 발표가 예정이 돼있죠?

<기자>

네, 자영업자 대책이 나옵니다. 우리나라 자영업자 비중이 선진국보다 2배 이상 높은데요, 이게 고용이 불안정한 상황에서 자영업이 우리 경제 일종의 완충지대 역할을 하는 상황이거든요.

여기가 힘들어지면 그야말로 대량 실업 사태가 벌어질 수도 있습니다. 지금 음식점이 열 군데 문 열면 아홉 군데는 문을 닫습니다. 이렇다 보니까 카드 수수료나 임대료 같은 부분에서 지원책이 나올 것 같고요.

또 한 가지 목요일에 가계 소득 관련 조사가 나옵니다. 이것도 1분기에 너무 안 좋았습니다. 하위 40% 소득은 역대 최대로 줄고, 상위 20% 소득은 반대로 역대 최대로 늘었습니다. 격차가 15년 만에 가장 많이 벌어졌습니다.

대통령까지 나서서 "매우 아픈 지점이다."라고 얘기했던 바로 그 통계입니다. 이게 2분기 수치가 나오는 건데 어떻게 나오느냐에 따라서 지금의 논란에 하나가 더 얹어질 가능성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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