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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 경제] 냉면값이 너무해…6년 만에 제일 많이 올랐다

<앵커>

생활 속 친절한 경제, 권애리 기자 나와 있습니다. 권 기자, 어서 오세요. (안녕하세요.) 요즘 외식비 상승세가 만만치 않은데 특히 저는 냉면값이 너무 비싸진 거 아닌가 이런 생각이 들어요.

<기자>

네, 올해 여러 품목의 가격이 들썩이고 있는데 그중에서도 말이 가장 많이 나오는 외식 품목 하면 단연 냉면입니다. 지난해 8월에 서울에서 평균 8천 원을 갓 넘는 걸로 조사됐던 냉면이 지난달로 8천800원을 넘었습니다.

계산이 바로 나오죠. 1년 만에 서울 냉면값은 10% 가깝게 오른 겁니다. 보통 냉면 가격이 9월부터 12월 사이에는 비슷하게 유지가 되다가 해가 바뀐 뒤에 4, 5월 지나면서부터 슬그머니 여름을 대비해서 오르고 그러고 나서 여름 맞는 식이거든요.

그런데 올해는 사실 한겨울인 1월부터 심상치 않긴 했습니다. 그러다가 전국적으로 보면 4월부터 한 달도 빠짐없이 4% 이상씩 오르면서 말 그대로 고공행진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올 6월에 6년 3개월 만에 가장 높은 폭으로 4.5% 올랐고요. 7월에도 추세가 비슷했습니다.

<앵커>

평균 8천800원이나 하는데 서울의 어지간한 유명 냉면 전문점 가면 8천 원짜리 냉면 보기 힘들거든요. 체감되는 것과 거리가 있는 것 같은데요.

<기자>

좀 그렇죠. 이게 집에서 요새 많이 드시는 간편식 냉면 같은 반조리식품 같은 식품 포함한 가격도 아니고 정말 외식비만 따졌을 때 그렇게 얘기를 하거든요.

그런데 이 평균가는 어떻게 계산을 하는 건가 들여다보면 일단 현재 전국에서 가장 비싼 냉면이 순면 100%짜리 1만 7천 원짜리인데, 이런 건 아예 계산할 때 전혀 포함하지를 않습니다.

이런 건 특별주문해서 먹는 걸로 보는 거고 대표성을 띠는 평범한 물냉면 한 그릇이 기준입니다. 각 지역마다 이걸 보는 냉면 전문점이 있습니다.

이것도 팔고 저것도 팔고 하는데 냉면도 같이 파는 집, 이런 데 말고 전문점의 가격을 보는데요, 우리 지역의 그런 대표 가게는 어딘가, 이건 통계청 비밀인데 그 지역에서 인기도가 중요한 척도이기는 합니다.

냉면은 이 대표가게가 전국적으로 148곳이 있고요. 서울만 놓고 보면 13곳입니다. 강남, 서초 묶어서 딱 한 곳 있습니다. 거의 2개 구에 한 가게씩 비밀 대표가 있는 겁니다.

그리고 이달에 가격을 올리기는 했는데 그런 만큼 면을 고급으로 바꿨다. 고명을 추가했다. 이렇게 질적으로도 변화가 있었다고 납득이 되면 그런 부분을 감안해 줍니다.

그리고 지금 서울 다음으로 냉면 비싼 곳이 부산인데요, 부산도 평균 8천700원대로 서울과 별 차이 없거든요. 그럼 부산은 밀면이 인기잖아요. 그럼 밀면 값인가 보면 그렇지 않습니다.

부산 명물은 밀면이어도 부산의 냉면값은 그냥 평양냉면과 함흥냉면의 대표 가게로 셈하는 거고요. 밀면은 아예 외식비 물가 볼 때 안 보는 품목입니다.

마찬가지로 각 지역 명물로 보면 강원도와 충청도의 막국수라든지, 경기도 초계 국수 이런 게 인기잖아요. 다 냉면의 형제들인데 이런 것들도 외식비를 고려할 때는 고려하지 않습니다.

<앵커>

아무튼 냉면값이 이렇게 유난히 두드러지는 건 올해가 굉장히 특수한 경우인 거죠?

<기자>

다들 외식비 오른다고 하지만 냉면이 올해는 특별하죠. 특히 1차 남북 정상회담 때 냉면이 마치 세 번째 주인공처럼 화제가 되고 나서 해마다 여름이면 인기 냉면집들 앞에 늘어서는 줄을 서는데 그게 올해는 4월부터 시작됐습니다.

그리고 이 폭염도 인기에 한몫하는 걸로 보이고요. 그 외에는 냉면만큼은 아니지만, 올해 짜장면을 빼고 다른 외식비들이 다 올랐는데 그런 품목들과 가격상승 이유를 비슷하게 봅니다.

일단 재료 값, 냉면은 지금 주재료 중에서 메밀과 계란을 제외하고 고구마, 무, 배추, 오이 다 가격이 지난해 여름이나 최근 5년 동안의 평년보다 훨씬 높습니다.

최근의 인건비 상승 압력도 분명 영향을 미치는 걸로 보이고요. 또 하나 간접적 요인으로 보는 것은료. 지난해 자영업 폐업률 사상 최고였고요. 올 상반기에는 음식점이나 술집에서 일하다가 본인이 원하지 않았는데 이직한 사람이 집계를 시작한 2009년 이후에 가장 많았습니다. 그러니까 지금 한계에 다다른 가게들은 어느 정도 문을 닫았다고 보는 겁니다.

이게 경쟁이 강할 때는 가격을 올리고 싶어도 못 올리지만, 지금 남은 가게들은 여러 가지 가격 상승 요인이 있는 상태에서 좀 조정 여력이 있지 않나 하는 분석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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