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서울 근교에 있는 일부 수영장들이 허가도 받지 않고 계곡물을 멋대로 끌어다 쓰고 있습니다. 수질 검사도 뒷전인데, 이거 잘못된 거 아니냐고 물었더니, 황당한 대답이 돌아왔습니다.
백운 기자가 현장취재했습니다.
<기자>
주차장 한 켠에 계곡물을 끌어들이는 수도꼭지가 보입니다.
그 앞 고무대야 안에 양수기가 설치돼 있는데 양수기 호스를 따라가 보니 그 끝이 야외 수영장에 연결돼 있습니다.
계곡물을 끌어다 수영장을 채우는 겁니다.
[산에서 나온다니까, 물이.]
수영장 물은 사용 전에 지자체의 수질검사를 거쳐 허가를 받아야 합니다.
이 수영장은 사전 수질 검사를 받지 않았다면서도 쓰면서 약품 처리를 하니 문제 될 것 없다고 하고 있습니다.
[수영장 직원 : 옛날엔 다 개천물 가지고 했어요. 거의 90%가 다 ( 그랬어요.) (그건 잘못된 거죠?) 아니지. 저 물을 갖고 수영장에서 손님이 수영할 수 있게 만드는 게 기술자야. (약품 타서?) 그렇지. 그게 수영장 전문가라 이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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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처 다른 수영장을 가봤습니다. 화장실 근처에 지하수를 끌어올리는 관정이 숨어 있습니다.
이 수영장은 지자체의 허가를 받지 않고 개장 직전 이 지하수를 끌어다 써 300여만 원의 벌금을 물었습니다.
[수영장 직원 : 수돗물이 아까우니까 그거(하천물)로 청소를 하려 했더니 시청에서 왔더라고요. (저쪽 뒤에도 (무허가) 지하수가 하나 더 있지 않나요?) 그걸 폐쇄를 했어요. 시청에서 나와서.]
그러자 이번엔 하천물로 수영장을 채웠다가 적발되기도 했습니다.
이 수영장은 신고조차 안 된 시설이어서 경찰에 고발 조치까지 됐는데도 배짱 영업을 하는 겁니다.
취재진이 이 지역의 야외 수영장 7곳을 둘러봤더니 수질 관리를 위해 반드시 설치해야 할 순환여과기가 있는 건 2곳뿐이었습니다.
여름 한철 돈벌이를 위해 위생과 안전은 나 몰라라 하는 배짱 영업이 근절되지 않고 있지만 지자체의 대응은 무력하기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