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일 기록적인 폭염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지난 1일에는 강원도 홍천이 41도, 서울이 39.6도까지 치솟으며, 우리나라에서 기상 관측을 시작한 이후 가장 더운 날로 기록됐습니다. 특히 일반인보다 체온 조절 기능이 떨어지는 노약자나 질병을 앓고 있는 환자들에게는 뜨거운 햇빛과 숨이 턱턱 막히는 열기가 더욱 위험할 수밖에 없는데요. 이런 날씨에는 평소 사용하던 의약품도 관리에 신경을 써야 합니다.
정해진 용량과 용법을 지켜 복용해야 하는 약품이 변질되면, 약의 효능이 떨어지고 부작용을 일으킬 수도 있습니다. 실제로 당뇨 환자들에게 처방되는 인슐린 주사제의 경우, 2주 넘게 32도에서 보관했더니 혈당치 감소 폭이 14% 정도 줄어들었다는 동물실험 결과도 있습니다. 약의 효능이 떨어진 사실을 모른 채 계속 투여하다 보면, 환자가 위험에 처할 수도 있는 겁니다.
피부에 문제가 생겨 바르는 크림이나 연고는 햇빛, 온도, 습도에 특히 민감한 약품입니다. 무좀이나 지루성피부염에 처방되는 크림형 약품은 강한 빛과 습기로 인해 변질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1~30도 사이 실온이 유지되면서 해가 들지 않는 곳에 보관해야 합니다.
연고의 경우, 별도의 보관법이 쓰여있지 않다면 15~25도 상온에서 보관해야 합니다. 튜브형 용기에 담긴 연고는 사용한 뒤 뚜껑을 잘 닫고, 개봉 후 6개월이 지나면 폐기 처분하는 것이 좋습니다. 만약 약국에서 연고를 다른 케이스에 덜어줬다면 30일 이내에 사용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시럽 제제는 처방받을 때 의료진에게 용법을 꼭 확인하고, 날짜를 기록해 보관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만약 시럽 형 약품의 유효기간을 확인하지 못했다면 최대 2주 정도 보관하는 것이 적절합니다. 미국약전은 물을 함유하고 있는 내복약에 대해 정해진 유효기간이 없는 경우, 서늘한 온도에서 보관을 시작 한 뒤 14일 이내에 복용하라고 권고하고 있습니다.
천식 등의 치료에 사용되는 흡입용 기관지 확장제 역시 고온에 장시간 보관하면 위험합니다. 폭발의 위험성이 있는데다, 흡입할 때 우리 몸으로 전달되는 약물의 양이 줄어들 가능성도 있습니다.
만약 적절한 보관 장소를 찾지 못해 잠시 냉장고를 활용하고 싶다면, 약품을 지퍼백에 넣어 음식물로 인한 습기에 노출되지 않게 해야 합니다. 또 주기적으로 약을 먹는 경우, 종종 차 안에 약을 보관하는 분들도 많은데요.여름철 자동차를 실외에 주차해두면 내부 온도가 70도를 넘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이는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의약품은 안전한 효능을 위해 포장에 명시된 보관방법이나 의료진의 안내를 따르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약국에서 포일로 포장한 약을 처방했다면, 햇빛이나 습기에 민감한 약일 가능성이 크므로 개봉해 다른 곳에 옮겨 담기보다는 그 상태로 직사광선을 피해 보관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기획·구성: 송욱, 장아람 / 디자인: 감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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