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다리' 역 C자로 움직일 듯…폭염 꺾는 효자 태풍 될까?

<앵커>

최근 발생했던 태풍 '마리아'와 '암필'의 이동 경로 한번 보시겠습니다. 한반도 쪽으로 오는가 싶더니 모두 중국 쪽으로 방향을 틀었습니다. 폭염을 가져온 북태평양고기압에 밀려서 방향을 바꾼 겁니다. 이번에는 괌 부근에서 태풍 '종다리'가 올라오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큰 피해 없이 불볕더위만 식혀줄 수 효자 태풍이 될 수 있을까요.

안영인 기자입니다.

<기자>

인공위성에서 찍은 제12호 태풍 '종다리' 입니다. 괌 북쪽 해상에서 북동쪽으로 이동 중인데 토요일에 방향을 북서쪽으로 틀어 일본을 관통한 뒤 일요일 동해상에 도착할 전망입니다.

일반적인 태풍의 진로 영어 'C'자 형태와는 정반대로 움직일 것으로 예상되는데 왜 그럴까. 종다리는 현재 북태평양 고기압이 약해진 지역을 따라 북상 중입니다.

중위도에 올라오면 다시 북태평양 고기압에 가로막히고 상층의 저기압성 소용돌이까지 만나 왼쪽으로 방향을 틀 것으로 예상됩니다.

[우진규/기상청 예보분석관 : 태풍의 이동 경로에 상층 저기압성 소용돌이가 맞물리면서 이례적으로 중위도권에서 서진하게 되는 경향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관심은 태풍이 폭염을 조금이라도 식힐 수 있느냐 하는 겁니다. 역대 가장 더웠던 지난 1994년에는 태풍 월트가 폭염을 잠시 식힌 적이 있습니다.

그러나 종다리가 그럴 가능성은 낮다는 게 기상청의 분석입니다. 일본을 관통하면 급격히 세력은 약해지게 되고 동해상에서 태백산맥을 향해 부는 동풍은 오히려 서울 등 서쪽 지방 기온을 올릴 수도 있다는 겁니다.

특히 무더위가 7월보다 8월에 기승을 부린다는 점을 감안하면 태풍 종다리가 폭염을 식혀줄 '효자 태풍'이 되지는 못할 것으로 보입니다.

(영상편집 : 박정삼, VJ : 오세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