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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 경제] 속속 문 닫는 대형마트들…손님 끌기 전략 통할까

<앵커>

친절한 경제 오늘(2일)부터는 어떻게 먹고, 마시고, 입을 것인가 똑똑한 소비 방법을 경제부 한승구 기자와 알아보겠습니다. 한 기자, 어서 오십시오. (안녕하세요.) 저희 가족들도 대형마트 간 지가 꽤 됐는데요, 실제로 문을 닫는 대형마트들이 생겨나고 있다고요?

<기자>

네, 정말 동네마다 마트가 생기던 때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지난주만 해도 인천 부평하고 대전에 있는 한 곳이 문을 닫았습니다.

<앵커>

그만큼 장사가 잘 안된다는 얘기겠죠? 당연히.

<기자>

결국에는 그렇죠. 대형마트 매출이 예전 같지 않은 겁니다. 산업통상자원부 자료를 보면요, 2014년부터 벌써 4년 전인데 대형마트 매출은 한 번도 오른 적이 없습니다.

한창 많이 하락하다가 최근엔 하락 폭은 좀 줄었는데 이게 어차피 전년 대비거든요. 잘 나갈 때보다 많이 떨어졌고 지금은 그 수준에서 간신히 유지만 하고 있다. 이렇게 볼 수 있는 거죠.

그런데 어차피 사람들이 장도 보고 물건은 사야 되는데 그럼 다 어디로 간 거냐, 전부 온라인쇼핑과 편의점으로 옮겨갔습니다.

여기는 매년 두 자릿수 매출 성장을 이어가는 중입니다. 이런 추세는 일시적인 게 아니라 큰 흐름에서 가고 있다 이렇게 볼 수 있는 거죠.

<앵커>

제 아내를 비롯해서 주변을 보면 다 인터넷으로 뭔가를 구매하고 있는 것 같고요. 특히 혼자 사시는 분들은 편의점에서 장을 보는 경우가 많아졌어요.

<기자>

네, 요새는 단순히 라면 사고 음료수 사는 이런 수준이 아니라 반찬이나 신선식품까지도 파니까요. 곰곰이 생각을 해보면 마트에서 파는 상품들은 대체로 대용량입니다.

90년대 후반부터 마트가 생기기 시작해서 2000년대 들어 본격적으로 늘기 시작했는데 이때 타깃이 4인 가족이었습니다. 갖다 놓는 제품들 자체가 4인 가족 기준으로 맞춰져 있었다는 얘기입니다.

그런데 요새는 혼자 살거나, 아이를 안 낳거나, 낳아봐야 하나만 낳거나 하니까 4인 가족을 보기가 오히려 어려워졌죠.

그래서 뒤늦게 1, 2인 가구용 소포장 제품들도 많이 내놓긴 했는데 기본적으로 한 번에 장을 많이 볼 필요가 없으니까, 차 몰고 굳이 마트까지 갈 필요가 없는 겁니다.

거기다 요새는 배송이 워낙 잘 돼 있으니까 무거운 건 그냥 인터넷으로 주문하고 직접 사야겠다 싶은 건 편의점으로 가는 거죠.

거기다가 근로시간 단축이 시행됐잖아요. 여기 맞춰서 대형마트들이 올해 들어서 대부분 폐점 시간을 한 시간씩 당겼습니다.

그러면 원래 밤에 장 보던 사람들이 다른 시간에 마트에 갈 거냐, 물론 그럴 수도 있지만 생활 패턴 상 그 시간에 갈 수밖에 없었던 사람들도 분명히 있거든요. 이 분들은 아까 말씀드린 대로 온라인이나 편의점으로 넘어가는 거죠.

<앵커>

결국에 온라인으로 물건을 사 봤더니 실제로 내가 눈으로 가서 직접 보고 고른 거와 큰 차이가 없다. 이런 부분들이 학습이 됐기 때문에 온라인 매출이 점점 늘어나는 것 아니냐 싶기도 하고요. 또 누가 먼저라고 할 것도 없이 이런 소비자들의 변화, 그리고 제도의 변화가 동시에 일어났다. 이렇게 볼 수 있는 거겠죠?

<기자>

그렇습니다. 그런데 대형마트들 입장에서는 사실 대량으로 물건들을 구매할 때 오는 그 구매력, 그다음에 유통망 같은 것들이 사실 가장 중요한 자산이거든요. 그래서 홈플러스는 더 대용량, 코스트코 같은 창고형 매장을 도입하고 있고요. 여긴 더 싼 가격으로 승부를 보겠다는 거겁니다.

이마트와 롯데마트는 일단 집에만 머무는 손님을 밖으로 끌어내서 붙잡아 두자는 쪽으로 전략을 짰습니다. 이마트는 1천 원짜리 과자, 소품부터 수백만 원짜리 명품까지 한 곳에 몰아놓은 잡화점을 열었는데요, 그것도 예전 마트처럼 쫙 정리해서 진열하는 게 아니라 일부러 어지럽게 배치를 해서 돌아다니는 재미를 주겠다 이런 얘기입니다.

최근에 문을 여는 롯데마트는 1층에 누구나 와서 쉴 수 있게끔 휴게 공간을 만들었습니다. 예전 같으면 여기에 매장을 입점시켜서 장사를 했겠죠. 그런데 이제는 일단 와라, 온 김에 쇼핑도 하고 가라 이런 개념인 거죠.

이제 이런 전략이 먹힐지는 좀 두고 봐야 됩니다. 와서 최소 5~6만 원 이상씩은 물건을 사야 결국은 어느 정도 남는 거거든요. 사람들이 오게 하는 것과 실제 지갑을 열 수 있게 하는 건 또 다른 문제입니다. 밥만 먹고 가거나, 진짜로 구경만 하다 갈 수도 있으니까요. 어쨌든 소비자들한테는 여러 가지로 따져 볼 만한 선택지가 더 생기는 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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