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민포용 정책을 둘러싸고 집권당 내에서 내홍을 겪고 있는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지난 주말 유럽연합 이웃 국가들에 도움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은 난민 정책으로 연립정부가 붕괴할 위기에 몰린 메르켈 총리 측이 EU 회원국을 거쳐 자국에 입국하려는 난민들을 해당 회원국이 다시 받아들일 용의가 있는지 의사를 타진했다고 전했습니다.
메르켈 총리 측근들은 오스트리아, 그리스, 이탈리아, 불가리아 정부와 EU의 집행부 격인 EU 집행위원회와도 의견을 교환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은 전했습니다.
메르켈 총리가 이끄는 기독민주당의 자매 정당인 기독사회당 대표 호르스트 제호퍼 내무장관이 EU 내 다른 국가에 이미 망명신청을 한 난민의 입국을 거부하는 정책을 추진한 게 발단이 됐습니다.
제호퍼 장관은 지난주 초 이런 내용의 난민 정책을 발표할 예정이었지만, 메르켈 총리의 반대에 부딪혀 뜻을 이루지 못했습니다.
이에 제호퍼 장관은 기독사회당 지도부 논의에서 정책을 강행하기로 결정될 경우 메르켈 총리의 의견을 무시하고 즉각 난민들을 돌려보낼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이럴 경우 메르켈 총리는 제호퍼 장관을 경질하고 결국 기독사회당과도 대연정이 깨질 수밖에 없어 사실상 의회 과반 지위를 잃게 될 가능성이 큽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메르켈 총리가 독일의 남쪽에 자리한 EU 이웃국에 도움을 요청한 것은 제호퍼 장관이 이들의 반발에 부딪히지 않고 계획한 대로 난민 정책을 추진하도록 허용하기 위해 외교적 보호막을 치려는 것으로 분석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