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애플이 아이폰X 판매 부진 등을 이유로 삼성 측에 스마트폰용 올레드 디스플레이 패널의 가격 인하를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업계와 외신 등에 따르면 애플은 최근 삼성디스플레이에 중소형 올레드 패널 가격을 대당 100달러로 낮춰달라고 요청했습니다.
이는 지난해 평균 공급가격인 110달러보다 약 9% 낮은 것입니다.
인하 요구의 이유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으나 아이폰X의 판매 가격을 낮추기 위해서는 제조원가의 3분의 1가량을 차지하는 올레드 패널 구매가격을 떨어뜨려야 한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추정됐습니다.
아울러 중국 디스플레이 업체들이 올해 중소형 올레드 패널 양산에 속속 돌입하고 있다는 점도 강조하면서 압박을 강화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와 관련해 업계에서는 애플이 '삼성 탈피 전략'을 사실상 포기하면서 가격 인하 압력으로 선회한 것이라는 해석을 내놓고 있습니다.
다른 디스플레이 패널 생산업체들이 아직 기술과 생산능력 측면에서 삼성디스플레이를 따라잡지 못하는 상황에서 섣불리 공급처 다변화를 시도할 경우 자칫 아이폰 생산에도 차질이 발생할 수 있다고 보고 전략을 바꿨다는 것입니다.
실제로 월스트리트저널은 최근 "애플이 올레드 패널의 제2 공급업체로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던 LG디스플레이가 제조상의 문제로 올가을 새 아이폰 출시에 맞춰 물량을 공급할 수 없게 됐다"면서 "라이벌 삼성에 대한 의존을 줄이기 위한 애플의 노력이 장애물이 부딪혔다"고 보도했습니다.
업계 관계자는 "애플은 올해 삼성디스플레이로부터 약 1억 대의 올레드 패널을 구입한다는 계획"이라면서 "스마트폰 등에 사용되는 중소형 올레드 패널 시장에서는 사실상 삼성디스플레이가 독점 체제를 유지하고 있어 당장 애플이 삼성과 공급계약을 끊는 것은 어렵다"고 말했습니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인 IHS마킷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기준으로 중소형 올레드 디스플레이 시장에서 삼성디스플레이는 95.1%의 점유율로, 점유율 2.7%인 LG디스플레이와 0.8%인 중국 에버디스플레이 등을 압도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