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운명의 담판 상대인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향해 '매우 훌륭하다'고 '극찬했습니다.
지난해 '리틀 로켓맨'이라고 조롱하는 등 두 사람 사이에 말 폭탄이 오갔던 것에 비하면 180도 달라진 태도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자리에서 북미 정상회담 개최에 대해 "우리는 매우 좋은 논의들을 하고 있다"며 기대감을 표한 뒤 김 위원장에 대해서는 "우리가 보고 있는 바에 근거할 때 매우 많이 열려 있고 매우 훌륭하다"고 말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사용한 '훌륭한'(honorable)이란 말은 상대에 대한 존경, 예우를 담은 표현으로, 통상 '명예롭다'는 의미를 내포한 극찬의 의미로 쓰입니다.
이후 공동 기자회견 때 한 기자가 트럼프 대통령의 이 발언을 콕 집어 '주민을 굶겨 죽이고 가족 구성원을 죽였다는 비난을 받는 사람에게 이런 표현을 쓴 게 무슨 의미냐'고 질문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즉답을 피한 채 "나는 우리가 북한과 '매우 많이 열려있고 훌륭한' 방식으로 협상하길 희망한다"고 답해 말을 돌렸습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8일 트위터 글을 통해 부활절 주말(3월31일∼4월1일) 극비리에 방북한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 내정자와 김 위원장의 면담을 거론, "훌륭한 만남"이라며 "면담은 매우 순조롭게 진행됐고 좋은 관계가 형성됐다"고 호평한 바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날 발언을 두고 워싱턴포스트(WP)는 "'리틀 로켓맨'에서 급격하게 달라진 큰 변화로, 최근 북미 간 긍정적 움직임에서 나온 것"이라고 평가했고, CNN방송은 "트럼프 대통령은 왜 그렇게 표현했는지에 대한 자세한 설명을 피했다"고 꼬집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7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화성-14호' 시험발사에 맞서 8월 초 '화염과 분노'(fire and fury)를 경고하며 군사옵션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았습니다.
이에 맞서 북한 정권은 '괌 주변에 대한 포위사격'을 운운하며 맞불을 놓았고, 트럼프 대통령은 9월 유엔총회 기조연설에서 김 위원장을 '로켓맨'으로 칭하며 "'자살임무'(a suicide mission)를 하고 있다"며 원색적으로 비난했습니다.
이에 맞서 김 위원장은 이례적으로 직접 발표한 성명에서 '노망난 늙은이'(dotard), '불망나니', '깡패' 등의 표현으로 트럼프 대통령을 비난했고, 이후 트럼프 대통령은 어린 사람을 얕잡아 보는듯한 '리틀'(little)이라는 단어를 붙여 김 위원장을 '리틀 로켓맨'으로 부르기 시작했습니다.
지난해 11월에는 '정신병자'를 뜻하는 "병든 강아지"(a sick puppy)라고 부르며 김 위원장을 조롱하기도 했습니다.
벼랑 끝에서 벌어진 두 사람 간 인신공격성 설전은 올해 초 핵 단추 크기 경쟁으로 정점으로 치닫는듯하다가 급격한 해빙 무드를 맞아 중단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