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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범주의 친절한 경제] "마스크도 패션 아이템"…미세먼지가 바꾼 트렌드

<앵커>

친절한 경제, 권애리 기자와 소비자 트렌드 알아보겠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안녕하세요.) 어제(4일) 간만에 날씨가 하늘이 좀 파란 게 보이는 봄 날씨 같은 날이었어요. 드디어 이제 미세먼지가 사라진 것 같은 그런 날이었는데 그래도 또 오겠죠. 미세먼지 때문에 패션도 많이 모양이 바뀌고 있다고요?

<기자>

네, 사실 옷 입는데 미세먼지가 정말 최악의 요인이잖아요. 마스크로 얼굴을 가리는 게 최선이다 보니까 이게 정말 봄답게 기분 좋게 멋 내는 데는 굉장히 방해가 됩니다.

이런 분위기를 반영한 역설적인 마스크 패션이 요즘 잇따라 선을 보이고 있습니다. 국내 브랜드들이 새 컬렉션을 선보인 서울패션위크가 지난달 말에 있었습니다.

90개 안팎의 브랜드들이 쇼를 했는데 이 중에 지금 보시는 것처럼 모델들의 얼굴은 거의 볼 수가 없었던 독특한 패션을 선보인 브랜드가 3곳이나 있었습니다.

아예 복면에 가깝게 머리 전체를 가리거나 눈만 내놓은 사람들로 전체 컬렉션을 구성을 했습니다. 브랜드마다 이런 룩을 선보였다는 이유가 조금씩 다르긴 합니다.

그런데 빼놓을 수 없이 꼽는 영향 중의 하나가 미세먼지 이슈 같은 환경문제에 대한 인식이 확산된 게 작용을 했다는 겁니다. 디자이너의 얘기 직접 들어보시죠.

[임재혁/서울패션위크 참여 디자이너 : 원래 패션이 환경적인 요인에 굉장히 영향을 많이 받는데요. 황사라든지 미세먼지 마스크나 두건 같은 걸로 많이 가리고 있는데, 그것을 (환경문제에) 경각심을 줄 수 있는 디자인 요소로써 사용하기도 했고요. 젊은 사람들같이 트렌드에 민감한 사람들은 마스크를 꼭 써야 한다면 '환자처럼 보이고 싶지 않다' (하는 게 있어요.) 자신의 멋을 낼 수 있는 아이템으로도 개발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앵커>

어차피 가리는 건 기본이니까 가리는 걸 가정을 하고 옷을 만들겠다. 해외에서는 아예 이런 경향을 가리키는 패션 용어가 있다면서요?

<기자>

네, 해외 패션브랜드들도 이런 가리는 패션을 내놓은 곳들이 굉장히 많습니다. 그래서 나온 신조어가 '스모그 꾸뛰르'라는 게 있습니다.

꾸뛰르라고 패션 얘기 나올 때 좀 들어보셨을 것 같은데 고급 여성복, 맞춤복 이런 걸 가리키는 말입니다. 그런데 이 말 앞에 스모그를 붙여서 대기오염을 인식한 의상들이라는 말까지 생긴 겁니다.

지난해에 친절한 경제에서 저희가 한 번 보여드렸던 모습인데 중국에서 실제로 나오고 있는 휴대용 공기청정기 보여드린 적 있잖아요. 이런 모습들이 실제로 존재하는 세상이 되다 보니까 여기서 착안한 패션도 나오고 있는 겁니다.

특히 공기 문제가 크게 불거진 중국에서 한 캐주얼 디자이너가 내놓고 있는 마스크 시리즈가 굉장히 화제입니다. 운동화들 보면 바닥에 공기층, 에어쿠션 넣은 운동화들 많이 나오잖아요.

그런 운동화들을 해체해서 대기오염 문제를 상기시키는 마스크들을 계속 내놓고 있는데 미세먼지 문제에 대해서 주의를 환기시키고 싶어서 계속하고 있는 작업이라고 합니다.

이렇게까지 좀 극단적인 모습이 아니어도 그냥 옷들도 얼굴을 자연스럽게 가릴 수 있는 방법을 좀 고려한 디자인들이 정말 나오고 있습니다.

지금 보시는 옷처럼 올 초에 간절기 아이템으로 코 있는 데까지 목선이 올라와 있는 옷들이 많이 나왔고요. 이런 디자인은 앞으로도 계속 인기를 끌 것 같다고 합니다.

'페이스웨어'라고 해서 필터가 들어간 고가의 마스크 제품들을 단독으로 내놓거나, 방진 소재의 옷들을 내놓고 있는 브랜드들도 잇따라 나오고 있습니다.

<앵커>

목 길게 늘인 옷을 보기는 봤는데 저런 의미가 있는지는 몰랐네요. 마지막 옷 같은 경우는 좀 낯설긴 하네요.

<기자>

일반적으로 받아들이기에는 좀 거리감이 있기는 하지만, 마스크가 일상화되고 있는 게 사실입니다. 그렇다 보니까 우스갯소리로 길에서 까만 마스크 쓴 사람은 10대, 하얀 마스크는 어른 이런 소리 들어보셨죠?

이 정도로 약간 웃기면서도 슬픈 얘기이기는 한데, 아주 기본적인 단계에서 점점 마스크를 패션으로 인식들을 좀 하기 시작한 겁니다. 얼굴을 가리면서 눈에 띄는 물건이다 보니까 업계로까지 이런 현상들이 번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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