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지난해 사회적 물의를 빚었던 강남 재건축 아파트 시공사 선정 과정에서 상당수 건설사들이 과잉 홍보로 주민을 속인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수주전 과열 속에 거액의 무상 옵션을 약속했지만, 은근슬쩍 공사비에 포함시켰던 사실이 적발됐습니다.
박진호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기자>
지난해 서울 강남의 재건축 아파트 단지 곳곳에서는 건설사들의 치열한 수주 경쟁이 벌어졌습니다.
공사를 맡겨주면 발코니 확장이나 고급 건축자재 사용, 천정형 시스템 에어컨 등 다양한 혜택을 공짜로 제공한다는 것이었습니다.
국토교통부는 강남권 5개 재건축 조합에 대한 합동점검을 벌인 결과, 모두 76건의 부적격 사례를 찾아 13건은 수사 의뢰했습니다.
이 중에는 무상으로 제공하기로 홍보했던 옵션을 실제로는 주민이 부담하는 공사비에 슬쩍 포함시킨 경우가 다수 적발됐습니다.
반포 주공1단지 공사를 따낸 현대건설의 경우 5천 26억 원 규모의 무상옵션을 주민에 제공하기로 했지만, 이를 총공사비에 중복 포함 시킨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조합원이 추가 부담금을 물거나 법적 분쟁을 낳을 수 있습니다. 천정형 시스템 에어컨을 달아주거나 발코니 확장을 해준다고 약속하고 비용 232억 원을 공사비에 포함시킨 건설사도 있었습니다.
반드시 설계에 포함시켜야 하는 조경과 욕조 등의 비용을 빼고 공사비를 산정함으로써 시공사로 선정된 사례도 적발됐습니다.
정부는 재건축 수주전의 불법행위가 드러나면 시공권을 박탈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어 파장이 주목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