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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범주의 친절한 경제] 사과 밀어낸 귤·바나나의 공통점은? 과일에 숨은 트렌드

<앵커>

친절한 경제 권애리 기자와 생활 속 경제 이야기 나눠 보겠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안녕하세요.) 우리나라 사람들이 좋아하는 과일 트렌드가 조금씩 바뀌는 게 정부 집계에서도 눈에 띈다고요?

<기자>

네, 우리나라 사람들이 제일 많이 먹는 과일을 알아봤는데요, 1위가 귤입니다. 그리고 2위가 사과였습니다.

정부에서 해마다 전체 생산량과 수출, 수입량을 다 계산해서 우리 국민이 실제로 소비한 과일량을 연초에 통계를 냅니다.

올해 최신 통계를 보니까 2016년에 우리 국민 1명이 주요 과일 6가지를 1년 동안 평균 65.8kg 정도 먹습니다.

그중에 귤만 연간 12.4kg, 사과는 11.2kg 정도 섭취했거든요. 오렌지 같은 것과 합쳐서가 아니라 그냥 감귤만 우리 국민이 저만큼 많이 먹는 겁니다.

이렇게 귤을 많이 먹는 이유가 뭐냐 했을 때 정부에서도 분석하기를 편한 과일이라는 이유를 들었습니다. 귤은 그냥 앉은 자리에서 손으로 계속 까먹는 과일이죠.

씻을 필요도 없고 먹고 나서 껍질이 금방 마르고 그런데 반대로 사과는 주로 칼로 깎아 드시고 뒤처리도 귤보다는 좀 불편합니다.

원래는 사과가 90년대 말까지 우리 국민이 가장 많이 먹고 좋아하는 과일로 부동의 1위였습니다. 그런데 이 귤의 먹기 간편함에 밀리면서 2000년대 초반부터 귤 1위, 사과 2위가 완전히 자리를 잡았습니다.

<앵커>

얘기 듣고 보니까 저만 해도 그런 것 같네요. 손이 간다 싶으면 조금 덜 먹게 되는 경향도 있는데 이게 지금 과일가게나 마트에선 더 이런 게 뚜렷해진다고요?

<기자>

네, 앞서 말씀드린 우리 정부 통계는 우리나라에서 많이 생산되는 주요 과일 6가지만 놓고 본 겁니다. 그 순서는 귤, 사과, 포도, 복숭아, 배, 단감 이 순서대로 많이 먹습니다.

그런데 국내에서 가장 큰 대형 마트가 뽑아봤더니 매출액 기준으로 의외의 품목이 지난해 1위에 올랐습니다. 바나나입니다. 2016년보다 9%가 늘면서 처음으로 1위를 했습니다.

바나나도 귤만큼 먹기 편한 과일이죠. 그리고 요새 아침 대용으로 많이 드셔서 편의점이나 커피전문점 같은 데 낱개로 많이 진열된 과일인데 그런 추세가 반영된 걸로 보입니다.

재미있는 게 이 마트에서 지난 1년 동안 매출이 크게 늘어난 과일과 줄어든 과일을 나눠봤습니다. 그랬더니 일단 딸기가 21% 넘게 신장했고요. 체리, 바나나, 귤이 많이 늘었습니다.

딸기는 지난해 농민신문이 실시했던 설문조사에서도 한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과일이라고 꼽았습니다. 이때도 좋아하는 이유 중에 "먹기 편해서"라는 답이 많았습니다.

그리고 전체 1위인 바나나를 포함해서 체리, 귤 전부 과도가 필요 없는 과일이죠. 반면에 매출이 줄어든 과일을 보면 복숭아와 배가 17% 넘게 줄었고요. 사과와 수박도 꽤 줄었습니다.

지난해에 복숭아, 배, 이런 과일들이 작황이 좀 안 좋기도 했지만, 가격은 평년보다도 좀 낮은 편이었거든요. 그런데도 많이 줄었어요.

복숭아는 처음으로 10위 밖으로 나갔습니다. 다 칼이 필요하고 먹고 치우는 데 좀 더 신경이 쓰이는 과일들입니다. 칼이 필요한 과일, 아닌 과일로 인기 등락이 갈리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앵커>

이게 꼭 과일뿐만 아니라 먹는 것 자체가 시간 들어가고 손들어가는 걸 좀 피하는 그런 경향이 있어서 제일 대표적인 게 곰탕이잖아요. 집에서 곰탕 잘 안 끓여 먹어서 사골 안 팔린다는 이야기가 있는데 다른 먹거리들로도 쭉 퍼지고 있다고요?

<기자>

네, 대표적으로 생선, 반건조 생선의 매출이 급격하게 늘고 있습니다.

[이상훈/대형마트 수산팀 구매담당자 : 일반 생물 생선 같은 경우는 보관 일수가 보통 2~3일인 데 반해서, 반건조생선은 열흘 정도 보관할 수 있기 때문에 주로 1~2인 가구 같은 소형가구가 선호합니다.]

사실 보관도 그렇고 주부들이 생물을 사서 내장이랑 비늘 같은 걸 다 집에서 제거하고 하는 거 정말 정성입니다. 그리고 어려워하는 분들도 많습니다. 그런 밑 손질을 해놓은 거고요.

채소도 요즘 마트 채소 코너에 가시면 아예 부대찌개용, 된장찌개용 이렇게 그냥 한 냄비짜리를 넣고 끓이기만 하면 되게 진공포장 시켜놓은 존이 따로 있습니다.

이것도 편한 것도 편한 거지만, 식구가 많지 않으면 다 채소를 다 따로따로 샀다가 못 먹고 버릴 때가 많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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