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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범주의 친절한 경제] '채용비리 연루 의혹' 최흥식, 반나절 만에 정면돌파→사의

<앵커>

친절한 경제, 오늘(13일)은 최흥식 금융감독원장이 물러나기로 했다는 소식 자세하게 알아보겠습니다. 정경윤 기자 나와 있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안녕하세요.) 금융감독원이 은행들 채용 비리 같은 걸 조사하는 기관인데 여기 수장인 최흥식 원장도 '채용 비리에 엮여 있다.' 이런 얘기가 지난 주말 사이에 처음 나왔던 거죠?

<기자>

네, 최흥식 금감원장은 2013년에는 하나금융지주의 사장이었습니다. 그때 친구 아들이 하나은행에 지원했는데 인사 담당자에게 이름을 알려줬었고 나중에 발표하기 전에 결과만 알려달라고 했다고 합니다.

<앵커>

담당에게 이름 알려주고 결과를 알려달라는 건 보고를 하라는 얘기잖아요. 그렇게 했는데도 문제가 없다고 주장을 했었어요.

<기자>

네, 하나은행에는 '임원 추천제'라는 제도가 있다고 하는데요, 임원이 추천하면 서류전형을 면제해 준다는 겁니다. 그런데 아무리 찾아봐도 이런 내용이 채용 공고에도 나오지 않고 인사 내규에도 없었습니다.

하나은행은 서류에서 통과를 해도 어차피 필기나 면접을 하면서 걸러지니까 특정인에게 특혜를 준 게 아니라고 해명을 했습니다.

최 원장도 "이름만 넘겼다. 점수를 조작해달라. 구체적인 요청을 하진 않았다."면서 본인의 의혹을 반박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구직자들 입방에서 보면 이게 납득이 안되는 겁니다.

지난 1월에 은행권 채용 비리 때문에 많은 구직자들이 분노했었잖아요. 다름 아닌 금감원이 하나은행의 채용 비리를 조사해서 결과를 발표한 건데 그때는 분명히 서류전형 특혜를 채용 비리 사례라고 밝혔거든요.

이런 논쟁이 벌어지면서 최 원장이 법적으로는 잘못한 게 없다고 해도 도덕적으로는 비난을 피할 수 없게 됐습니다.

<앵커>

임원이 사람을 추천한다고 그러면 아무래도 무게가 간다는 느낌이 들 수밖에 없잖아요. 문제가 없다고 하는 게 오히려 더 이상하게 들리는데 어제 오전까지만 해도 계속 버티겠다고 했는데 갑자기 오후에 발표를 물러나겠다고 했어요.

<기자>

네, 최흥식 원장은 하나은행에도 당시 채용자료를 달라, 특별검사단까지 꾸려서 내가 조사받겠다. 말 그대로 정면돌파를 할 것 같았습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날수록 비난 여론이 커졌고 입장을 바꾼 걸로 보입니다.

지난 1월에 금감원이 하나은행의 채용 비리를 적발해서 검찰에 수사 의뢰를 했는데 이번에는 역으로 본인이 연루된 거잖아요.

또 비슷한 시기에 정부가 대대적으로 공공기관 채용 비리를 조사해서 수천 건 적발했다고 발표한 적이 있었습니다. 그때 문재인 대통령도 굉장히 세게 질타를 했고 앞으로는 무관용 원칙을 적용하겠다고 했습니다.

이번에 은행권 채용 비리는 공공기관은 아니지만, 구직난에 시달리는 청년들에게는 엄청난 좌절감을 준다는 점에서 다르게 느껴지지 않는 겁니다.

최흥식 원장은 취임한 지 6개월밖에 안 됐는데 이번에 스스로 사의를 표명하긴 했지만, 이런 배경 때문에 사실상 경질된 게 아니냐는 해석도 나오고 있습니다.

<앵커>

입장이 바뀐 게 결국 위에서 그만두라는 지시가 있었다고 이해를 할 수가 있다는 거죠. 증거는 없지만. 그런데 문제는 이런 얘기 자체가 친정인 하나은행 쪽에서 나온 게 아니냐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면서요?

<기자>

네, 사실 최흥식 금감원장이 하나금융지주와 지난해 말부터 계속 부딪쳤습니다. 하나금융지주사가 최고경영자 선임을 할 때 회장추천위원회를 꾸리는데 그 위원회에 현직인 김정태 회장이 참여하는 걸 문제 삼았습니다.

금융위나 금감원에서 볼 때는 하나금융의 지배 구조가 투명하지 않다. 김 회장이 '셀프 연임'을 하려고 하는 것 같다면서 계속해서 문제를 제기 했습니다.

그런데 하나금융이 민간 회사에서 CEO를 뽑는데 왜 금융당국이 관여를 하냐면서 오히려 버텼고요. 결국, 김정태 회장을 차기 회장 후보로 최종 결정까지 했습니다.

아시다시피 김 회장이 이번에도 연임하게 되면 세 번째 회장을 하게 되는 겁니다. 금감원은 결국에 채용 비리로 하나은행을 검찰에 수사 의뢰까지 했지만, 결과적으로는 본인이 사의를 하게 됐고요.

금융권에서는 이번에 나오는 의혹이 내부자가 아니면 알 수 없는 내용이라면서 하나금융에서 흘러나온 게 아니냐는 추측도 굉장히 많이 나오고 있습니다.

하나금융은 이번 논란이 당혹스럽다면서 말을 아끼고 있는데요, 2주 안에 하나금융의 회장을 확정하는 주주총회가 예정돼 있어서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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