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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 경제] 혹한 이어지면 사람들이 돈을 안 쓴다?

<앵커>

친절한 경제, 권애리 기자와 생활 속 경제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안녕하세요.) 춥습니다. 계속 추워요. 저 같은 경우도 너무 춥다 보니까 밖에 나가기 꺼려지고 집에 있는 것 톡톡 털어서 먹고 이렇게 되는데 이게 결국 이렇게 추우면 경제 활동에도 영향이 있을 수밖에 없겠어요?

<기자>

네, 내일(27일)까지 닷새 연속으로 계속 오늘 같은 추위가 이어질 걸로 예보되고 있잖아요. 당장 토요일인 내일 전국의 스키장들이 좀 덜 붐빌 가능성이 높습니다.

웬만큼 추우면 스키장이나 스케이트장 같은 가을 스포츠의 호재인데 혹한이라고 할만한 날씨가 되면 사람이 오히려 줄어듭니다.

유통업계에는 날씨보다 더 능력 있는 마케터는 없다는 말이 있습니다. 뭘 한다고 해도 날씨에 좌우되는 소비심리를 못 이긴다는 겁니다.

일단 혹한이 이렇게 며칠씩 이어지면 소비가 좀 위축됩니다. 온라인몰과 음식 배달업체에는 반짝 경기가 될 수 있는데 전체적으로는 소비가 좀 둔해지고요.

또 난방비에 대한 부담감도 다른 소비를 간접적으로 위축시킬 수 있다고 봅니다. 그렇지만 적당히 추우면 유동인구 자체가 많이 줄지도 않으면서 방한용품 같은 계절 용품들이 많이 팔려서 계절 경기를 만듭니다.

시기가 중요합니다. 예를 들어서 늦가을이나 초겨울이 추워야 겨울옷을 비롯한 방한용품이 많이 팔린다고 하는데 이번에 또 증명됐습니다.

지난해 11월이 좀 추웠잖아요. 평창롱패딩도 기억하시겠지만, 그 외에도 유행 조짐을 보이던 롱패딩을 비롯해서 겨울의류들이 특히 아주 잘 팔리면서 11월 소매판매가 10월보다 5% 넘게 늘었습니다.

<앵커>

초겨울이 추우면 잘 팔리는데 지금이 추우면 "이제 한 달만 버티면 되지."하고 옷 안 사 입거든요. 그 시기도 중요하고 그다음에 적절히 추워야 된다는 말이 사실 좀 애매하거든요. 온도도 좀 중요할 것 같아요.

<기자>

일단 좀 지나봐야 추위에 정확한 여파는 알 수가 있겠지만, 분위기를 좀 볼 수 있는 수치로 국내 최대 대형마트에서 지난주까지 최근 5주 동안 수, 목, 금요일에 전국의 전체 방문객 수와 평균 최저기온을 함께 뽑아봤습니다.

크리스마스와 주말 가장 연말연시는 피하고 좀 날씨 외의 다른 영향이 상대적으로 적은 시기를 골라 본 겁니다.

그랬더니 평균 최저기온이 영하 5도 언저리를 맴돈 12월 두 주가 방문객 수가 전국적으로 200만 명을 넘었고요. 매출도 제일 좋았습니다.

반면에 올 들어서 이번 주를 제외하고 제일 추웠던 1월 10, 11, 12일에 확실히 방문자와 매출이 줄어들었습니다.

겨울 날씨는 적당히 추워야 된다. 영하 10도 밑으로 내려가면 힘들다고 하는 유통업계 마케터들의 체감 주장을 어느 정도 뒷받침하는 수치입니다.

재밌는 거는 아예 따뜻한 편이었던 17, 18, 19일의 방문객 수와 매출입니다. 제일 사람도 적고 매출도 좋지 않습니다. 이건 지난주에 말씀드렸던 미세먼지 문제가 큰 걸로 보입니다.

지난주에 미세먼지 농도 높아질 때 소비심리 위축되는 게 뚜렷하다고 말씀드렸죠. 17, 18, 19일은 날이 따뜻하면서 그중에 이틀이 연속으로 미세먼지 비상저감 조치 내려졌을 정도로 초미세먼지가 문제였던 때였습니다.

요즘 삼한사미라는 신조어 들어보셨죠? 사흘은 춥고 나흘은 따뜻한 게 아니라 나흘은 미세먼지, 혹한 풀리면 먼지 이런 식이라는 얘기인데 혹한도 소비심리를 위축시키지만, 먼지의 위축 효과가 더 커 보입니다.

<앵커>

정리를 해보면 장사하는 분들은 "한 5도 안팎에 미세먼지 없으면 오늘 손님 좀 더 오겠구나."라고 생각을 하면 되겠네요. 그런데 방금 말씀하신 대로 추위 아니면 미세먼지, 이게 왔다 갔다 하다 보니까 이게 어떤 팔리는 물건에도 영향을 미친다면서요?

<기자>

요새 팔리는 계절 용품들을 봤더니 우리가 흔히 아는 군고구마나 호빵 이런 일반적인 방한이나 겨울용품들 말고 공기청정기의 신장세가 계속 이어집니다.

이건 지난해도 계속 많이 팔린다는 얘기가 나왔잖아요. 그런데 그때와 비교해서도 더 많이 팔립니다.

그리고 의류 건조기와 관리기 인기가 늘었습니다. 의류 건조기와 관리기는 아직 세탁기나 냉장고처럼 다들 쓰시는 가전은 아니잖아요.

그런데 지금 한파 아니면 미세먼지 삼한사미가 되다 보니까 그냥 세탁물 널어서 말리기가 힘들다. 이런 얘기들이 주부들 사이에서 계속 나오면서 실제 판매가 늘고 있는 걸로 보입니다.

그리고 보통 1만 원 밑으로 구입할 수 있는 라텍스밴드 같은 저렴한 홈 트레이닝 세트가 판매가 폭증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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