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제 그의 수상 소감을 보면 정치인으로서 잠재력이 충분하다는 점을 어렵지 않게 느낄 수 있을 겁니다. 지난해 3월 윈프리는 블룸버그 TV와의 인터뷰에서 대선에 출마한다고 밝히지는 않았지만 출마 가능성을 완전히 닫지도 않았습니다. 대선 출마를 생각해본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 "한 번도 그런 질문이 가능하다고 보지 않았는데 지금 생각해 보니 오--오"(I never considered the question even a possibility. I just thought oh--oh)라고 답을 했습니다. '오-오' 라는 감탄사 뒤에 생략된 말은 무엇일까요?
윈프리의 골든글러브 수상 소감은 잘 다듬어진 정치인의 연설 이상이었습니다. 정치 입문을 위한 출사표처럼 들리기도 했습니다. 그는 우선 54년 전 "다른 집 청소 일을 하고 피곤에 절어 집으로 돌아오시던 어머니"를 떠올리며 자신의 어머니처럼 "먹여 살려야 할 아이들이 있고 갚아야 될 청구서가 있으며 쫓아야 할 꿈이 있기 때문에 오랜 기간 학대와 폭력을 견뎌낸 여성들에게 감사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진실을 말하는 것이 우리가 가지고 있는 가장 강력한 무기"라며 '진실의 힘'과 '정의'에 대해 얘기를 합니다. 진실과 정의, 그리고 권력이라는 익숙한 구도에서 윈프리가 택한 것은 진실과 정의였습니다. 세 번씩이나 "남성들의 시대는 끝났다"고 외친 윈프리는 마지막으로 행동으로 옮길 것을 주문합니다. "누구도 '미투'를 다시 외칠 필요가 없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열심히 싸우는 리더가 돼야 한다"는 말로 끝을 맺습니다.
오프라 윈프리가 다음 대선에서 민주당 후보가 되기 위해서는 넘어야 할 산이 많습니다. 우리는 지난 1년 간 공직 경험이 전혀 없는 인물이 미국의 대통령이 됐을 때 오는 어려움을 무수히 봐 왔습니다. 그의 대선 출마가 바람직한 것인가와는 별개로 윈프리는 수상 소감 도중 언론에 대해 "진실을 파헤쳐 부패와 부정에 눈감지 못하게 헌신하고 있으며 복잡한 시절을 살아가는 데 어느 때보다 중요하게 여기고 있다"고 말합니다. 언론의 역할을 새삼 떠올리게 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