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친절한 경제] "멀쩡한 새 가구, 반값에 샀어요"…'리퍼브' 알뜰 소비

[김범주의 친절한 경제]

<앵커>

친절한 경제, 권애리 기자와 생활 속 경제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권 기자, 어서 오십시오. (안녕하세요.) 오늘(21일)은 멀쩡한 새 가구, 가전 이런 걸 굉장히 싸게 살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신다고요?

<기자>

네, 제가 최근에 멀쩡한 새 제품을 50%에 산 게 있어서 자랑삼아 가지고 나왔습니다. 얼마 전에 백화점 갔다가 약간 비쌉니다.

통후추를 가는 기구인데 원래 새 제품은 4만 원 정도입니다. 그런데 제기 이걸 2만 원에 샀습니다. 전시품이었거든요.

제가 갔던 매장이 전시품을 가져가면 50%로 깎아준다는 원칙을 갖고 있더라고요. 이렇게 새 제품에 다름없지만 깎아주는 이유가 있는 제품들 아직 우리에겐 좀 생소한 편인데 리퍼브 제품이라고 합니다.

여기서 얼마 전에 뭘 샀는데 그냥 마음에 안 든다는 이유로도 반품 가능하다. 어떻게 하면 되는지 소개해 드린 적 있습니다.

이렇게 소비자의 단순 변심으로 돌려보내진 물건, 또 모델하우스나 매장에 진열됐던 물건, 포장 없는 제품 다 리퍼브입니다.

제조나 유통과정에서 흠집이 나서 언뜻 멀쩡하지만 팔 수 없게 된 물건 같은 것들도 리퍼브로 돌려집니다.

요즘 중고거래도 많이 하잖아요. 그래도 남이 오래 쓰던 건 조금 꺼려지시는, 그렇지만 중고처럼 저렴한 제품 살 기회 찾으시는 분들께 안성맞춤일 것 같습니다.

<앵커>

후추 가는 게 2만 원이라면 좀, 그런데 전시하는 물건을 보다 보면 아무래도 좀 찜찜한 경우가 있었거든요. 이거 나중에 어디로 가는 건가, 이렇게 좀 궁금했던 경우들이 있었는데 이렇게 아예 그냥 "전시됐던 겁니다." 하고 싸게 팔면 오히려 살 때 좀 안심이 되겠어요.

<기자>

네, 그런데 보통 하나 남았으니까 가격을 다 주고 사면서도 전시품을 가져가게 하는 경우도 많은데 어쨌든 전시품은 이렇게 50%라는 원칙을 세운 걸 보니까 저는 좀 신뢰가 가더라고요.

반품도 마찬가지입니다. 아무리 문제없는 제품이라도 소비자들이 제품 이력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가질 권리가 있거든요.

단순 변심 반품이 굉장히 쉬운 미국은 특히 이런 리퍼브 제품이 활성화돼 있습니다. 반품도 쉽고 또 반품된 걸 선택해서 싸게 살 수 있고 이렇게 소비자 편의가 여러 단계로 세분화된 겁니다.

지금 우리나라 리퍼브 제품은 일단 많은 인터넷 쇼핑몰들 특히 큰 포털들 위주로 조금씩 나옵니다. '리퍼브'라고 치면 많이 찾아보실 수 있습니다.

그런데 아무래도 이력 있는 제품들이다 보니 직접 보고 고르시려는 분들을 위해서 리퍼브 전문매장들이 있습니다. 국내서 가장 큰 곳은 30곳 정도의 가전과 가구 브랜드가 들어오는데 올해 매출이 200억 원을 넘겼습니다.

4년 전보다 3배 정도 늘어났다고 합니다. 보시면 제품 이력이 옆에 쓰여있고 특이하게 지난 대선 때 선관위에서 딱 3일 썼던 컴퓨터 같은 제품도 있었습니다.

일시적으로 동원됐던 이런 기자재들이 갈 곳이 없는데 이런 데로 올 수 있죠. 많게는 80에서 적게는 40% 정도까지 할인이 되고 있습니다. AS 보증기간도 여기는 일반 신제품처럼 1년입니다.

제조업체들과 리퍼브 매장이 계약을 할 때 이런 AS 계약을 같이한다고 하는데요, 가시는 곳의 AS는 어떻게 구축돼 있는지 확인하고 사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특징이 리퍼브 제품이 나와야 이쪽으로 오니까 제품이 좀 한정적이긴 합니다.

[박중제/'리퍼브 전문매장' 영업부장 : 장점이라면 ('리퍼브'이기 때문에) 가격이 굉장히 저렴하게 판매가 된다는 거고요. 단점이라고 하면, 아무래도 수요는 많은데 수요에 못 미치게 물건이 좀 부족하다는 것입니다.]

<앵커>

유통회사들이 가지고 와서 물건을 파는 거고 제조회사가 아예 따로 리퍼브 물건을 파는 그런 경우도 있다면서요?

<기자>

네, 일단 유명한 게 애플의 공식 리퍼비시 매장입니다. 전 세계적으로 있고 올해 우리나라에도 생겼는데요, 보통 문제가 있어서 반품된 애플 제품을 수리하고 포장을 새로 해서 따로 팔면서 신제품보다 2, 30만 원씩 저렴하게 팝니다.

삼성도 시장에서 갤럭시 노트7 리퍼폰으로 분류하는 노트 FE를 올해 내놔서 노트7 부품 10%를 소진시키면서 국내에서 완판했습니다. 이것도 노트7보다 출시가가 30만 원 정도 낮았습니다.    

이런 첨단제품 회사들 예를 드리는 게 리퍼브 활성화는 가격도 가격이지만, 재활용이라는 측면에서 환경적으로도 계속 독려가 되는 형태의 소비입니다.

양심적인 리퍼브가 잘 활성화되면, 특히 딱히 갈곳이 없지만 버리기도 힘든 첨단 전자·기계부품들 활용할 길이 많이 넓어집니다.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