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천연기념물 물범이 강원 동해안 근처 하천에서 사냥도 하면서 몇 달째 잘살고 있습니다. 물범이 이렇게 하천에서 목격되는 건 흔치 않은 일인데, 귀한 장면이 SBS 카메라에 잡혔습니다.
조재근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강원도 강릉시를 가로지르는 남대천, 하천 한가운데에 점박이물범 한 마리가 둥근 머리를 드러냈습니다. 드론이 다가가자 화들짝 놀라며 물속으로 사라집니다.
잠시 뒤, 다시 나타난 물범은 이곳저곳을 살피며 유유히 헤엄칩니다. 하천 가장자리 물이 얕은 곳은 물범의 주 사냥터입니다.
새까맣게 모인 숭어 떼를 향해 잠수한 상태에서 돌진합니다. 숭어는 달아나려 펄떡거리고, 몇 번의 시도 끝에 사냥에 성공한 물범은 숭어를 통째로 삼킵니다.
바다에서 직선거리로 2.5㎞ 하천 상류까지 올라온 이유는 뭘까.
[정강선/동북아생태환경연합 회장 : 숭어와 연어 같은 어종이 풍부해서 바다보다 먹이 활동이 수월하다 보니까 먹이 활동 도중에 먹이를 따라서 하천 위쪽으로 올라온 것으로 (추정됩니다.)]
물범은 지난여름 하천에 나타난 뒤 석 달 넘게 머물고 있습니다. 연해주에서 태어나 봄에 동해안으로 내려온 어린 물범으로 추정됩니다.
[김현우/국립수산과학원 고래연구소 박사 : 미성숙 개체는 포식자에 대한 겁이 없기 때문에 성체들보다 서식지를 확장해서 하천 중상류까지 올라가게 됩니다. 이번에 발견된 개체는 생후 1년에서 4년 사이의 미성숙 개체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최근 10년 사이 연해주 일대 물범 개체 수가 크게 늘면서 물범의 동해안 출현은 앞으로도 자주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영상취재 : 허 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