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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범주의 친절한 경제] 한미 FTA 개정 협상 시작 합의…앞으로의 전망은?

<앵커>

매주 화요일 손승욱 기자와 함께 주요 경제 현안 살펴보는 시간입니다. 손 기자 어서 오십시오. (안녕하세요.) 연휴 끝나서 출근하실 분들 회사 가서 밀린 일 어떻게 하나 걱정들 많이 하실 텐데, 우리 경제에도 쌓인 일이 많습니다. 연휴 기간 동안 미국과 무역 쪽에서 문제가 생겼어요.

<기지>

네, 먼저 연휴 기간 동안 한미 FTA 개정 협상을 시작하기로 두 나라가 합의를 했죠. 우리는 "양국 모두 이득을 봤는데 무슨 개정 협상이냐. 일단 한 번 따져보자." 이런 입장이었는데요, 결국 개정 협상을 시작하기로 했습니다.

[김현종/통상교섭본부장 (지난 5일) : 미국 측 한국 측 둘 다 각자의 관심 사항에 대해서 심도 깊은 논의를 했고요, 의견 교환까지 했습니다.]

연휴 기간에 워싱턴에서 만났는데 미국은 무역적자가 누적됐다는 점을 부각했고 우리는 개정하면 미국도 잃을 것이 많다고 맞섰습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을 미쳤다고 말하라는 그런 거친 전략까지 펴면서 우리는 일단 개정 협상을 시작하기로 했습니다.

한미 FTA 한쪽에서 일방적으로 폐기를 통보하면 180일 뒤에 자동폐기됩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 조항을 이용해서 압박을 하고 있는 겁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성향을 감안하면 마냥 버티기는 쉽지 않았던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그런데 우리가 주장한 대로 이 FTA 덕분에 미국에서도 이득을 본 쪽이 있을 것 아닙니까? 그래서 이게 결국은 쉽게 폐기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었을 텐데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쇠고기를 예로 들어보겠습니다. 미국산 쇠고기가 단계적으로 관세를 없애기로 하면서 점유율이 크게 늘었습니다. 미국 쇠고기 업계가 한미 FTA 폐기를 원할 리 없겠죠.

미국산 쇠고기 한미 FTA 이전에는 호주에 이어서 2위였습니다. 그런데 올들어서 점유율이 1월에서 5월에 48.4%까지 올라 1위가 됐습니다.

미국이 가장 불만이 많은 자동차, 잘 살펴보면 미국 차 수입 증가율이 전체 수입차 증가율의 2배가 넘습니다. 미국도 이득을 봤다는 얘기이고 이렇게 이득을 본 업계가 FTA 폐기를 바라지 않겠죠.

그리고 모두 미 정부가 무시할 수 없는 이익단체들이고요. 그래서 FTA 폐기 압박이 협상 전략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는 겁니다.

<앵커>

어쨌든 개정 협상은 내년 초쯤부터 시작이 될 텐데, 가장 문제가 되는 건 지금 말씀하신 자동차, 그리고 농산물 더 사라는 압력이 되겠죠?

<기자>

네, 미국 시장에 수출하는 일본, 유럽 자동차의 관세율은 2.5%입니다. 우리는 무관세죠. 우리 자동차 가뜩이나 안 팔리는데 이 조건까지 바뀐다면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습니다.

농산물도 그렇습니다. 무역전문지인 인사이드 US 트레이드에 따르면 미국은 지난 8월 이미 농산물 시장 개방을 요구했습니다.

[조영무/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 : 농·축·수산물 개방이라든가, 지적 재산권, 스크린쿼터와 같은 서비스 부분에 대한 추가 개방을 요구하는 식으로 협상 전략이 옮겨갈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앵커>

여기에 FTA와는 별개로 우리나라 세탁기 사는 문제에도 또 문제를 걸었습니다.

<기자>

네, 미국 국제무역위원회가 삼성과 LG전자 세탁기 때문에 월풀 세탁기가 피해를 보고 있다고 판정했습니다. 어떤 조치가 취해질지는 내년에 결정될 텐데, 관세 조정이나 수입제한 조치도 가능합니다.

지난해 세탁기 대미 수출액은 1조 2천억 원 규모였습니다. 앞으로 미국 국제무역위원회는 공청회 개최하고 12월에는 권고안을 대통령에 제출합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내년 초에 최종 결정을 내리는데 미국 우선주의가 국정 최우선 과제인 만큼 보복 조치를 취할 가능성이 크다는 예상이 많습니다.

더 큰 문제는 세탁기 분쟁이 거대한 분쟁의 시작이라는 겁니다. 트럼프 행정부의 보호무역주의 행보에 미국 기업들이 편승하는 양상을 보이면서 철강이나 자동차 같은 다른 분야에도 유사한 통상압박이 심해질 가능성이 커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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