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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범주의 친절한 경제] "다림질 배달왔어요" 섭스크립션 커머스 전성시대

<앵커>

친절한 경제, 권애리 기자와 최근 소비자 트렌드 알아보겠습니다. 권 기자, 어서 오십시오. (안녕하세요.) 아침마다 문을 열면 집 앞에 신문이나 우유 배달 오는 건 저희가 알고 있는데, 이런 것 말고 옷 같은 걸 배달받는 그런 서비스가 새로 생겼다고요?

<기자>

네, 최근에 그야말로 생활 전반에 걸쳐서 전에 없던 정기배송 서비스들이 등장하고 있습니다. 요새 이런 걸 섭스크립션 커머스라고 부르는데요, 업체에서 물건을 선택해 주고 관리까지 해주는 게 관건입니다.

지금 보시는 건 잡지를 정기구독하는 것처럼 와이셔츠를 정기구독 받는 서비스입니다. 한 달에 4만 9천900원을 내면 깨끗하게 세탁하고 다림질까지 마친 와이셔츠를 일주일에 세 벌씩 배달해 줍니다.

입은 다음에 더러워진 걸 문밖에 걸어두면 알아서 수거를 해 가고요. 다음 주에 다시 새것이 와 있는 거죠. 셔츠는 6개월이 지나기 전에 폐기를 한다고 합니다.

아직 생긴 지 10개월이 안 된 업체인데 지난 연말보다 구독자가 10배 정도 늘었습니다. 와이셔츠가 사실 소모품이라서 어느 정도 입으면 또 사야 하고, 관리에 노력이 굉장히 많이 들어가잖아요.

업체 측은 처음엔 혼자 사는 남성 직장인들이 많이 이용하지 않을까 했는데, 배우자의 와이셔츠를 관리해 주는 여성들이 더 등록을 많이 한다고 합니다.

[김태현/'와이셔츠 정기배송 업체' 대표 : 시골에 계신 할머니가 서울에 사는 아들을 위해서 셔츠 구독을 신청하신 경우도 있었고요. 20~30대보다는 40~50대 공무원들 사용 비율이 굉장히 높게 나타나는 걸 볼 수 있습니다.]

<앵커>

사실 집에서 셔츠 다림질 하는 게 보통 일이 아니거든요. 솔깃하기는 하네요. 그런데 그런 점에서는 배송 받는 게 편한 부분이 있겠어요.

<기자>

네, 가격부담이 그렇게 크지 않은 편리함이 섭스크립션 커머스가 점점 더 확장되는 요인입니다. 업체 입장에서는 수요가 안정적이니까 가격을 낮출 수 있고요.

그리고 소비자들은 본인이 정한 금액 안에서 선택하고 사러 가고 관리해줘야 하는 귀찮음을 한꺼번에 해결하는 겁니다. 이런 식의 사업 모델은 2010년에 미국에서 화장품으로 처음 시작됐습니다.

몇 년 만에 다양하게 늘어나서 지금 와이셔츠 보셨지만 여성복도 있고요. 커피, 유아용품, 반려동물용품 등등 많습니다.

예를 들면 임신부들 같은 경우도 사실 임신 기간은 한때고, 특히 계속 직장 다니시는 분들은 그 기간 중에 때에 맞춰 먹는 거나 준비를 철저히 하는 게 특히 어려울 수 있죠.

이런 분들이 임신 초기에 등록을 하면 시기마다 필요한 제품을 골라서 보내주는 서비스도 있고요. 업체가 요리 메뉴를 정하고 손질한 재료 정량을 정해진 요일에 보내주는 서비스도 있습니다.

또 이런 필수품들뿐만 아니라 취미를 도와주기도 합니다. 사실 성인들에게 취미라는 게 바쁘고 금전적으로도 부담이 되는 사치 같이 느껴지게 마련인데요, 한 번 등록을 하면 꽃을 정기적으로 배달해 주는 업체 유명하고요.

매달 그림 그리기 세트라든지 퍼즐 세트 같은 취미거리를 골라서 보내주는 곳도 있습니다. 1년째 취미를 정기구독하고 계신 분의 얘기를 같이 들어보시죠.

[정은영/취미물품 정기구독자 : 제가 일상이 반복되는 회사생활을 하다 보니까 새로운 것들을 즐길 기회가 거의 없는데, 매달 새로운 것들이 (직접) 고민하지 않아도 도착을 하니까 그 부분이 너무 좋은 것 같고요.]

<앵커>

그런데 사실 제가 취향에 맞춰서 고르는 게 아니고 그쪽에서 보내주는 거니까 받았는데 "이거 이상하다." 이러면 그건 문제가 될 수도 있잖아요.

<기지>

말씀하신 게 가장 큰 부분인데요, 이 사업 모델은 신뢰가 관건입니다. 뭘 받을지 모르는 상태에서 내가 사전에 정기적으로 돈을 내는데, 제공받는 제품의 가격정보가 투명하지 않다든가, 환불이 어렵게 돼 있으면 피해가 발생할 수도 있습니다.

소비자원에서 이런 서비스에 대해서 만족도 조사를 해 본 적이 있는데, 대부분 이용자들이 본인도 계속 쓰고 주변에도 추천하겠다고 답을 했지만, 20% 정도는 손해를 봤다고 느낀 적이 있다고 얘기하기도 했습니다.

꾸준하게 일관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인지 찬찬히 살펴보고 등록을 하시면 그런 경우를 사전에 좀 줄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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