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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범주의 친절한 경제] '문 대통령 우표' 비싸게 되팔다가…'아이코! 망했네'

친절한 경제입니다. 경제에서 가장 기본이 되는 법칙, 수요와 공급의 법칙이죠. 물건이 부족하면 값이 오르고 반대로 물건이 넘치면 값이 떨어집니다.

이 법칙을 잘 보여주는 사례가 두 가지가 오늘(28일) 있습니다. 첫 번째는 문재인 대통령 취임 기념 우표첩입니다.

열흘 전에 우체국에서 팔았는데, 당시에 양도 어마어마하게 500만 장을 우표로 만들었는데, 바로 99%가 팔려나갔죠.

사람들이 보시는 것처럼 우체국 앞에 아침부터 줄을 서서 대기표까지 받아가면서 우표를 샀습니다. 특히 우표들로 책을 만든 우표첩이 인기였는데, 딱 3만 2천 부만 만들었습니다.

굉장히 적어서 특히 인기였는데, 그런데 바로 문제가 생긴 게 뭐냐면, 그날 바로 이걸 인터넷에 웃돈을 붙여서 되파는 사람들이 나오기 시작한 겁니다.

우체국에서는 2만 3천 원에 사서 평균 10만 원에, 그러니까 네 배에 올리고 최고로 부른 사람은 20만 원까지 올렸습니다. 거의 열 배입니다.

그러니까 대통령 우표를 갖고 싶어서 줄을 선 사람도 있었지만, 처음부터 이러려고 3만 2천 권이라서 너무 적으니까, 어떻게든 이걸 사서 팔면 돈 되겠지 했던 사람들이 있었던 겁니다.

사실 전에 박근혜 전 대통령 때도 그런 일이 있었습니다. 이 우표첩이 2만 원이었는데, 나중에 20만 원까지 팔려서 우표첩이 돈이 된다. 이런 소리가 돌았었습니다.

그래서 되팔겠다. 이런 사람들을 요새 '되팔이'라고 부르는데, 이런 사람들이 꽤 몰렸던 걸로 보입니다.

그런데 여기서 반전 아닌 반전이 벌어집니다. 10만 원, 20만 원에 팔려던 사람들이 망하게 생겼습니다. 제가 아까 수요와 공급의 법칙이라고 말씀드렸습니다.

마치 집값 오르듯이, 요새 상춧값 오르듯이 우표첩이 원하는 사람에 비해서 너무 양이 적어서 벌어진 사건인데, 반대로 양이 늘면, 공급을 더 하면, 값은 떨어지겠죠.

그래서 사람들이 우체국에 글을 쓰기 시작한 겁니다. "더 우표 찍어주세요. 우표첩 더 만들어주세요." 이렇게 글을 쓰기 시작했는데, 생각해보면 우표는 새로 찍는 게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큰돈 드는 것도 아니고 시간이 필요할 뿐이죠. 그래서 우체국이 원하는 사람들에게 다 우표첩을 만들어서 팔기로 결정을 했습니다.

한 사람당 한 권씩이라는 제한을 두긴 했지만, 사전에 신청을 받아서 그 숫자만큼 우표첩을 찍어내는 겁니다. 그 신청이 오늘까지입니다.

오늘 우체국에 가시거나, 아니면 인터넷에 들어가셔서 돈 내고 먼저 우표를 사시면 됩니다. 이미 지난주 금요일부터 팔았는데 홈페이지가 한동안 버벅거릴 정도여서 굉장히 많이 산 걸로 파악이 됩니다.

여기서 궁금해지는 게 아까 20만 원까지 올렸던 사람들은 당연히 망했죠. 2만 3천 원이면 우체국 가서 얼마든지 사는데, 비싸게 살 이유가 없잖아요. 자기 집 책장에 곱게 꽂아두게 생겼습니다.

이번 일로 이런 사재기는 시장 질서를 망가뜨리는 나쁜 일이다. 잘못하면 이렇게 된다, 이런 교훈을 또 좀 사람이 얻었으면 좋겠습니다.

두 번째 사례는 달걀입니다. 작년에 AI 터지고 나서 한판에 9천 원, 1만 원까지 올라갔던 달걀값이 이제 5천 원대로 내려왔습니다.

이건 공급이 늘어서가 아니라, 수요가 줄어서, 사람들이 안 사 먹어서 그렇습니다. 살충제 파동 이후에 팔리는 양이 40% 이상, 거의 절반까지도 줄었기 때문에 달걀은 값은 올랐을 때나 내릴 때나 다 안 좋은 일로 이렇게 되니까 씁쓸하고요.

더 큰 걱정은 먹어도 괜찮다고 정부가 이미 얘기를 했는데 사람들이 여전히 믿지 않고 안 먹은 는다는 것, 신뢰에 금이 갔다는 겁니다. 이렇게 신뢰가 무너지면 경제적으로나 사회적으로 져야 할 부담이 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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