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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범주의 친절한 경제] 변하는 가족…"2045년엔 '네 명'이 아닙니다"

친절한 경제입니다. 초등학교 1, 2학년들이 배우는 '가족'이라는 교과서가 있습니다. 책 표지엔 아빠, 엄마, 오빠, 여동생, 넷이서 앞을 보고 굉장히 밝게 웃고 있습니다. 교과서를 만든 어른들 생각엔 이게 가족이다. 이런 생각이 있는 거죠.

그런데 이 교과서를 보고 있는 초등학교 1, 2학년들이 정말 이런 가족들을 하고 살게 될까? 이게 정상이 아닌 세상이 오고 있습니다.

나중에 밑에 '현실과 다릅니다.'이런 글자를 넣어야 될지도 모른다는 이야기인데, 왜냐하면, 가족의 모양이 정말 무섭도록 빠르게 변하고 있다는 통계가 나왔기 때문입니다.

아직은 우리나라에서 부모와 자녀로 구성된, 전통적인 가족이 가장 많긴 합니다. 2015년 기준으로 전체 가구의 3분의 1, 32%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혼자 사는 1인 가구가 가파르게 추격 중이죠. 27%, 그리고 부부끼리만 사는 집도 적잖습니다.

2045년 예상치 통계청이 내놓았는데, 부부와 자녀 가족은 절반으로 줄어들고요. 1인 가구가 그 자리를 차지합니다.

그리고 둘이 사는 2인 가구도 늘어나고요. 1인 가구가 확 늘어나는 이 속을 보면 더 의미가 다릅니다.

보통 혼자 사는 1인 가구, 이러면 젊은 층들 독신 남녀, 이런 사람들이 떠오르는데, 20대 1인 가구는 30년 뒤에는 오히려 숫자가 줄어듭니다. 왜냐하면, 젊은 층 숫자 자체가 줄어드니까요.

그런데 70대 이상, 지금은 89만 명 정도가 혼자 사는데, 30년 뒤에는 316만 명, 세 배 이상이 됩니다. 70대 이상이 1인 가구, 그리고 전체 가구의 대세가 된다는 뜻입니다.

20, 30년 뒤에 가족이란 교과서를 새로 만든다고 하면 4인 가족이 아니라 혼자 있는 노인이 앞을 보고 있는 걸 표지 사진으로 싣는 게 현실일 수도 있는 겁니다.

이런 흐름이 경제적으로도 여러 의미가 있습니다. 우선 집값, 부동산에 영향이 있는 게,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집값이 앞으로 많이 떨어질 거다. 왜냐하면, 중년층 이상이 재산이 집밖에 없어서 결국, 은퇴하면 이 집을 팔아서 생활할 거란 예상이 많았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1인 가구가 늘어나는 건 계산에 넣지 않았던 경우가 많았습니다. 2015년에 우리나라 전체 가구 수가 1천900만 가구인데요, 2045년, 30년 뒤에는 2천230만 가구로 300만 가구 이상 늘어납니다.

지역별로 보면 서울만 빼고 모든 지역이 가구 수가 늘어납니다. 경기도는 무려 100만 가구 이상이 늘고요.

그러니까 30년 뒤까지 300만 가구가 늘어난다는 이야기는 그 사람들도 어디 가서 살아야 할 텐데, 그래서 그만큼 집도 더 필요하다. 집값이 떨어지는 걸 막는 요소가 된다는 의미입니다.

또 한 가지는 이렇게 1인 가구가 너무 많이 늘어나면 거기에 맞게 경제 시스템도 엄청 크게 바뀌어야 합니다.

지금 현재도 편의점이 인기라든가, 집에서 혼자 뚝딱 해먹을 수 있는 간편식이나 외로움을 달랠 반려동물이 갈수록 인기라든가, 이런 흐름이 있지만, 그 이상 집도 지금은 젊은 층에 맞춘 모양이라면, 동선을 최대한 짧게 한다든가 노인 독거층에 맞게 형태가 바뀔 수 있고요.

외로움을 풀 수 있는 각종 산업이 새로 생기고, 커지고 이런 부분까지 해서 예측하지 못한 굉장히 다양한 변화가 폭발적으로 늘어날 겁니다. 경제적으로나 혹은 인간의 삶 자체가 크게 바뀌고 있는 거여서 나름의 준비가 앞으로 차차 필요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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