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김범주의 친절한 경제] '카카오뱅크 태풍'의 이유…핵심은 '좋은 금리 조건'

<앵커>

친절한 경제, SBS 금융 팀장 손승욱 기자 나와 있습니다. 손 기자, 어서 오십시오. (안녕하세요.) 어제(31일) 제가 카카오뱅크가 80만 명까지 계좌를 열었다고 전해드렸는데, 하루 만에 또 20만 명이 늘어났네요. 굉장히 빨리 커지고 있습니다.

<기자>

네, 지난 4월 케이뱅크가 인기를 끌 때 한 시중은행 직원이 이런 얘기를 했습니다. 케이뱅크가 돌풍이라면 카카오톡을 등에 업은 카카오뱅크는 태풍이 될 것이다.

실제로 그렇게 되고 있습니다. 영업 개시 닷새 만에 100만 계좌를 돌파했습니다. 어제 오후 1시 집계니까, 지금은 더 늘었겠죠. 예금과 적금은 3천440억 원 대출은 3천230억 원을 돌파했습니다.

<앵커>

손 기자도 계좌 하나 만들었습니까? (네, 취재를 위해 가입은 했습니다.) 해보니까 이렇게까지 되는 이유랄까요, 어떤게 있을까요?

<기자>

이런 분석이 제일 많죠. 공인인증서 안 써도 되니까 편하다. 4천만 카카오톡 가입자를 등에 업었기 때문에 이런 것이다.

이런 얘기가 있는데 이번에도 핵심은 시중은행보다 좋은 금리 조건입니다. 예금, 적금, 대출, 모두 경쟁력이 있다는 평가가 많습니다. 체크카드도 괜찮고요.

각 분야마다 경쟁력이 있다 보니까, 소비자들이 그 부분을 놓치지 않아서 이렇게 흥행에 성공하고 있다. 이런 평가가 많습니다.

체크카드부터 볼까요. 참 이쁘죠. 일단 한 장 발급받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디자인입니다. 평일에는 사용액의 0.2%, 주말에는 0.2% 더 붙여서 0.4%를 현금으로 돌려줍니다. 체크카드치고는 좋은 조건입니다.

예금, 적금 보겠습니다. 1년 만기 연 2.0% 정도인데, 얼핏 시중 은행들과 비슷해 보이죠. 그런데 다릅니다.

시중 은행들은 조건이 많습니다. "월급 이체 시켜라. 카드 발급받아라. 여기저기 가입해라." 이런 거 다해야 겨우 광고한 최고금리 준다고 생색내는데, 여기는 그런 게 없습니다.

대출을 살펴보면, 대출받으면 "카드 하나 만드세요. 뭐 가입하세요." 이러면 거절하기 쉽지 않죠. 여기는 그냥 깔끔하게 빌려줍니다.

카카오뱅크가 대단할 걸 했다는 게 아닙니다. 지금까지 시중 은행들이 마케팅이라는 이름으로 소비자를 우롱해왔던 관행, 혹은 사실상의 담합을 정상으로 돌려놨고, 소비자들이 그걸 높게 평가했다고 보는 게 맞는 것 같습니다.

<앵커>

시중 은행들이 그동안 장사 쉽게 했었죠. 그래서 이게 영향을 받아서 시중 은행들도 많이 바뀌어야 소비자들에게 이득이 있을 것 같은데요.

<기자>

일단 시중은행과 인터넷전문은행 두 개로 나눠놓고 큰 그림을 한 번 살펴보겠습니다. 인터넷 전문 은행 케이뱅크, 카카오뱅크 모두 은행 점포가 한 곳도 없죠.

모바일로 다 되니까 은행 창구 필요 없다고 결론 내린 겁니다. 임대료, 인건비 아낄 수 있고요. 그런데 소비자들이 몰리고 있습니다.

이걸 지켜보고 있는 대표적인 시중 은행들 신한은행, 국민은행, 하나은행, 우리은행 모두 이쪽 길로 더 빠르게 움직일 거라는 겁니다.

물론 변화는 이미 시작됐습니다. 인터넷전문은행을 겨냥해 시중 은행들은 이미 '디지털 우선 정책'을 폈고, 인터넷, 모바일 뱅킹 이용객도 이미 1년 만에 각각 560만 명, 930만 명 늘었습니다.

시중 은행들은 최근 모바일, 인터넷 뱅킹 비중이 커졌다며 점포를 매년 100개씩 줄였습니다. 특히 올해 1분기에만 81곳을 폐쇄할 정도로 빠르게 바뀌고 있습니다.

문제는 모바일이라는 이런 크고 빠른 흐름을 뻔히 예상했으면서도 시중 은행들이 종전처럼 은행 창구를 이용할 수밖에 없는 고령층 같은 모바일 소외계층에 대한 제대로 된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는 겁니다.

카카오뱅크의 성공으로 시중 은행들이 모바일 쪽으로 더 빨리 움직이겠죠. 그렇기 때문에 더 늦기 전에 소외계층에 대한 종합적인 대책 수립을 금융 당국이 마련해야 될 것으로 보입니다.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